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에 힘입어 문화 기업으로 나선 재능교육
30여년 동안 재능시낭송·재능동화구연 대회 열어
안도 다다오와 머리 맞대고 지은 ‘10년’의 JCC

사진=재능그룹 그래픽=김영재
사진=재능그룹 그래픽=김영재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이 마이케나스처럼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인 상생과 후원을 ‘FT브릿지’를 통해 매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재능교육과 함께 전 국민 정서 함양에 기여 중인 재능문화재단은 지난 1992년 설립된 비영리 공익 법인이다.

재능시낭송 대회, 전국재능동화구연 대회 등 문화적 감수성을 지닌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문화·예술 사업을 펼치고 있다. JCC재능문화센터를 개관하면서는 공연 및 전시를 진행하며 수준 높은 문화 콘텐트를 제공 중이다.

◆시 낭송의 감동…미래 이끄는 교육과 문화의 결합

재능문화재단과 한국시인협회가 공동 주최하고 재능교육이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후원하는 재능시낭송 대회는 국내 최고 권위의 시 낭송 경연이다.

1991년 전국 어린이와 어머니 시 낭송 대회가 개최된 이래 해마다 참가 규모가 커지고 권위가 높아지면서 범국민 행사로 자리 잡았다.

이 대회는 경쟁의 장을 넘어 남녀노소가 시 낭송의 감동을 체험하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다. 지난 33년간 초등부 1780명·중고등부 4421명·성인부 1만3424명이 참가했고, 성인부에서 시 낭송가 565명을 배출했다.

지난해 12월 열린 제33회 재능시낭송 대회에서는 한용운 시인의 ‘오셔요’를 낭송한 대상 권예성 씨에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과 상금 3백만원이 주어졌다.

이런 시 낭송 보급의 공로를 인정받아 2008년 박성훈 재능그룹 회장 겸 재능문화재단 이사장은 한국시인협회로부터 명예 시인에 추대받았고, 2017년 국내 시 낭송 운동 50년을 맞아 공로패까지 받았다.

제26회 재능시낭송 대회 성인부 본선이 지난 2016년 12월 서울 강남구 재능스스로빌딩 5층 극장에서 개최됐다. 전국 16개 지역 예선 대회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받은 27명의 본선 진출자가 모여 아름다운 시 낭송의 경연을 펼쳤다. 대상의 영예는 신석정 시인의 ‘영구차의 역사’를 낭송한 서윤경 씨가 차지해 상장, 트로피, 상금 200만원 등을 수여받았다. 사진=재능문화재단
제26회 재능시낭송 대회 성인부 본선이 지난 2016년 12월 서울 강남구 재능스스로빌딩 5층 극장에서 개최됐다. 전국 16개 지역 예선 대회에서 각각 최우수상을 받은 27명의 본선 진출자가 모여 아름다운 시 낭송의 경연을 펼쳤다. 대상의 영예는 신석정 시인의 ‘영구차의 역사’를 낭송한 서윤경 씨가 차지해 상장, 트로피, 상금 200만원 등을 수여받았다. 사진=재능문화재단

미래의 동량棟梁이 될 어린이의 정서를 함양하고 꿈과 희망을 북돋기 위해 재단은 1993년 제1회 전국선생님동화구연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재능동화구연 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오랫동안 시 낭송과 동화 구연에 집중한 배경에 관해 재능교육 관계자는 “아이들에게 최적의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는 취지에서 전부터 ‘교육과 문화는 한 몸’이라고 생각해 왔다”며 “자라나는 아이들을 위한 활동인 만큼 지원을 멈추지 않을 계획”이라고 약속했다. 덧붙여 “박성훈 회장님께서 워낙 시를 좋아하신다. 현재까지도 시를 애송하실 정도로 시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계신다”고 전했다.

◆혜화동 문화 중심지…꿈과 개성이 담긴 JCC

혜화동 로터리에서 혜화파출소와 연우소극장을 거치면 JCC의 두 건물이 나타난다. 시선을 돌리면 맞은편에 재능교육 본사도 함께 있다.

