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톱티어’ 중책 맡은 삼성그룹 재무통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사진=삼성SDI

파이낸셜투데이가 주최하고 글로벌리서치가 진행한 창간 19주년 특집 설문조사에서 ‘미래세대가 닮고 싶은 CEO’ 이차전지 부문에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선정됐다.

전기차 캐즘(Chasm·대중화 전 일시적인 수요 정체)의 영향으로 최근 국내 배터리 업계가 부침을 겪고 있으나 삼성SDI만큼은 상대적으로 선방한 성적표를 거뒀다. 최윤호 사장 부임 이래 줄곧 강조되던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최 사장은 그룹에서 손꼽히는 재무 전문가다.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후 국제회계그룹, 경영관리그룹, 구주총괄 경영지원팀 등을 거쳐 경영지원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까지 올랐으며 2021년 삼성SDI의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그가 이끈 삼성SDI는 올해 1분기 국내 배터리 3사 중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혜택 제외 시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특히 중대형 전지는 전방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익성을 기록했는데, 자동차 전지 중 프리미엄 전기차에 탑재되는 각형 배터리 ‘P5’ 등 고부가 제품 판매가 확대됐다.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공략한 덕분에 업황 부진 속에서도 차별화를 꾀할 수 있었다는 진단이 나온다.

또한 삼성SDI는 그간 경쟁사 대비 투자를 보수적으로 전개해왔는데, 이 같은 비용 기조가 불황 속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모습이다. 경쟁사들이 예년 대비 설비투자에 보수적인 것과 대조적으로 삼성SDI는 올 한 해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SDI의 설비투자비용(CAPEX)이 6조5000억원 안팎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집행한 4조3447억원 규모를 월등히 상회하는 수준이다.

우선 헝가리와 말레이시아 공장 증설, 미국 합작법인(JV) 신규 공장 건설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전고체, LFP(리튬·인산·철) 등 중장기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한 신제품 관련 투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국내 배터리 3사 CEO 중 유일하게 유임에 성공한 최 사장은 올해 주요 방향성으로 ▲초격차 기술 경쟁력 ▲비용 혁신 ▲신규 고객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새해 행사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변화와 혁신이 사업 전 부문에서 필요하다”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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