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타임 놓치기 전 물음표에 답해야

국내 게임 업계가 또 하나의 이슈로 들썩이고 있다. 올해 4월 설립된 신생 게임사 디나미스 원(Dynamis One)과 이들이 개발하고 있는 첫 타이틀 ‘프로젝트 KV’를 둘러싼 표절 논란이다.

상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다. 디나미스 원에는 과거 넥슨게임즈에서 인기 게임 ‘블루 아카이브’를 개발하던 핵심 인력들이 대거 포진돼있다. 이들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목표와 함께 넥슨게임즈를 떠난 후, 디나미스 원이라는 새 둥지를 트고 신규 프로젝트 개발에 착수했다.

문제는 ‘프로젝트 KV’의 외관이 전 직장에서 개발하던 ‘블루 아카이브’와 닮아도 너무 닮았다는 것. 블루 아카이브의 세계관뿐만 아니라 고유의 세부 콘셉트들까지 죄다 빼다 박았다는 평가다. 이에 블루 아카이브 유저들을 중심으로 디나미스 원을 향한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각종 루머 및 논란들이 확대·재생산되며 불씨는 일본으로까지 옮겨붙었으나, 디나미스 원은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일본 만화 행사 ‘코미케’ 참여와 관련해 논란이 일자 발 빠르게 수습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디나미스 원이 표절 논란과 관련해선 의도적으로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느끼는 이유다.

이러한 대처는 아쉬움만 남긴다. 오늘날 글로벌 게임사들이 전 생애주기에 걸쳐 가장 중요시하고 있는 부분은 바로 유저들과의 소통이다. 디스코드 등 다양한 채널을 통해 유저들과 격의 없이 의견을 나누고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시작부터 ‘답하고 싶은 질문에만 답하겠다’는 개발사로부터 유저들은 과연 어떠한 긍정적 미래를 기대할 수 있을까. 

이토록 많은 유저들이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데 만일 ‘좋은 게임으로 증명할 것’ 따위로 답변을 갈음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의문을 표하는 유저들을 무시하는 처사이자 ‘게임만 잘 만들면 되지’라는 공급자 중심의 시대착오적 생각이다.

억울한 점이 있다면 해명하고, 잘못 판단한 것이 있다면 바로잡으면 된다. 디나미스 원의 도전에 응원을 보냈던 많은 게이머들은 일단 어떠한 말이라도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골든타임을 놓치기 전에 수많은 미래 소비자들과 소통하고 꼬인 실타래를 풀어야만 한다. 침묵은 결코 능사가 아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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