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세나에도 실천하는 使命 ‘PUSH, PLAY’
엔씨문화재단…사회적 약자 배려 및 청소년 지원
게임 및 다른 문화와의 즐거움 계속된다

사진=엔씨소프트 그래픽=김영재
사진=엔씨소프트 그래픽=김영재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제국의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마이케나스>는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 관계인 상생과 후원을 직접 발로 뛰어 경험하고 취재하는 이야기입니다. -편집자 주-

게임 기업이라고 메세나 역시 이쪽에만 쏠릴 것이라 예상했다면, 큰 오산이다.

지난 2020년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박병무는 회사의 미션 스테이트먼트Mission Statement, 즉 사명使命을 12년 만에 ‘푸시, 플레이PUSH, PLAY’로 바꿨다. 여기서 ‘푸시’는 ‘뛰어넘다’를, ‘플레이’는 ‘상상하다’를 뜻한다. 도전 정신으로 기술의 혁신을 이루고 상상력으로 사용자 경험을 새롭게 하겠다는 결의가 이 안에 담겼다.

이처럼 도전과 상상으로 고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의지의 엔씨소프트는 문화계에서도 새로운 리브랜딩을 실현 중이다.

◆즐거움의 문화적 해석…엔씨 아트·툰·픽션·타이프 플레이

창사 이래 엔씨소프트는 ‘즐거움은 무엇이며 어디서 오는 것인가?’라는 명제에 해답을 추구했다. 이것이 ▲엔씨 아트 플레이NC ART PLAY ▲엔씨 툰 플레이NC TOON PLAY ▲엔씨 픽션 플레이NC FICTION PLAY ▲엔씨 타이프 플레이NC TYPE PLAY로 구성된 프로젝트 ‘엔씨 플레이NC PLAY’가 시작된 배경이다.

이 프로젝트는 게임이 다른 문화 장르를 만나 어떤 외연으로 확장될지를 선보이고, 이를 바탕으로 무한한 상상력과 즐거움을 제시하는 작업이다.

양민하는 눈에 담긴 현실을 흡입해 새로운 세계로 재해석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그는 엔씨 아트 플레이(NC ART PLAY)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다차원적 세계의 창조와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본인만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사진=엔씨소프트
양민하는 눈에 담긴 현실을 흡입해 새로운 세계로 재해석하는 미디어 아티스트다. 그는 엔씨 아트 플레이(NC ART PLAY)를 통해 엔씨소프트의 다차원적 세계의 창조와 공존에 대한 이야기를 본인만의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냈다. 사진=엔씨소프트

먼저 ‘엔씨 아트 플레이’에서는 양민하 작가와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게임의 문화적 환경을 탐구했다. 게임이라는 복잡성에 대한 호기심에서 출발, 이것을 가상과 현실이 연결된 일종의 문화 개념으로 바라봤다.

수십억개 게임 데이터로 완성된 미디어 아트 ‘차원의 혼합Mixed Dimension’에 관해 양 작가는 게이머와 게이머 간의 관계성과 상호 작용, 그 강한 체결력에 집중했다고 결과물을 소개했다.

엔씨소프트 게임 속 NPC보조캐릭터를 조명한 ‘엔씨 툰 플레이’는 최현주 작가와 브랜드 웹툰 ‘디 오버레이The Overlay’를 탄생시켰다. 에피소드마다 주인공과 비주인공이 서로 교차해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특징인 작품이다. 모든 이야기에는 주인공뿐 아니라 그 밖에 수많은 인물이 있고, 이로써 나의 삶을 열심히 사는 사람들의 공감을 일으키고자 했다.

같은 게임이면서 게이머 개개가 서로 다른 플레이를 펼치는 것에 힌트를 얻은 ‘엔씨 픽션 플레이’는 이같이 저마다 다른 장면을 머릿속에 그리는 소설과의 협업을 펼쳤다.

