‘더 기프트’로 음악단체 발굴 및 성장 지원
비주류 국악의 대중화…지속 후원으로 실현
미술작가 장기 원조, 안정적 창작 환경 제공

사진=메트라이프생명 그래픽=김영재
사진=메트라이프생명 그래픽=김영재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이 마이케나스에 빗대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인 상생과 후원을 매주 직접 취재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국악이라고 해서 지루할 거로 생각했는데, 다른 여러 악기와 어울리는 우리 소리를 들으니 정말 즐거웠어요! 미래에도 이런 공연을 더 많이 즐기고 싶어요.” 지난해 대전에서 열린 메트라이프생명 사회공헌재단이하 메트라이프생명재단 음악극 ‘심청날다’를 본 한 관객의 관람평이다.

메트라이프생명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사회 공헌을 위해 설립한 메트라이프생명재단이 올해로 설립 19주년을 맞았다. 메트라이프생명재단은 ‘건강한 금융 생활과 더 나은 삶을 함께 만들어 갑니다’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미국 본사 메트라이프의 글로벌 사회 공헌 전략을 현지화해 펼치고 있다. 특히 재단은 2019년부터 문화·예술 사회 공헌 ‘더 기프트The Gift’를 운영 중이다. 이 메세나는 음악과 미술 분야에서 역량 있는 아티스트를 발굴하는 것뿐만 아닌, 이들의 그릇을 키우기 위한 실질적 지원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문화·예술에 소외되는 이가 없도록 ‘더 기프트’ 단체와 찾아가는 공연도 개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역 사회에 콘텐트를 확산, 문화·예술 다양성에 기여하고 문화 소외 계층에게 전에 없던 휴식을 ‘선물’하는 것이 목표다.

재단은 한국메세나협회와 사업 후보군을 선발, 이 중 심층 대면 인터뷰를 거쳐 후원단체를 지목한다. 장기 지원인 만큼 단체의 진정성과 의지, 성장 가능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먼저 2019년부터 2021년까지 두 단체를 후원했다. 코리아아트빌리티 체임버와 퓨전 국악밴드 억스다.

코리아아트빌리티 체임버는 2010년 국내 최초로 설립된 장애·비장애 통합 오케스트라다. 장애 연주자와 비장애 연주자가 함께 무대를 만드는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장애 예술의 영역 확장 및 장애인 인식 개선에 공헌하고 있다. 뮤지컬 배우, 성악가 등 여러 아티스트와의 협업으로 수준 높은 공연을 제공한다. 억스는 한국 전통음악을 현 시대에 맞는 창작공연으로 재구성하고, 이를 기획·운영하는 청년 예술단체다. 팬데믹 중이던 2020년 7월에는 두 팀의 컬래버레이션인 무관중 온라인 콘서트 ‘메트라이프 기프트콘’을 개최해 총 1만 1천여 명이 참여했다.

2022년부터 올해까지는 국악 크로스오버 밴드 날다를 ‘더 기프트’ 2기 아티스트로 후원했다. 남녀노소 모두 즐길 수 있는 ‘국악의 대중화’ 및 세계화를 꾀하는 단체다. 판소리 ‘심청가’ 주요 대목을 현대적으로 각색, 지금껏 ‘심청날다’를 서울·대구·대전·포항·춘천 등 전국 각지에서 공연 중이다. JTBC ‘풍류대장’에 출연해 톱 10까지 올랐던 소리꾼 오단해는 “지난 3년 동안 ‘더 기프트’를 통해 퓨전 국악 장르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과 음악적 확신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아티스트로서 새로운 시도를 거듭할 수 있던 참 소중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라고 정리했다.

2022년 ‘더 기프트’ 2기 아티스트로 선정된 밴드 날다는 현대판 심청가 ‘심청날다’로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유쾌한 국악을 선보이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재단과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은 1기 코리아아트빌리티 체임버와 억스도 티켓 소구력을 갖춘 예술단체가 돼 승승장구 중이다. 사진은 ‘심청날다’ 공연에 임한 날다의 모습. 사진=메트라이프생명재단
2022년 ‘더 기프트’ 2기 아티스트로 선정된 밴드 날다는 현대판 심청가 ‘심청날다’로 그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유쾌한 국악을 선보이고 있다. 메트라이프생명재단과 다양한 무대 경험을 쌓은 1기 코리아아트빌리티 체임버와 억스도 티켓 소구력을 갖춘 예술단체가 돼 승승장구 중이다. 사진은 ‘심청날다’ 공연에 임한 날다의 모습. 사진=메트라이프생명재단

한국메세나협회가 조사한 ‘2023년도 기업의 문화·예술 분야별 지원 현황’에 따르면 국악 및 전통예술 장르 지원은 총계 중 그 비율이 채 2%도 되지 않는다. 재단은 비주류 장르를 소개하는 것도 ‘더 기프트’의 역할이라 생각해 상대적 관심도가 낮은 퓨전 국악을 꾸준히 지원하며 장르 다양성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 있다. 재단 관계자는 “지역마다 공연 호응도가 높다”며 “예매가 시작되면 전 좌석이 빠르게 매진된다. ‘노쇼No-Show’율도 10% 수준”이라고 가르쳤다. 지금까지 ‘더 기프트’ 누적 공연 관람객수는 온라인 공연까지 포함해 총 2만 5789명에 이른다.

메트라이프생명재단은 실력 있는 미술작가가 작품 활동을 영위하는 데도 힘을 보탠다. 2021년 재단은 한국메세나협회의 ‘1기업 1미술작가 지원’ 사업에 참가, 추상화가인 전희경 작가에게 연 500만원씩 3년간 총 1500만원의 지원금을 후원하기로 했다. 이로써 작가는 기업과의 교류를 기반으로,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영위할 기반을 마련한다. 재단 관계자는 “작가님께서 ‘힘들 때도 있지만 그럴 때마다 메트라이프생명재단이라는 서포터가 있다는 사실이 심적으로 많은 의지가 된다’는 말씀을 해 주셨던 게 기억이 난다”며 “지원을 시작할 때는 창작 지원금, 작품 홍보 등 유·무형의 지원만을 생각했지만, 우리의 활동이 예술인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주는 데 긍정적 기능을 한다는 점이 인상 깊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더 기프트’ 3기 예술단체는 올 하반기 중 공개되며, 재단의 또 다른 후원 미술작가는 9월 중 ‘공식’ 발표된다.

2020년과 2023년 메트라이프생명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문화·예술 후원 인증 제도를 통해 우수기관으로 인증 및 재인증받았다. 재단 관계자는 “메트라이프생명재단의 메세나 활동은 ‘D.E.I.’ 실천과 맥락을 잇고 있다. 문화·예술의 다양성을 추구하고, 누구나 문화·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전국을 순회하며 공연을 펼치는 것 모두 ‘D.E.I.’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D.E.I.’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의 약자로 성별, 인종, 종교, 지역 등의 차별 없이 누구에게나 형평성 있고 포용적인 문화를 추구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앞으로도 메트라이프생명재단은 문화 소외 지역에 변함없이 주목하며 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재단은 문화·예술 단체 및 개인과 정기적으로 소통하며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파악, 프로그램에 반영함으로써 대중에게 질 좋은 콘텐트를 공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관계자는 “아울러 지역 간 문화·예술 격차를 줄이고, 모두가 일상에서 이것을 만끽할 수 있게 아직 미처 찾아가지 못한 지역을 중심으로 콘텐트를 널리 퍼뜨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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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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