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이후 한국 정치를 특징짓는 강력한 요인은 제1 야당의 당수인 이재명 대표의 압도적 규정력이다. 대통령 선거에서 불과 23만 표 차이라는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야당 후보답게 대선 패배 이후에도 국회의원 보궐 선거 당선, 당 대표 선출, 총선 압도적 승리, 대표 연임 등 한국정당사에 전례가 없는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가장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정치인답게 대선 주자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11개 혐의에 7개의 재판이 진행 중인 현재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통 진보 정당의 맥을 잇고 있는 민주당을 완전히 장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총선에서 참패한 이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영수회담을 가졌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후 윤 대통령의 기자회견 역시 변화의 메시지는 없었다. 이후 검찰의 김건희 여사에 대한 제3 장소에서의 조사,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내정,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임명, 외교안보 라인의 돌려막기 인사 등 일련의 행태는 정권의 국정운용방식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총선에서 여권의 패배는 대통령에 종속적인 여당의 변화를 통하여 국정운영기조가 바뀌어야 한다는 강력한 메시지였다. 이미
지난달 20일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불러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과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를 했지만 소환의 형식이나 방식에서 검찰은 신뢰를 잃었다. 이 총장은 지난 5월 김 여사 소환 여부에 대해 “법 앞에 예외도, 특혜도, 성역도 없다는 것을 늘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소환 조사는 예외와 특혜와 성역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지난 문재인 정권 때 도이치 사건 수사에 대해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박탈했고, 아직 지휘권이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에 검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여야 정당들의 지지도는 정체 상태다. 그만큼 어느 정당도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민주당의 이른바 일극 체제의 많은 문제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은 더 많은 구조적 모순을 노출하고 있다.여당은 이번 총선까지 세 번 연이어 총선에서 패했다. 이러한 정당의 총선 이후의 행보는 향후 보수의 진로에 암울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당권 경쟁에 배신자 프레임이 등장하고, 친윤 대 반윤의 케케묵은 프레임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급기야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후보에 보냈다는 메시지가
해병대원 특검이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가로지르는 핵심(cross-cutting) 이슈가 되고 있다. 한동훈 후보는 더불어민주당이 밀어붙이고 있는 해병대원 특검의 특검 추천의 주체 등을 바꾸고 국민의힘이 ‘독소조항’으로 여기는 일부 내용을 수정해서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통과시킨 특검법의 특검 주체와는 달리 대법원장에게 특검 추천권을 주자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기존의 여권 입장과는 명백하게 차별화된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이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견지하면서 친윤 대 비윤의 대결구도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여권은 해병대
제22대 국회가 개원했지만, 벽두부터 여야의 대치가 가파르다. 총선거 이후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이 있었지만, 성과는 없었다. 윤 대통령의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도 집권측의 국정 로드맵을 확인할 수 없었다. 입법부를 장악하고 있는 민주당과 야권은 5개의 특검법을 발의했다. 여당 역시 김정숙 여사 특검을 거론하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의 적대는, 22대 국회에서는 단순한 대결 정치를 뛰어넘는 생존게임으로 치닫는 형국이다.‘여야 영수’의 사법리스크가 정치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6월 7일의 이화영 전 경기
22대 국회에서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 5·18 민주화 운동 44주년 기념식 관련 논평에서 여야 모두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을 언급했고, 조국혁신당 대표는 헌법 전문 수록뿐만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개헌 내용을 언급하기도 했다.현재의 헌법은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으로 민주주의의 절차적 정당성이 확립되기 시작한 이래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헌법은 국가의 골격으로서 그동안 40년이 다 되도록 헌법 개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시대 변화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반영한다고 할 수