김금희·김중혁·김초엽·박상영·배명훈·장강명·편혜영이상 가나다순 작가가 모여 ‘즐거움의 미래’라는 주제로 한 달간 총 7편의 단편 소설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작가들이 본인 작품을 낭독한 오디오북에 ‘놀이터는 24시’라는 제목의 도서도 출간돼 이 협업을 직접 읽고, 듣고, 체험하는 것이 가능하다.

김금희 작가는 단편 ‘첫눈으로’를 소개하며 “새로운 플랫폼에서 소개된다고 하니 신나고 기대가 됐다”며 “소설은 결국 독자가 읽어줄 때 진정으로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 타이프 플레이’는 게임 속 캐릭터와 그 플레이가 그림과 언어가 될 수 있을지에 집중했다. 즉 글꼴이다. 조규형 디자이너와 함께 딩뱃 글꼴 레귤러와 레벨 업을 제작했고, 이 그림 언어를 어떻게 연결하냐로 수만가지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할 수 있다.

이 놀이 도구는 이름을 그림으로 만들고, 옷이나 가방에 붙일 창의적 기호를 창작한다는 점에서 남다른 즐거움 추구로 평가받았다.

‘게임과 예술: 환상의 전조’전에 구현된 엔씨 픽션 플레이(NC FICTION PLAY). 소설가 7명이 각기 다른 관점과 각도로 바라본 즐거움을 관람객이 간접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사진=엔씨소프트
‘게임과 예술: 환상의 전조’전에 구현된 엔씨 픽션 플레이(NC FICTION PLAY). 소설가 7명이 각기 다른 관점과 각도로 바라본 즐거움을 관람객이 간접 경험할 수 있게 했다. 사진=엔씨소프트

이 모두는 엔씨소프트가 후원하고 대전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특별전 ‘게임과 예술: 환상의 전조’에 출품됐으며, 이 중 양 작가의 ‘차원의 혼합’은 판교 R&D센터 사옥 대형 미디어 월에 상영돼 임직원과 방문객에게 새로운 영감을 제공했다.

동측 게이트에는 23미터m 가량의 인터랙티브 갤러리가 펼쳐지고, 엔씨소프트 게임 원화를 코딩으로 재창조한 ‘인지적 공간Cognitive Space’도 있어 그 모습이 수묵화 느낌을 자아낸다.

◆곧고 바른 가치관 형성 돕는 엔씨문화재단…공익 메시지 계속해 출판

‘엔씨 플레이’가 미디어 아트, 웹툰, 문학 등과 결합해 게임의 확장성과 끝없는 상상을 내다봤다면, 엔씨문화재단이사장 윤송이은 미래 세대의 올바른 가치관 형성을 위한 콘텐츠 제작에 힘을 쏟는다.

사회의 질적 도약을 위해 엔씨소프트의 가치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하는 엔씨문화재단은 편견 해소 및 다양성 존중 등의 메시지를 담은 동화책을 출판하고 있다. 

장애 소년 동구와 애완 고양이의 우정을 그린 조원희 작가의 ‘동구관찰’을 시작으로 아동 도서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소규모 도서관에는 책을 무료로 기증했다. 이 책은 평택시 2019년 올해의 책에 선정된 데 이어 연극으로도 각색돼 지역 도서관과 초등학교, 중학교 등에서 공연됐고, 그림 전시도 열렸다.

2020년 출간된 이소영 작가의 ‘바람’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날아갈 수 있는 바람이 된 소년의 특별한 여정을 그린 그림책이다. 세상 모든 것은 고유한 쓸모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교훈을 전한다.

두 책 모두 아이와 어른이 읽기 좋은 책이라는 의견과 함께, 어른의 편견을 해소하는 데도 도움 된다는 긍정적 반응을 끌어냈다.

