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손실 규모 사상 최대 예상…상반기 영업손실 409억원 기록
상반기 차입금·사채 1700억원↑…재정난 지속에 상장폐지 위기

사진=삼부토건
사진=삼부토건

중견건설사 삼부토건이 경영난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봉착했다. 3년째 이어지고 있는 영업손실과 유동성 악화 등 재정문제로 임금 체불까지 발생하며 존폐 기로에 놓여있다. 이같은 악재에 최대주주인 디와이디의 지원까지 받았지만, 위기 탈출은 여전히 요원한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부토건은 최근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급여 지급 지연을 공지했다. 지난 23일 “회사 사정으로 8월 급여가 지급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며 “자금이 확보되는 대로 빠른 시일 내 지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앞서 삼부토건은 지난 3월과 6월, 7월에도 임직원 월급을 제날 지급하지 못했다. 6월분 급여는 7월 중순에야 지급을 마쳤다. 이달까지 총 네 차례의 임금 체불 사태다.

한때 삼부토건은 1960~70년대 시공능력평가 순위 10위권 내 오르기도 했던 잔뼈가 굵은 건설사다. 하지만 현재 시평 순위는 71위까지 떨어졌고, 지속되고 있는 영업손실 등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삼부토건은 지난 3개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22년 -808억원 ▲2023년 –782억원 ▲2024년 상반기 –40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상반기 적자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손실 규모는 사상 최대에 달할 전망이다.

재무체력도 급격히 악화됐다. 삼부토건의 차입금·사채는 ▲2022년 1229억원 ▲2023년 1975억원 ▲2024년 상반기 1752억원으로 집계됐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22년 551억원 ▲2023년 420억원 ▲2024년 상반기 52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현금 규모는 늘었지만 1700억원을 웃도는 차입금 규모와 비교하면 턱 없이 부족한 현금력이다. 차입금이 현재 가진 현금성 자산의 3배가 넘는다.

부채비율은 2022년 161%에서 2023년 403%로 242%p 포인트 상승했다. 올 1분기에는 420%를 넘겼다. 통상 업계에서는 부채비율이 400%를 넘으면 업종과 관계없이 잠재적 부실 징후로 본다.

이달에는 주식거래도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지난 16일 삼부토건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고 하루 동안 거래를 정지했다. 관리종목은 ▲상장회사가 갖춰야 할 최소한의 유동성 부족 ▲재무제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경우 ▲영업실적 지속 악화로 부실이 심화돼 상장폐지 기준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때 지정된다.

최대주주인 디와이디가 삼부토건에 지원을 잇고 있지만 이마저도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인 격이 됐다. 삼부토건은 올해 4월 실시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의 납입이 완료된 데 이어 5월 3일 신주 상장을 끝냈다.

유상증자는 대상자는 최대주주인 디와이디다. 발행주식수는 777만8498주, 약 120억원 규모로, 삼부토건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의 일부를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디와이디의 재무부담만 높아졌다. 삼부토건 주식 취득을 위한 고금리 사채 100억원과 단기차입금 100억원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갚았지만, 높은 이자비용이 재무건전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삼부토건 주주들의 피해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년 연속 적자에 외부감사인의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삼부토건은 16일 매매정지 이후 19일 다시 거래가 재개됐지만, 주가는 연일 하향세다.

삼부토건은 소액주주 지분율이 전체의 92%수준인데, 이를 지분 가치로 환산하면 1400억원 가량이다. 상장폐지 수순을 밟을 경우 1400억원에 이르는 주식이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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