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23일 첫 공개
윤여정 “못 배우고 가난했지만 천박하지 않은 선자”

배우 윤여정. 사진=연합뉴스
배우 윤여정. 사진=연합뉴스

“배우는 상상력으로 하는 거죠. 제가 그 시대를 살았겠어요? 이민호한수 역가 살았겠어요? 그 시대에 대해서 들어 본 것뿐이거든요. 자꾸 뭘 연구했냐고 하는데 제가 연구원도 아니고⋯.”

수십 년이 흘러 낯선 땅에서 단단하게 뿌리내린 노년의 선자. 이 배역을 연기한 배우 윤여정은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애플TV플러스+ ‘파친코’ 시즌2 제작발표회에서 출연 이유에 관해 “나는 간단한 사람이다. 전에 원작을 읽은 상황에서 ‘74세 올드 선자’라는 역할이 할 만하겠다고 느껴졌다”며 이렇게 말했다. ‘파친코’는 억압의 시대 속 한국 이민자 가족의 희망과 꿈을 4대에 걸친 연대기로 그려 낸 시리즈다. 한국과 일본, 미국을 오가며 ‘전쟁과 평화’ ‘사랑과 이별’ ‘승리와 심판’에 대한 잊지 못할 연대기를 전한다.

“배우는 상상하고 그걸 연기하는 직업이거든요. 너무 학구적으로 질문하니까.” 그러면서 윤여정은 “(비슷한) 74세 역할이니까 할 만하다고 생각한 것”이라며 “내 나이에는 등장 횟수가 적을수록 좋다. 젊은 사람이 일해야지 나는 힘이 없어서 조그만 역할을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극 중 재일동포 1세로서 일본어 연기에 관해서도 울분을 토했다. “일본어가 어눌한 걸 연구할 새는 없었어요. 어쨌든 어눌하니까요.” 노배우가 말의 쾌도를 내뽑는다. 윤여정이니까 할 수 있는 말이다. 윤여정이라서 ‘넘어가는’ 말이다. 그는 “구구단 외우듯 외웠다. 그 일본말 대사 때문에 토론토 밖을 나간 적이 없다”고 전했다. “선자는 못 배우고 정말 가난했던 여자죠. 하지만 천박하지 않은 여자라 좋았어요. 나도 그들재일동포의 삶을 몰랐고, 정부도 몰랐고, 다 너무 몰랐던 시대를 살았던 거 같아요. 찍는 동안 역사 시간에 배운 것 외 많은 걸 듣고 배웠습니다.”

이 시리즈는 금일(23일) 시즌2 첫 회가 공개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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