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 달이라는 전시 기간이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지만, 생각해 보면 모든 예술 작품은 천천히 소멸하고 있습니다. 밖에 있는 석조물을 보세요. 그 환경으로 인해 끊임없이 마모되고 있잖아요. 아마 수천 년 후에는 사라질 거고, 궁극적으로 우리가 서 있는 이 땅도 사라질 거고요. 이런 작품을 통해 시간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되돌아볼 수 있을 겁니다.” 하이라이트는 로비와 전시장 벽 위에 그린 파스텔 벽화 5점이다. ‘폭포’ ‘동굴’ ‘나무 기둥’ ‘산’ ‘구름’으로 명명된 이 벽화들은 파스텔의 섬세하고, 동시에 강렬한 색채로 공간을 새롭
“기존에 노동이 주제인 작품을 보면 해고 노동자가 사측과 한판 싸움을 벌이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렇게 되면 인사팀 직원이 단순히 나쁜 사람으로 상정되기 쉽고, 문제 역시 너무 평면적일 수밖에 없다고 본 거죠.”각본 및 연출을 맡은 명필름랩 6기 박홍준 감독은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해야 할 일’ 언론시사회에서 영화의 안타고니스트를 특정 등장인물로 설정하지 않은 이유에 관해 “정리 해고는 이 사회의 구조적 문제”라며 이렇게 말했다.악역이기만 하던 인사팀을 오히려 주인공으로 설정, 작금의 노동 현실을
《리뷰》류승완 / 한국 / 118분 3초 / 9일 언론배급시사회 / CGV 용산아이파크몰‘베테랑2’는 전작인 ‘밀수’에 이어 감독 류승완이라는 사람이 본래 얼마나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있는가를 가늠 가능한 영화다. 차갑고 어두워 보이지만, 그 속은 깊은 인간미를 품고 있는 영화라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밀수’에서 배우 김혜수가 연기한 조춘자를 떠올리게 한다. 겉으로 보이는 것과 실체인 내면 사이에 그 차이가 확연히 존재한다. 물론 갓 잡아 올린 활어 같던 전편의 생동감은, 9년의 세월 속 이제 자취를 감추고 없다. 재벌에 대한
천지 사방 모니터가 즐비하다. 이 모두가 출연진을 ‘촬영’ 내지 ‘감시’하기 위한 모니터다. 현장을 총괄 및 지휘하는 이 방의 이름은 ‘콘솔룸’. 세트장 공개일 기준, 지난 일주일 동안 이곳서 얼마나 많은 지시와 활발한 논의가 오갔을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 이곳은 넷플릭스 거대 자본이 투입된 ‘데블스 플랜2’ 촬영장이다.“솔직히 얘기해 사람을 안 놓치는 것에 바빠 그런 생각할 틈은 없어요. 그런데 ‘아, 내가 지금 엄청 재밌고 특이한 위치에 있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은 있죠. 바로 귓속말하는 걸 들을 때예요. 그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이 마이케나스에 빗대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인 상생과 후원을 매주 직접 취재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재단 이력을 보면 게임 업계 최초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죠. 2023년 받은 한국 메세나대상 문화공헌상과 문화·예술 후원 우수기관 인증도 업계 최초였고요. 설립 당시만
베니스 비엔날레 국가관에 작품을 전시하며 주목받고 있는 오지윤 작가가 올해 제23회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이하 키아프에 대형 작품을 다수 출품한다.이번 키아프에서 오 작가는 ‘존엄’을 포함한 대작 3점과, 소품 등을 공개했다.특히 ‘2058#20 존엄’2020은 인간의 고유 가치를 상징하는 작품으로, 외부 환경이나 사회적 요소에 쉽게 흔들리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표현하고 있다. 검은색 배경은 사회적 환경이나 어려움을 의미하며, 그 안에 빛나는 순금의 사각형은 인간 본연의 가치를 상징하는 시각적 메타포다. 단순 색채 대비를 넘어,
“그날 밤 삼신할매는 다녀가지 않았고, 어머니는 여전히 결혼을 반대하신다. 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다. 투닥투닥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울고, ‘연애질’을 한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한다. ‘어쩌면 우리도 헤어질 수 있겠구나.’ 연애라는 게 그런 거니까. 하지만 미리 두려워하지는 않겠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열심히 케이크를 굽고 열심히 사랑하는 것.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나 김삼순을 더 사랑하는 것.” 지난 2005년 7월 방영된 MBC ‘내 이름은 김삼순’ 최종회 중 주