완공에만 3년, 준비 과정까지 10년이 걸린 JCC는 재능교육과 당대 최고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가 ‘꿈과 개성, 철학이 있는 100년 건물’을 지향해 만든 복합 문화 공간이다. 

혜화문 길이라 불리는 이 길은 조선 때 과거에 급제한 선비들의 축하 행사가 열리는 길이었다. 안도 다다오는 전통과 현대, 과거와 미래가 만나는 이 입지의 특성을 ‘길’이라 여겼고, 근방 대학로까지 감안해 설계작이 문화의 길 위에 놓이길 바랐다.

건물은 음악 공연과 미술 작품이 한자리에 위치한 아트센터와 강연과 연구개발R&D을 위한 크리에이티브센터로 구성됐다.

공사에 280억원이 들었으며, 2015년 개관 후 다양한 공연 및 전시 프로그램을 열며 혜화동 랜드마크로 거듭났다.

재능교육의 창업주 박성훈 회장이 안도 다다오에게 전달한 메시지는 단 세 가지였다. 첫째, 예술적인 열정을 끌어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둘째, 창의적인 생각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셋째, 교육적인 사고를 길러 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에 대해 안도 다다오는 ‘길에서 사람이 만나고 사랑하고 싸우고 부딪히며 대화한다’는 테마를 가지고 혜화문을 향해 오르는 작은 언덕길 위에 자신의 건축물을 설계했다. 사진=재능그룹
재능교육의 창업주 박성훈 회장이 안도 다다오에게 전달한 메시지는 단 세 가지였다. 첫째, 예술적인 열정을 끌어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둘째, 창의적인 생각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셋째, 교육적인 사고를 길러 낼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에 대해 안도 다다오는 ‘길에서 사람이 만나고 사랑하고 싸우고 부딪히며 대화한다’는 테마를 가지고 혜화문을 향해 오르는 작은 언덕길 위에 자신의 건축물을 설계했다. 사진=재능그룹

그간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피아니스트 임동혁 등이 아트센터 내 JCC콘서트홀서 연주회를 가졌다.

특히 지하 콘서트홀은 총 177석으로 규모가 작지만 도쿄 산토리홀과 로스앤젤레스LA 디즈니콘서트홀 등의 음향을 담당한 나가타어쿠스틱스에서 음향 설계와 시공을 담당, 클래식 연주에 최적화된 음향을 완성했다.

높이가 전부 다른 나무로 소리의 반사를 조절했고, 이에 정경화는 “소리가 굉장히 투명하게 들리는 무대”라는 극찬을 남겼다. 의자도 남다르다. 시간이 흘러도 삐거덕대는 소리 없이 튼튼한 일본 고도부키 의자를 사용해 소음을 줄였다.

‘혜화동에서 즐기는 문화 휴식’을 모토로 2015년부터 지속된 예술 공연인 ‘재능 혜화 마티네’도 꾸준히 있다.

매월 셋째 주 목요일 오전 11시마다 공연이 열리며, 클래식 외에도 재즈, 국악 등의 공연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넓은 스펙트럼의 미적 경험을 선사하는 JCC미술관에서는 그간 ▲안도 다다오의 건축물을 재해석한 ‘길 위의 공간’ ▲혜화동 로터리를 중심으로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의 삶을 돌아보는 ‘혜화동풍경’ ▲JCC 기념전인 ‘노출된 콘크리트’ 등의 전시가 진행돼 지역 주민과 관람객의 호응을 얻었다.

2018년과 2019년 여름에는 도서 전시회인 ‘폴짝폴짝 그림책 여행’ ‘두근두근 이야기 탐험’이 열려 각 8000명 이상이 전시를 관람했다.

2017년에는 재능문화재단이 주최하고 JCC미술관이 주관한 제1회 JCC 예술상 및 프론티어 미술대상을 개최해 예술인의 창작 열정이 꽃필 수 있도록 기회와 혜택을 제공했다.

관계자는 “재능문화재단은 지난 30여년간의 경험과 성과를 바탕으로 예술적 감수성과 창의를 충전할 수 있게 사업을 기획 및 운영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예술가의 성장과 발전을 지원하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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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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