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올해 상반기 회사채‧신종자본증권 발행액 ‘5兆’ 근접

KB금융(왼쪽)과 신한금융 사옥. 사진=각 사
KB금융(왼쪽)과 신한금융 사옥. 사진=각 사

‘리딩금융’ 경쟁을 다투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이 올해 상반기(1~6월) 5대 금융지주 중 자금조달 규모의 격차가 크게 벌어진 상황이라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신한금융의 자금 조달액은 1조1900억원으로 KB금융의 조달 총액 4000억원의 약 3배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국내 5대 금융지주가 올 상반기에 발행한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회사채), 무기명식 무보증 무담보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은 총 4조7400억원에 달했다.

금융지주별로 ▲KB금융 4000억원 ▲신한금융 1조1900억원 ▲하나금융 1조3500억원 ▲우리금융 8000억원 ▲농협금융 1조원이다. 

KB금융은 지난 2월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을 발행해 3500억원을 채무상환에 쓰고, 500억원을 운영자금으로 활용했다. 5대 금융지주 중 자금조달 횟수 및 금액이 가장 적었다. 

신한금융은 1월 말 4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2500억원을 채무상환에 쓰고, 1500억원을 영업양수자금으로 활용했다. 이어 2월부터 5월까지 매달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월별 발행한 무보증사채는 각각 2100억원(2월), 2000억원(3월), 1800억원(4월), 2000억원(5월)로 총 7900억원에 달했다. 

하나금융은 2월에 신종자본증권 4000억원을 발행했고, 1‧5‧6월에 걸쳐 3500억원, 4000억원, 2000억원의 무보증사채를 발행했다. 하나금융은 신한금융과 나란히 자금조달액 1조원을 넘겼다. 

우리금융은 2월과 6월에 각각 4000억원씩 신종자본증권을 냈다. KB금융과 마찬가지로 회사채 발행은 없었고, 조달금액도 KB금융의 2배지만 1조원에 못 미쳤다. 

농협금융은 2월과 4월에 무보증사채 4000억원과 3000억원을 발행했고, 6월 말에는 3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이들 대부분은 상반기 자금조달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자본 적정성을 안정적으로 관리했다.

금융지주 주요 계열사인 은행들이 최근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 충격으로 손실이 증가하면서, 선제적인 자금관리의 필요성이 증대된 배경이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의 콜옵션(조기상환)으로 만기 시 차환에 대비하는 등 운영 자금을 마련하면서 자기자본비율을 높이는 방식을 썼다. 중도상환 콜옵션 행사는 금융감독원장의 사전승인을 득한 경우에 발행일로부터 5년 경과 후부터 적용된다.

이러한 현상은 KB금융에서 두드러진다. 일부 조달한 자금을 자회사 자금지원 또는 인건비 등 내부 운영자금으로 쓴 타 금융지주와 확연히 차이를 드러냈다. 

KB금융이 신종자본증권 중심으로 자금을 조달한 배경을 두고 그동안 선제적 자금관리를 잘해온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홍콩 ELS 충당부채(8620억원)를 지난 1분기에 반영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30.5% 감소한 당기순이익 1조491억원을 남겼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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