“지금은 플라스틱이 안 좋은 물질로만 여겨지는데요. 한편으로 인류에 큰 역할을 한 것도 사실 맞거든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소재’라는 게 이 전시가 말하려는 바입니다.” 현대자동차가 독일 비트라 디자인뮤지엄과 내년 5월까지 부산 수영구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플라스틱, 새로운 발견Plastic: Remaking Our World’전展을 개최한다. 지성원 현대자동차 브랜드마케팅본부 전무는 지난달 2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비트라와 손잡고 플라스틱이 개발된 배경과 인류가 경험한 혜택, 그로 인한 문제점과 해결점을 이야기적으
배우 이병헌이 가수 박진영 데뷔 30주년 공연 ‘KBS 대기획-딴따라 JYP’ 영상 내레이션에 참여한다고 4일 KBS가 밝혔다. 그간 박진영이 발표한 소위 ‘메가 히트곡’을 밴드 음향과 색다른 연출로 총망라하는 방송이다. 이 중 이병헌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 내레이션에 힘을 보탠다.박진영은 지난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병헌과 좋은 동료로 인연을 이어 오고 있다. 관계자는 “이병헌이 박찬욱 감독 신작인 영화 ‘어쩔수가없다’ 촬영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와중이었지만, 그럼에도 이번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MBN ‘생생 정보마당’이 신경외과 전문의와 의료 사각지대에 희망을 전한다. 방송사는 “부모에게 행복을 찾아 드리는 ‘다시 찾은 행복’ 프로젝트, 그 첫 편이 금일 공개됐다”고 4일 밝혔다.‘다시 찾은 행복’ 첫 주인공은 16세 꽃다운 나이에 민며느리로 시집와 지금껏 가족을 위해 헌신한 박옥분(75) 씨다. 환갑의 나이. 그렇지만 막내아들이 이혼하면서 혼자 남겨진 손녀를 맡아 기르게 된 후 지난 긴 세월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이다. 조보영 원장은 허리 건강이 악화한 주인공을 진료하며 다양한 치료 방법을 검토, 결국 수
캐나다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알랭 르페브르가 워너클래식을 통해 ‘행복의 향기’라는 뜻의 새 디지털 싱글 ‘파르팡 디브레스Parfum d’ivresse’를 공개한다. 워너뮤직코리아는 2025년 9월 발매 예정인 신보 ‘콩솔라시옹Consolation’의 첫 번째 트랙인 이 곡의 선공개 사실을 4일 밝혔다.르페브르 특유의 화려하고 낭만적인 피아노 연주와 함께, 삶의 깊이와 섬세함을 표현하는 곡이다. 그는 “공원에서의 산책,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시간, 책 속에서의 몰입, 장미의 향기, 첫눈의 설렘, 그리고 누군가의 친절한 미소 같은 소
영화 ‘리볼버’가 쿠플클럽을 통해 단돈 500원에 제공된다. 4일 쿠팡플레이에 따르면 이 파격 조건은 오는 6일 오후 8시부터 8일 오후 11시 59분까지 단 사흘 동안 한시적으로 적용된다.‘리볼버’는 비리경찰 수영전도연 분이 출소 후 오직 하나의 목적을 향해 직진하는 이야기. 전도연과 영화 ‘무뢰한’ 오승욱 감독 9년 만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지창욱, 임지연이 주연을, 이밖에 전혜진, 이정재, 정재영 등도 출연한다. 다만 출연진의 호연에도 불구, 오 감독 전작과 비교해 블랙 코미디 성격이 강해져 대중적 지지는 얻지 못했다. 누
그룹 방탄소년단 RM의 2집 정규앨범 제작기를 그린 다큐멘터리가 제29회 부산 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선정됐다고 4일 빅히트뮤직이 밝혔다. 영화 제목은 앨범명을 차용한 ‘RM: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 제작은 하이브가, 배급은 CJ 4D플렉스가 맡는다.K팝을 다룬 다큐멘터리가 이 부문에 공식 초청된 경우는 본 영화가 최초로 알려졌다. 오픈 시네마는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신작 및 국제적인 관심을 끈 화제작을 상영하는 부문이다.영화는 약 8개월 간의 앨범 제작 과정과 인간 김남준의 솔직한 인터뷰를 담았다.
