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해 12월 내정 후 올해 3월 공식 취임했다. 그는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 사장 및 금융경쟁력 제고 태스크포스(TF)장 출신으로 삼성 금융사의 미래 먹거리와 시너지 창출을 위해 힘쓴 인물이다.
삼성그룹 내에서 다양한 사업 경험 및 관리 노하우를 갖춘 박 사장은 증권 대표 취임과 동시에 ‘최고로 인정받는 금융회사’로의 성장을 목표로 중장기 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4가지 핵심 가치인 ▲시장 선도 ▲도전 추구 ▲고객 중심 ▲신뢰 구축을 기반으로 8가지 세부 전략과 부문별로 중장기 전략을 실행해 삼성증권의 성장을 이끌어내겠다는 포부다.
◆1990년 삼성생명 입사…삼성그룹 내 미래 먹거리 창출 도맡아
박 사장은 1965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 학사·카이스트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1990년 삼성생명에 입사해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소속 금융일류화추진팀에서 일했다.
그는 그룹 내에서 미래 먹거리 창출에 힘써온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7년 삼성그룹 미전실이 해체된 후, 2018년부터 삼성생명으로 복귀해 경영지원실 임원, CPC전략실장, 금융경쟁력제고TF장을 거쳐 지난해까지 자산운용부문장 사장을 역임했다.
특히, 금융경쟁력제고TF는 삼성금융네트웍스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고, 당시 박 사장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구축에 핵심 역할을 수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의 대표 업적으로는 금융 계열사의 합작 플랫폼인 ‘모니모(monimo)’가 꼽힌다. 모니모는 지난해 4월 삼성금융 계열사들의 시너지 창출을 위해 만들어진 통합 앱으로 삼성증권뿐 아니라, 삼성화재, 삼성생명, 삼성카드 등 다수 계열사의 고객 기반 확대를 위한 플랫폼으로 쓰이고 있다. 모니모 이용자들이 현금화할 수 있는 ‘모니머니’를 앱 이용을 통해 받아 이를 주식투자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이용자 중심의 자산관리 기능이 탑재됐다.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브로커리지·IB 부문 실적 호조
삼성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2531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전년 동기 대비 0.21% 증가세를 보였고, 증권업종 타사 대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해외주식 관련 프로모션으로 거래 규모가 늘어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이 대폭 증가한 영향이 있었다.
또한, 기업금융(IB) 부문의 성장과 더불어 회사채 조달 비용이 줄어들면서 양호한 트레이딩·상품 손익을 남겼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와 IB 부문 수익이 두드러졌다.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은 1460억원으로 해외주식 거래 규모가 대폭 증가한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9% 늘었고, IB 및 기타수수료 수익은 600억원을 기록했다.
IB 및 기타수수료의 경우 지난해 1분기 부진했던 실적의 기저효과와 구조화 금융 중심의 회복이 예상보다 빨리 진행돼 전년 동기 대비 35.6% 늘어난 결과다.
박 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첫 해인 올해,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환경 속에서 경영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21%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컨센서스(시장 전망치)와 비교할 때 45.6%나 웃도는 호실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9월 FOMC를 통해 금리 인하가 전망돼 올 하반기 금융투자 환경이 더 우호적으로 변동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2분기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 적립 이슈가 발생할 수 있지만, 지난해 상대적으로 충당금 부담이 적었다는 점과 높은 선순위 비중(브릿지론의 낮은 비중)을 고려하면, 삼성증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이익 흐름을 지속할 것이라는 게 증권업계 평가다.
지난해 실적도 우수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 대비 29.7% 늘어난 548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28.2% 증가해 7411억원을 기록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한 자기자본이익률(ROE) 역시 8.6%를 기록해 전년대비 1.7%p 늘었다. 순수탁수수료와 상품운용손익 등 주요 지표 역시 각각 전년 대비 20.7%, 39.1% 각각 증가했다.
이처럼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삼성증권이 업계 내에서 가장 크게 내세우는 것은 ‘고객 기반’이다. 지난해 리테일 고객 자산은 295조3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9.3% 증가했으며 자산 1억원 이상 고객 수도 24만8000명으로 전년대비 약 30%의 증가세를 보였다.
점차 늘어나는 고객을 기반으로, 금리 인하기에 맞춰 박 사장이 가져올 삼성증권의 또 다른 먹거리는 무엇일까. 삼성금융 통합 앱 ‘모니모’를 탄생시킨 것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박 사장은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한 영업 기반 강화에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그가 핵심 가치로 내세운 ‘고객 중심’ 경영으로 삼성증권을 시장을 선도하는 증권사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사장
1965년생
1991년 연세대 경영학 학사
2000년 KAIST 금융공학 석사
2011~2013년 삼성생명 지원팀장 상무
2018~2022년 삼성생명 금융경쟁력제고T/F장 전무/부사장
2022~2023년 삼성생명 자산운용부문장 사장
2024년 삼성증권 現 대표이사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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