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삼순 2024’ 기자간담회
김윤철 PD “2030한테도 통하더라”

배우 김선아. 사진=연합뉴스
배우 김선아. 사진=연합뉴스

“그날 밤 삼신할매는 다녀가지 않았고, 어머니는 여전히 결혼을 반대하신다. 그래도 우리는 사랑을 하고 있다. 투닥투닥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울고, ‘연애질’을 한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한다. ‘어쩌면 우리도 헤어질 수 있겠구나.’ 연애라는 게 그런 거니까. 하지만 미리 두려워하지는 않겠다.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명백하다. 열심히 케이크를 굽고 열심히 사랑하는 것.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나 김삼순을 더 사랑하는 것.” 지난 2005년 7월 방영된 MBC ‘내 이름은 김삼순’ 최종회 중 주인공 김삼순김선아 분의 마지막 대사다.

소박하고 순박하다. 그러나 대범하고 대차다. 왕자를 만났지만 신데렐라가 되려고 애쓰는 모습도 없다. 이같은 현실적이고 인간적인 삼순이의 모습에 그때 대한민국에는 일명 ‘삼순이 신드롬’이 불기도 했다. “예전에 삼순이를 봤던 시점은 ‘할 말 다 하는 속 시원한 언니’였죠. 아마 이제는 달라졌을 거예요. ‘나 같은데?’거나 ‘내 친구 같은데?’ 느낌이 훨씬 많아졌을 겁니다.”

김선아는 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웨이브 ‘내 이름은 김삼순 2024’ 기자간담회에서 “삼순이가 나오면서 ‘서른’ 그리고 ‘노처녀’의 틀이 분명 깨졌다고 본다. 많은 분께 용기와 희망을 드렸고, 그 힘이 아직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또한 역할에 관해 “내 마음속 깊이 가장 오래된 친한 친구”라는 말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이 방영 19주년을 맞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리즈로 재탄생한다. 당시 최고 시청률이 50%를 넘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끈 작품이다. 특히 주연 김선아는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고, 제42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과 극본상을 받으며 작품성까지 인정받았다. 이 드라마는 촌스러운 이름과 통통한 외모를 콤플렉스로 가진 파티시에 김삼순이 ‘30대 노처녀’라는 사회적 편견을 극복하는 내용의 로맨틱 코미디물. ‘뉴 클래식’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6부작을 8부작으로 줄였고, 화질도 4K로 개선했다.

사회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다. 자기 주도적이며 사랑에도 솔직하다. 통쾌함을 안긴 이런 신여성 ‘김삼순’의 특징이 지금은 사회 기본값이 됐는데 요즘 시청자에게 어떤 소구점이 있겠냐는 질문에 김윤철 PD는, 그 역시 같은 고민을 했다며 8부작 프로젝트 제안을 받았던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김 PD는 “유튜브 축약본뿐만 아니라 방영 이후 한 번도 다시 보지 않았던 이 작품을 세 번이나 반복 시청했다”며 “보고 나서 제작팀에 있는 2030에게 물어봤다. 그랬더니 여전히 김삼순에 관해 매력 있고, 재밌고, 닮고 싶은 캐릭터라고 얘기하더라”고 일화를 전했다.

“작업을 마치고 느낀 건 ‘아, 이 캐릭터가 아직도’라는 거였습니다. 일과 사랑. 살면서 제일 중요한 두 축이잖아요. 우리 평범한 사람들은 삼순이처럼 그렇게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가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고요. ‘그 지점에서 아직 소구력이 있지 않을까?’ ‘그래서 여전히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싶죠. 부디 그런 분들께 이 8부작이 위안과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 시리즈는 6일 전편全篇이 공개된다.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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