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을 시작으로 23일부터 국내 금융지주사의 상반기(2분기) 실적이 연달아 발표되는 가운데, 증권가에선 이들 대부분이 완만한 실적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중금융과 지방금융의 실적은 최대 10배 가까이 격차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2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1%(2860억원) 증가한 4조6000여억원으로 추산됐다.
금융지주별로 ▲KB금융 1조4928억원 ▲신한금융 1조3300억원 ▲하나금융 9915억원 ▲우리금융 8034억원이다.
시중금융은 전분기에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자율배상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충당금 적립 등으로 충당부채 1조3234억원을 손실로 반영하면서 실적 타격을 입었다.
2분기엔 홍콩 ELS 배상에 대한 비용 반영이 줄어들고, 은행 이자이익 증가와 관련이 깊은 가계대출이 급증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뒤따른다.
올 2분기(4~6월)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합산 기업대출 증가액은 25조7882억원으로, 1분기(1~3월) 16조3262억원보다 약 58% 늘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4~5월 은행의 대출 성장률이 양호하고, 2분기 순이자마진(NIM) 하락 폭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며 “홍콩H지수 ELS 충당금 환입 발생 가능성 등을 고려할 경우 금융지주들의 2분기 실적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컨센서스(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방금융은 최근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기준이 강화된 영향으로 PF 리스크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됐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5월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을 발표하고 ‘PF 사업성 평가에서 등급이 뒤처지는 사업장은 충당금을 75%까지 적립해야 한다’는 기준을 마련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DGB‧JB 등 지방금융지주는 4546억원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지주별로 ▲BNK금융 2207억원 ▲DGB금융 620억원 ▲JB금융 1719억원이다. 특히 DGB금융은 계열사인 하이투자증권은 대부분 브릿지론(사업인가 전 대출)으로 구성돼 건전성 부담이 더 가중됐다.
최 연구원은 “하이증권 PF 추가 충당금을 대규모로 인식할 것으로 전망되는 DGB금융은 2분기 준 310억원의 순익 시현에 그쳐 컨센서스를 대폭 하회할 것”이라며 “충당금을 보수적으로 인식하게 될 경우 그룹의 2분기 순익은 적자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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