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개봉작…영화 ‘빅토리’ 라운드 인터뷰서
“후배들과 ‘드림’ ‘슬의생’ 보며 연습해”

배우 박세완. 사진=연합뉴스
배우 박세완. 사진=연합뉴스

배우 박세완(29)이 영화 ‘빅토리’를 동료 이혜리가 주인공인 작품이라며, 대신 본인은 앙상블에 더 신경 썼다고 겸양의 태도를 내비쳤다. 그뿐 아니라 승부욕을 내려놓는 과정 중에 있다는 인간 박세완의 발전 과정도 같이 알렸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는 ‘빅토리’에서 필선이혜리 분의 고교 단짝이자 집안의 장녀 미나 역을 맡은 박세완과의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1999년 거제가 배경인 이 영화는 교내 댄스 콤비 필선과 미나가 치어리딩 동아리 밀레니엄걸즈와 함께 신나는 댄스와 가요로 뜨거운 응원전을 펼치는 이야기다.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

“아무 장면 아닌데 저희 9명만 나오면 자꾸 눈물이 나는 거예요. 영화가 어땠는지 객관적인 판단을 못 하겠더라고요.” 박세완은 가장 걱정했던 부분으로 밀레니엄걸즈 배우들 서로가 진짜 친해져야 했다며, 그래야 대본에 있는 ‘글’ 이상이 영상에 담길 것으로 봤다고 말했다. 그는 “청춘물을 할 때 늘 고민하는 부분”이라며 “다행히 환경이 좋았다. 지방에서 숙소 생활을 했고, 고등학생 역이라 밤신Scene도 별로 없었다. 촬영이 4시에는 끝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항상 붙어 있고, ‘단톡방’도 있고, 이러다 보니까 그 친분이 무조건 잘 표현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공동 주연인 박세완은 본작을 ‘필선이로 시작해 필선이로 끝나는 영화’라고 솔직히 정의했다. 다른 8명이 좋은 앙상블이 되지 않으면, 극 중 분위기를 망칠뿐더러 특히 이혜리 연기에 큰 방해가 될 걸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혜리를 제외하고 애들끼리 방에 모였어요. ‘드림’이나 ‘슬의생슬기로운 의사생활’처럼 앙상블이 도드라지는 작품을 봤고요. 뒤에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는 이야기를 같이 ‘엄청’ 했죠. 누가 시킨 거냐고요? 제가 솔선수범해서 한 거예요.” 박세완은 “하면서 ‘어? 시야가 조금 넓어졌네’를 느꼈다”며 “이런 건 선배분들이랑만 배울 수 있는 건 줄 알았다. 아니더라. 그 친구들이 내게 고맙다고 하지만, 오히려 내가 후배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19살 적 문득 연기가 하고 싶어져 연기 학원에 등록했다는 박세완은 전에 학교에서는 느낀 바 없는 승부욕을 그때 처음 느꼈다며, 본인을 “나는 너무 욕심 많고 스스로를 채찍질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엄마가 2등 해도 된다고 맨날 잔소리하시거든요. 그래서인지 30대가 되면 내려놓고 ‘여유로워 보인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연습 중이긴 한데⋯.” 그가 숨을 크게 들이마신다. 쓰읍. 그러고는 내뱉는다. 하. “정말 어려운 거 같아요. 힘을 빼고 여유를 갖는다는 게.” 

박세완은 “난 하루가 그다지 재미없는 사람이다. 일어나서 운동하고, 집에 와서 청소하고, 그리고 혼자 가만히 있는 걸 좋아한다. 지금처럼 의자에 하루 종일 있을 수도 있다”며 “어릴 적에는 ‘텐션’도 높고 잘 놀아야 연기도 잘한다는 조언을 듣곤 했다. ‘네가 착해서 그래’라는 핀잔을 참 많이 들었다. 그때는 그게 내 단점처럼 느껴졌고, ‘그래서 내가 잘 안되는 건가?’ 생각을 자주 했다”고 전했다. “요즘은 ‘어쩔 거야, 이게 난데!’로 살고 있어요.(웃음) 저 자신이 제일 행복하게 느끼는 게 뭔지를 인정하면서, 그 결과 조금의 여유가 생긴 듯해요.” 박세완은 “나를 붙잡고 있는 승부욕을 완벽히 놨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조금씩 바꿔 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