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4년부터 한독의약박물관 통해 의·약학 보존
高齡 국가무형유산 보유자 건강 책임져
제약사 중 최초로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

사진=한독 그래픽=김영재
사진=한독 그래픽=김영재

기업이 문화·예술에 자원을 지원함으로써 국가 경쟁력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활동의 총칭인 메세나Mecenat. 그 어원은 로마 정치인이자 후원자였던 가이우스 클리니우스 마이케나스Gaius Cilnius Maecenas입니다. <파이낸셜투데이>가 이 마이케나스에 빗대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 보완적 협력인 상생과 후원을 ‘FT브릿지’를 통해 매주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대한민국 제약 산업 선진화를 이끌어 온 한독은, 한독제석재단과 함께 우리나라 기업 박물관의 효시인 한독의약박물관을 운영하며 사라져 가는 의약 유물의 보존 및 전승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청북도 음성에 위치한 이곳은 지난 1964년 한독 창립 10주년 기념 사업인 한독약사관으로 처음 개관, 지금은 보물 6점과 충북유형문화재 2점·국가등록문화재 1점·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2점을 비롯한 총 2만여점의 동서양 의약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개관 50주년인 2014년에는 국립고궁박물관과 합동으로 ‘조선왕실의 생로병사’전을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다. 올해는 회사 창립 70주년이자 박물관 개관 60주년인 겹경사를 맞이해 서울 강서구 마곡동 한독 퓨처콤플렉스에 서울 전시관을 추가로 개관하고 현재 ‘약기藥器 푸른빛을 담다’전을 진행 중이다. 오는 7월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에는 박물관 소장품인 세계 각국의 청화靑畵백자 약기 9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또 한독의약박물관은 유물의 수집과 보존, 전시뿐 아니라 연구 및 의·약학사 연구기관이자 사회교육기관으로도 지속해서 공헌 중이다.

매년 2회씩 기획전을 개최 중인 한독의약박물관 생명갤러리는 생명과 삶을 주제로 현대 미술을 감상 가능한 ‘박물관 내 미술관’이다. 신진작가에게 기회를 제시하는 것은 물론, 2023년부터는 이 역시 한독 퓨처콤플렉스에서도 전시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현재까지 전시가 총 13회 진행됐고, 7월까지 양승원 작가의 ‘색의 축제: 동그라미, 세모, 네모’전이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 박물관이자 전문 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은 한독 창업주인 당시 연합약품 김신권 사장이 1957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독일약학박물관을 관람한 것을 계기로, 지난 60년 동안 몇 차례 개칭과 이전을 통해 꾸준히 성장했고, 2006년 3월 한독제석재단이 설립되면서 재단에 환원됐다. 사진 속 1층 국제전시실에는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 중국(이상 가나다순) 등 동서양 여러 의·약학 분야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한독의약박물관
우리나라 최초의 기업 박물관이자 전문 박물관인 한독의약박물관은 한독 창업주인 당시 연합약품 김신권 사장이 1957년 독일 하이델베르크에서 독일약학박물관을 관람한 것을 계기로, 지난 60년 동안 몇 차례 개칭과 이전을 통해 꾸준히 성장했고, 2006년 3월 한독제석재단이 설립되면서 재단에 환원됐다. 사진 속 1층 국제전시실에는 독일, 영국, 이탈리아, 일본, 중국(이상 가나다순) 등 동서양 여러 의·약학 분야의 유물이 전시돼 있다. 사진=한독의약박물관

유형 유물에 더해 국가무형유산을 보존하고 전통문화를 알리기 위한 노력도 거듭하고 있다. 국가무형유산 기능(예능)보유자의 건강을 지키는 ‘인간문화재 지킴이’ 활동은, 문화를 계승하고 발전시키자는 마음에서 2009년부터 국가유산청구 문화재청 및 전국 11개 병원과 협력해 매년 건강 검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사업이다. 2023년 기준 누적 검진 횟수는 총 251회다.

나눔공연과 참여마당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전통문화를 손수 경험하고 그 가치를 확인하는 문화 체험의 장이다. ‘인간문화재 지킴이’로 맺은 인연으로 한독은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와 함께 문화 소외 계층을 찾아가 공연을 펼치는 나눔공연을 2009년부터, 전통문화를 직접 배우는 기회인 참여마당을 2012년부터 이어 오며 나눔의 선순환도 구축했다. 국가무형유산 제17호 봉산탈춤 예능보유자 김애선 선생과의 나눔공연과 관련해 김영진 한독 회장은 “소중한 전통문화가 세대를 넘어 건강하게 이어지는 데 이 기회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색 메세나인 일명 ‘명화 달력’도 60여년째 선보이고 있다. 2024년 달력은 ‘생기 넘치는 삶’을 표제로 라울 뒤피, 에드워드 호퍼, 폴 고갱 등이 그린 26점의 명화가 달력에 실렸다. 달력 후면에는 전문가 설명이 첨부됐으며, 총 11만부가 제작돼 병원, 약국 등에 우선 배포됐다.

지난해에는 2014년 제정 및 시행된 문화예술후원 활성화에 관한 법률, 약칭 문화예술후원법에 의거, 박물관 운영과 ‘인간문화재 지킴이’ 활동의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문화예술후원우수기관으로 신규 인증받기도 했다. 2020년에는 제약사 중 역대 최초로 문화유산보호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도 받았다. 국가유산청이 주관하는 문화유산보호 유공자 포상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연구, 활용에 기여한 개인 또는 단체에 주는 문화재 관련 최고 권위의 상이다.

앞으로도 한독은 건강한 삶뿐 아니고 누구나 차별 없이 이 혜택을 누릴 수 있는 지역 사회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한독 관계자는 “올해도 변함없이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을 제고提高하고 체험의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국가무형유산 보유자의 참여마당과 나눔공연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마곡 인근 주민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편, 생명갤러리에서도 더 다양한 작가의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작가를 발굴하고 기획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독의약박물관에서는 특히 8월 칠석을 맞아 박물관 야간 개장과 해설 있는 음악회를 이벤트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케나스] 목록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 집이란?
금호의 목요일 밤은 언제나 아름답다
HD현대중공업, 조선소 옆 예술관
퍼슨 위드 디스어빌리티가 부르는 ‘효성의 꿈’
엔씨소프트, 게임을 뛰어넘어 문화를 플레이하다
재능교육도 안도 다다오도 있는 혜화동 그 길
여의도동 34-8 신영증권 1층엔 비밀의 방이 있다
아모레퍼시픽, 달항아리도 건축이 될 수 있을까?
LG생활건강, 더후로 ‘반짝반짝’ 완성한 메세나 호혜성
1년, 2년, 벌써 15주년…현대약품 아트엠 콘서트의 연륜
“마음 별 나누는 곳”…이어령도 告한 신세계프라퍼티 별마당
―충북 음성에서 서울까지…한독, 창립 70주년 개관 60주년

파이낸셜투데이 김영재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