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반도체 패권다툼 속 동분서주...위기 속 가시적 성과 숙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세계 각국의 치열한 경쟁 시대에 뚜렷한 존재감으로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다. 지난 수년간 반도체 글로벌 수요 급변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미래의 투자전략과 비전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있다.

불과 2주 전인 최근까지도 영업현장의 최전선에서 반도체 업계의 ‘슈퍼을’로 여겨지는 독일의 첨단 반도체 기술 EUV(극자외선) 기업 자이스와의 협력을 직접 구축하고 나섰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귀국길에 “봄이 왔네요”라는 인사를 건네며 수많은 관계자들을 들뜨게 만들기도 했다. 전 세계가 반도체 패권 전쟁에 뛰어드는 막중한 시대인 만큼, 그의 한마디가 가지는 무게감에 모든 이들의 눈과 귀과 쏠리는 분위기다.

‘왕관을 쓰려는 자, 그 무게를 견뎌라’. 셰익스피어가 권력에 집착하는 헨리 4세를 비판하는 맥락으로 사용한 문구지만, 현대에는 명예와 권력에 막중한 책임감이 동반된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이재용 회장 역시 가진 바 명예와 권력에 상응하는 부담감이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럼에도 그가 대외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는 그저 엄중하지만은 않다.

오히려 대중에게 친숙한 다양한 표정을 드러내며 ‘웃수저’, ‘재용이형’ 등 친근한 별명을 얻기도 했다. 미래세대가 닮고 싶은 가장 큰 지점 역시 이처럼 사람 냄새나는 측면일 것이다.

이재용 회장 관련 여러 일화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퍼지면서, 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친근한 지지 기류가 형성됐다.

가장 최근의 인상적인 일화로는 작년말 윤석열 대통령의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 후 깡통시장 방문에 동행했던 사건이 있다. 당시 이재용 회장이 떡볶이와 오뎅 국물을 맛있게 먹는 모습, 주변 시민들에게 ‘아이폰이 왜 이렇게 많냐’며 농담을 건네는 장면 등이 고스란히 방송에 노출됐다.

특히 주변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을 옆에 두고 이재용을 연호하자 민망해진 듯 ‘쉿’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은 인터넷을 떠돌며 ‘동생 몰래 신라호텔 계산 안하고 튀기’, ‘쉿! 부장님한테는 비밀’ 등 다양한 밈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의 여러 호감 이미지 및 미담과 별개로,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삼성그룹 불법승계 의혹 등을 근거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삼성그룹 차원의 구조적 틀 안에서 발생한 이슈들과 이재용 회장 개인의 서사를 분리해서는 안된다는 비판이다.

이처럼 이재용 회장에 대한 대중의 평가는 현재진행형으로 엇갈리고 있다. 연예계의 슈퍼스타들이 그러하듯이 팬과 안티가 동시에 늘어나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현실은 반도체 분야에서 그의 리더십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 패권다툼의 일각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훗날 미래 세대가 이재용 회장의 공과 과를 저울질할때가 되면 어떠한 성과와 행적들이 저울 위에 올라가게 될까. 사람냄새 나는 여러 미담들도 좋지만, 세계 무대에서 거두게 될 반도체 분야의 가시적인 성과가 그를 앞서 대표하게 되기를 바라본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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