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사업장 정리·분양 실적 개선 등 통해 연착륙 진행 필요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모습. 사진=연합뉴스

증권사들의 부동산 PF 대출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 내부적으로 “2분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을 해소하기 위한 부실 사업장 정리와 분양 실적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29일 금융위원회(금융위)에 따르면, 1분기 금융권 전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은 전 분기 대비 1조 4000억원 감소했다. 다만, 증권 업종은 전 분기 대비 9000억원 증가했다. 이는 우발부채(가까운 미래에 특정 상황이 발생하면 부채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 부채)를 직접 대출로 전환하면서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사의 1분기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7.6%로 전 분기 대비 3.8%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자체 리스크(위험) 강화에 따른 보수적 평가와 채무 보증(은행에서 돈을 빌린 기업이 빚을 갚지 못할 시 대신 다른 기업이 보증하는 행위)의 부실 PF 사업장이 대출 계정으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동산 PF 채무 보증은 지속해서 감소세다.  전체 증권사 합산 부동산 PF 채무보증은 ▲지난해 1분기 21조원 ▲지난해 2분기 22조원 ▲지난해 3분기 20조원 ▲지난해 4분기 19조원 ▲올해 1분기 17조원 ▲올해 2분기 17조원 등이다. 이처럼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증가하고 있으며 채무 보증은 계속 줄고 있다.

앞서 5월 14일 금융당국은 ‘부동산 PF의 질서 있는 연착륙을 위한 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PF 사업장의 사업성 평가 등급이 현행 3단계에서 4단계로 분류되면서 부실 우려가 큰 사업장의 2분기 추가 충당금 적립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한국 부동산 시장은 연착륙을 준비하는 단계로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며 “부실 사업장 정리와 금리 하락이 회복의 시작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2분기 커버리지 증권사들의 국내 부동산 PF와 해외 대체 투자 자산에 대한 비용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지난해 4분기 증권사들이 이미 보수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점과 1분기 실적에서 충당금 적립이 거의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2분기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도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증가는 채무 보증 확장 등의 영향이 크다”며 “부동산 업황이 개선되려면 금리 하락이 큰 요인이 될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분양 실적 개선이 선행돼야 하고, 자본 실적 건전성 등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가깝게는 하반기나 내년 완공되는 부동산 사업장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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