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증명 도달이 늦었기 때문에 보증 이행청구는 임대차 계약이 끝난 날로부터 3달 뒤에 가능합니다. 그때 HUG 관할 센터를 찾아가셔서 신청하시면 됩니다”오랜 기다림 끝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방문해 보증 이행청구를 신청하는 그날이 왔다.주민센터와 은행을 들러 서류를 떼니 오전 시간이 후딱 지나가 있었다. 점심을 먹을 틈도 없이 관할 센터가 있는 여의도로 출발했다. 관할 센터가 여의도에 있다는 것은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앞으로 벌어질 ‘황당한 일’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전에도 황당한 일은 있었다. 지난해 1
전세보증금을 받지 못할까봐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했다고 해도, 안심하긴 이르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으려면 아주 험난한(?) 과정을 밟아야 하기 때문이다.◆‘임대차 해지 통보’하려고 우체국, 주민센터, 법원 수시로 들락달락집주인이 임대차계약 해지를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으면 HUG 보증금 반환과정은 쉽게 마무리된다. 하지만 보통 집주인들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집주인들은 서류상 주소지에 살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내 경우도 그랬다.지난해 4월경 내용증명을 보냈을 때, 아니나 다를까 반송됐다.
‘촉’이라는 걸 무시하면 안 된다고 하지만, ‘촉’이 와도 이성이 가로막는 일이 생기는 날이 있다. 나에겐 전세 계약하는 날이 그랬다.계약일을 정할 때 중개사 K씨는 전화로 “제 사무실은 멀어서 그 근처에 아시는 분 사무실 있거든요. 거기서 계약해요. 거기서 해도 별 차이가 없어요”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가 하는 말이니까, 내 느낌은 조금 이상해도 나름의 전문가라고 하는 이들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중개사 사무실에서 계약을 진행했기 때문에 중개사 K씨는 계약서상 아무런 책임이 없게 됐다.이후, 이사한 지 넉달도 안 된 6
“왜 집주인은 연락을 받지 않을까?”지난달 21일부로 전세계약 기간이 끝났다. 집은 임대인 체납으로 압류된 상태고, 보증금은 단돈 1원도 받지 못했다. 나는 ‘내가 전세사기 피해자’가 될지 몰랐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니, 청춘이 이런거라면 청춘이 아니고 싶다.93년생인 임대인은 여자친구로 추정되는 여자와 다정하게 찍은 사진과 BMW 차와 캠핑을 즐기고 있는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로 올려둔 사람이다. 그런데 보증금을 줄 돈도, 누수로 인한 집 수리비를 줄 돈도 없다고 한다. 연락은 1년이 넘도록 받지도 않는다.“보증금 떼먹고는 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