22대 국회 임기 중에 21대 대통령 선거가 있다. 야권의 가장 강력한 대선주자는 단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다. 그런데 그에게는 여러 혐의의 사법 리스크가 있다. 물론 대선 때까지 어떤 사건도 대법원 판결이 나지 않을 개연성이 높지만, 이 대표는 가능한 대선이 빨리 있는 게 유리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 탄핵 등의 화두가 야권에서 나온 이유일 것이다. 해병대원 순직 외압 의혹 사건과 관련한 특검(채 상병 특검)과 김건희 여사 관련 특검이 정국의 핵심 이슈로 주목받는 이유이기도 하다.두 사건은 민생과는 아무 관련도 없을
입법·사법·행정의 3부가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해서 국정을 운영해 나간다는 대통령제의 원리가 한국 정치에서는 제대로 관철되지 않는다. 행정부와 여당이 집권세력을 형성하면서 여당은 의회의 일부로서 기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당정 협의란 용어가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대통령제의 권력구조는 기본적으로 모순적 형태를 갖는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입법은 국회에서만 가능하다. 정부 입법도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 여당은 정부가 제출한 법안을 거의 수정 없이 통과시킨다. 이는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 기능과는 거리가
윤석열 정권 출범 3년 차에 치러진 이번 선거를 관통했던 프레임은 정권심판론이다. 국민의힘이 운동권 청산론과 이재명·조국 심판론을 내세웠지만 정권심판론을 넘지 못했다. 역대 총선거 역시 정권심판론이 기본적으로 작동하는 선거였다. 국회의원 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달리 회고적 성격의 투표 경향을 띨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민주화 이후 치러진 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경우는 2000년 16대 총선과 2016년 20대 총선의 두 번에 그쳤다. 그것도 2016년에는 집권당인 새누리당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보다 불과 한 석 차이로 졌다.그
22대 총선이 9일 앞이다. 현재의 판세는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 우위를 바탕으로 우세하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선거 결과가 어찌 됐든 이러한 선거를 과연 4년마다 치러야 하는가 하는 회의가 들 수밖에 없는 선거다.대의민주주의는 정당정치를 기본으로 할 수밖에 없고 이는 선거라는 기제를 거치지 않고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래서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원론적이지만 일련의 과정을 통하여 사회의 지향점을 발견해 내고 지난 정치에 대한 심판과 평가를 통하여 사회적 모순과 갈등을 해소해 나가는 합의점을 마련해 나가야 하는 게 선거다.
22대 총선이 불과 20여 일로 다가왔지만 거대정당은 물론 위성정당, 준위성정당, 군소정당 할 것 없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려고 혈안이 돼 있는 모습은 가히 목불인견이다.자신을 국회부의장과 다선 중진으로 만들어 준 정당을 탈당하고 바로 대척에 있는 정당으로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귀순’하는 의원, 위성정당도 모자라 준위성정당을 만들어 놓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아니면 엄두도 못 낼 배지를 달기 위하여 비례로 추천받았다가 하루 아침에 취소되는 촌극들, 전략공천이란 명분으로 아무 연고도 없는 후보를 지역구에 내리꽂는 몰염치 등 ‘공직자
22대 총선 대진표가 거의 확정되어 가면서 공천정국도 막바지에 이르고 있다. 40일도 채 남지 않았지만 선거 판세는 여러 번 고비를 맞을 것이다. 선거 승패를 좌우하는 여러 변수 중에서 가장 파괴력이 큰 요소가 이른바 ‘바람’이다.4년전 21대 총선 때 더불어민주당 바람은 가히 위력적이었다. 수도권 121석 중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불과 16석 확보에 그쳤다. 서울 48석의 선거구 중에서 미래통합당은 10석에도 미치지 못했다. 강남 3구와 용산이 전부였다.(강남 3구중 송파 병은 민주당 승리)그러나 대선 이후인 2022년 지
“4월 총선은 제2의 건국전쟁이다.”국민의힘에서 나온 발언이다. 선거를 ‘전쟁’으로 보는 인식도 인식이려니와, 이 발언의 연원이 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영화 ‘건국전쟁’에 기인한 것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그리 간단치 않다. 국민의힘 인사들이 이승만 초대 대통령에 대한 기록인 이 영화를 관람 인증샷을 올리는 등 여당 지도부가 ‘건국전쟁’을 4월 총선에서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전략으로 활용하려는 기류가 역력하다.역사나 정치에 관한 영화는 관점과 입장에 따라 많은 논란을 야기한다는 특성을 갖는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이념적 성향의 차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