어슬어슬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각 오후 6시. 이름이 ‘태양’이라서일까? 그가 선글라스를 낀 채 ‘기도’ 무대를 펼친다. 절도 있는 춤과 당시 유행한 오토튠 보컬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렛 미 세이 어-오Let me say Uh-Oh / 널 향해 외치는 맘 / 사랑이란 두 글자로는 너무 부족한 / 렛 미 세이 어-오 / 나 아닌 네가 내 안에 살아 숨 쉬고 있어’. 지난 2008년 발매된 첫 솔로앨범 ‘핫Hot’에 수록된 이 노래가 단독 콘서트에서 다시 울려 퍼진 것은 약 14년 만의 일이다. “이번 콘서트는 여러분께서 듣고
“관람객이 제 작품에서 구체적인 뭔가를 찾는 게 싫어요. 애매모호한 대로 그냥 봤으면 좋겠는데⋯.” 금호 창작스튜디오 제15기·제16기 입주작가이자 제19회 금호 영아티스트 작가인 박다솜의 입장은 이렇다. 정덕현 작가는 여기에 이런 반론을 펼친다. 모름지기 작가와 관람객은 서로 ‘동상이몽’인 존재라는 것이다. 금호 창작스튜디오 제13기·제14기인 그는 “그림이 완성되면 작가의 역할은 그걸로 끝”이라며 “그 평을 듣고 ‘그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는 게 전시의 재미지 싶다”고 밝혔다. 1980년대 출생인 ‘금호의 친구들’이 서울 종로
“전하려는 메시지를 가장 잘 표현하고 담아낼 수 있는 것. 그게 저희의 음악 선택 기준이죠. 이번 ‘크레이지CRAZY’로는 ‘다 같이 그냥 한번 미쳐 보자’라는 신나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는데요. 그렇다면 같은 신나는 장르인 하우스가 제일 잘 어울린다고 봤습니다.” 그룹 르세라핌 허윤진은 29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예스24 라이브홀에서 열린 4집 미니앨범 ‘크레이지’ 쇼케이스에서 “우리의 음악적 방향은 곡의 메시지에 달렸다”는 말로 둘의 유기성을 특별히 강조했다.앨범과 동명인 새 타이틀곡 ‘크레이지’는 이들이 데뷔 후 처음 선보이는
배우 박세완(29)이 영화 ‘빅토리’를 동료 이혜리가 주인공인 작품이라며, 대신 본인은 앙상블에 더 신경 썼다고 겸양의 태도를 내비쳤다. 그뿐 아니라 승부욕을 내려놓는 과정 중에 있다는 인간 박세완의 발전 과정도 같이 알렸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빅토리’에서 필선이혜리 분의 고교 단짝이자 집안의 장녀 미나 역을 맡은 박세완과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1999년 거제가 배경인 이 영화는 교내 댄스 콤비 필선과 미나가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걸즈와 함께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는 이야기다. 극장에서 절
“켄지님께서 곡 디렉팅을 맡으셨는데요. 그 내용이 정말 세밀했거든요. 제가 보컬리스트로 어떻게 성장하면 좋을지에 관해 현실적 조언을 주셨습니다.” 그룹 제로베이스원 김태래는 지난 26일 오후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4집 미니앨범 ‘시네마 파라다이스CINEMA PARADISE’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프로듀서 켄지와의 작업 일화를 이렇게 밝혔다.최근 켄지는 그룹 에스파 ‘슈퍼노바Supernova’가 멜론·지니 주간 차트 1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히트 프로듀서’로서의 입지를 다시 공고히 했다. 그런 그가 제로
“프리즈 서울과 아모리쇼가 서로 일정이 겹치기는 하죠. 그렇다고 이것을 바꿀 계획은 아직 없어요. 둘은 전혀 다른 아트페어니까요. 참여 갤러리도 거의 겹치지 않습니다. 정체성이 달라요.” 패트릭 리 프리즈 서울 디렉터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신라호텔에서 열린 키아프 서울·프리즈 서울 2024 공동 기자간담회에서 프리즈가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아모리쇼를 의식해 프리즈 서울의 개최 날짜를 바꾸지 않겠냐는 일부 관측에 관해 이런 답을 남겼다.지난해 프리즈는 뉴욕 아모리쇼와 엑스포 시카고를 인수하며 아트페어의 위상을 더욱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이 마이케나스에 빗대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인 상생과 후원을 매주 직접 취재해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국악이라고 해서 지루할 거로 생각했는데, 다른 여러 악기와 어울리는 우리 소리를 들으니 정말 즐거웠어요! 미래에도 이런 공연을 더 많이 즐기고 싶어요.” 지난해 대전에
“배우는 상상력으로 하는 거죠. 제가 그 시대를 살았겠어요? 이민호한수 역가 살았겠어요? 그 시대에 대해서 들어 본 것뿐이거든요. 자꾸 뭘 연구했냐고 하는데 제가 연구원도 아니고⋯.”수십 년이 흘러 낯선 땅에서 단단하게 뿌리내린 노년의 선자. 이 배역을 연기한 배우 윤여정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애플TV플러스+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이유에 관해 “나는 간단한 사람이다. 전에 원작을 읽은 상황에서 ‘74세 올드 선자’라는 역할이 할 만하겠다고 느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