이성표 작가의 ‘난 크고 넌 작다’는 이 사업의 세 번째 책이다. 어린 소년과 작은 애벌레가 각자의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보며 소통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작가는 “이번 작품을 통해 ‘누가 더 귀하고, 덜 귀한지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우리 모두가 전부 귀한 존재들’이란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당시 엔씨문화재단 관계자는 “사회를 이끌어 갈 미래 세대가 열린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돕는 것이 동화책 사업의 핵심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덧붙여 “공익적 메시지가 담긴 책을 꾸준히 출판할 생각”이라고도 전했다. 실제로 엔씨문화재단은 2022년에 독자 접근성 확보를 위해 전국의 공립 및 민간 도서관과 지역 아동 센터 등 1700여곳에 4000여권의 동화책을 기부했다. 

‘이사가’ 속 장면. 작품의 배경은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한 평범한 마당이다. 이곳에 개미들이 하나둘 모여 대이동을 시작한다. 이 개미들을 관찰하는 아이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사진=엔씨문화재단
‘이사가’ 속 장면. 작품의 배경은 햇살이 따뜻하게 비추는 한 평범한 마당이다. 이곳에 개미들이 하나둘 모여 대이동을 시작한다. 이 개미들을 관찰하는 아이의 시선에서 이야기가 출발한다. 사진=엔씨문화재단

엔씨소프트의 사내 어린이집 ‘웃는땅콩’은 어린이집 운영을 통해 축적한 다양한 노하우를 토대로 2015년부터 현재까지 총 12권의 그림책을 출간했다.

지난해 2월에는 이지연 작가의 그림책 ‘이사가’가 3대 아동 문학상 중 하나이자 그림책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의 픽션 부문 스페셜 멘션을 수상했다. 글 없는 그림책이며 개미의 모험을 한 장의 파노라마로 묘사한 이 책에 관해 심사위원들은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알려 주는 하나의 초대장’이라는 평을 남겼다.

이 밖에 ‘우리 집에 갈래?’ ‘나는 고양이’ ‘굴뚝 귀신’도 상을 수상하거나 국제도서전에 이름을 올리며 마찬가지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창의적이며 실용적인 활동,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세상”

엔씨문화재단은 청소년의 창의성 증진을 위한 활동도 지속해 왔다. 2020년부터는 자유로운 창의 활동 공간인 ‘프로젝토리Projectory’를 운영하고 있다. 

전자와 음향, 목공, 미술 등에 필요한 도구 150여종과 각종 재료를 비롯, 디지털과 아날로그 자료도 완비됐다.

2023년에는 지역 간 교육 및 문화 불균형 해소를 위해 ‘찾아가는 프로젝토리’를 선보였다. 지역 기관과 업무 협약을 맺고 논산, 수원 등 지역 내 프로젝토리 공간을 시범 운영했다. 특히 수원시립미술관과 공동 주최한 ‘프로젝토리: 평범함의 비범함’전은 지난해 12월 17일까지 3개월간 운영되며 프로젝토리 공간 운영과 기획 전시가 함께 진행됐다.

감상 주체와 방법에 따라 변화하는 조각으로 알려진 고요손 작가와 산과 지구의 형성 과정을 제빵의 원리로 해석하는 안데스 작가의 작품이 ‘일상적 창의성’을 주제로 관람객을 만났다.

올해 8회째를 맞은 ‘MIT 과학 프로그램’도 청소년들의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엔씨문화재단의 대표적인 활동이다. 엔씨문화재단은 미래 세대가 다양한 과학 분야에 관심을 높일 수 있도록 프로그램의 발전과 체험 확대에 지속적으로 매진할 예정이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부서가 별도로 있고, CSR기업사회책임은 엔씨문화재단에서 주로 진행한다”며 “엔씨소프트와 엔씨문화재단의 메세나가 궁극적으로 좇는 목표는 서로 같다. 실현 방식에 다양성이 있을 뿐 모두가 사회 환원 활동”이라고 말했다. 또 “게임도 문화이니 만큼 엔씨소프트의 활동은 다른 영역 문화와 연관성이 높다. 앞으로도 여러 분야를 접목해 시너지를 내겠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엔씨소프트는 콘텐트 기업의 장점을 살려 메세나에서도 창의적이고 실용적인 활동을 기획하며, 즐거움으로 연결되는 세상에 끊임없이 도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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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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