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냉동김밥 인기…사조대림, 미국 수출개시
주가 10만원선 형성했다 외인·기관 매도세에 하락
증권사 저평가 분석냈지만 거래소 투자경고 예고

사조대림
사조대림

무겁디 무거운 식품업체의 주가가 1년 사이에 4배 급등했다. ‘검은 반도체’로도 불릴 정도로 김과 김밥의 글로벌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판매를 본격화한 사조대림의 이야기다. 다만 거래소가 사조대림의 주가 급등에 대한 우려로 투자주의종목으로 지정하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 사조대림의 향후 주가와 사업판도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겹치고 있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사조그룹 산하 종합식품제조업체 ‘사조대림’의 주가는 지난 8일 기준으로 10만원선에 형성됐다. 그러나 지난 10일부터 주가가 감소하며 8만6600원선을 기록하고 있다.

사조대림은 미국 등 해외에서 냉동김밥이 인기를 얻는 가운데 냉동김밥 수혜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급등했다. 사조대림은 김밥에 들어가는 김과 맛살, 햄, 참치 등 밥을 제외한 대부분의 주재료를 생산하고 있다. ‘대림선’ 브랜드로 김밥세트도 판매하고 있다.

사조대림은 미국 현지의 한인마트에 냉동김밥 3종(참치김밥·유부우엉김밥·버섯잡채김밥)을 수출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초도 물량 입점 후 추가 발주를 이어가고 있다. 앞으로 미국 현지 한인 식료품 체인 ‘H마트’를 비롯해 ‘트레이더조’ 등 현지 로컬 마켓으로 공급 채널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여세를 몰아 사조대림은 매달 7만2000줄가량을 수출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미국 등에서 김과 김밥은 건강한 음식이자 다이어트 푸드로 입소문이 나며 인기를 끌고 있다. 김을 생산하는 과정이 친환경적이라는 평가까지 얻으면서 글로벌 투자업계에서는 김밥과 김을 ‘검은 반도체’라는 평가까지 낼 정도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김 수출액은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게다가 한국 김의 해외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이에 증권사도 사조대림에 대해 높은 평가를 내고 있다.

손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사조대림이 지난 6월부터 미국 한인 마트인 H마트에 냉동 김밥 3종을 공급하기 시작했고 하반기에는 미국 현지 시장의 선호도를 반영한 한식 HMR 상품을 공급할 예정”이라며 “한인 마트뿐 아니라 로컬 대형 유통망으로 공급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손 연구원은 “현재 캐나다 코스트코에 고추참치 제품을 공급 중이고 하반기부터는 가공식품업계 최초로 명절 선물 세트로 미국 주요 리테일 매장에 입점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도 “사조대림의 본업인 식품 부문은 떡볶이, 핫도그, 튜브형 고추장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한편 냉동김밥도 미국 H마트에 입점하기 시작하는 등 해외수출이 확대되고 올해 호실적이 기대된다”며 “12개월 선행주가비율(Fwd PER) 5배에 불과한 현 주가는 강화된 펀더멘탈 대비 현저히 재평가돼 있다고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사조대림이 사조그룹 내 가공식품 제조 및 유통을 담당하면서 김, 참치, 맛살, 햄, 어묵, 식용유 등을 주력 생산하고 있어 냉동 김밥 수출시장 확대에 따른 시너지가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사조대림의 냉동김밥 3종. 사진=사조대림
사조대림의 냉동김밥 3종. 사진=사조대림

이렇듯 사조대림이 외향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증권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사조대림의 주가 상승폭은 일부 반납했다. 지난 8일 상한가를 쳤지만 사조대림 주가 상승세는 3거래일 만에 멈췄다.

지난 10일 사조대림 주가의 낙폭이 부각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조대림 주식 매도에 나서면서 외인과 기관이 각각 2336억원, 6635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하락세를 이끌었다. 주가 차익실현 매물이 집중되면서 주가가 하락됐다는 의미다.

여기에 한국거래소도 지난 9일 장 마감 이후 사조대림에 대해 “10일 하루 동안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니 투자에 주의하길 바란다”고 공시했다.

현재 사조대림의 투자경고종목 지정이 이뤄지지는 않았으나 주가 상승세도 멈췄다. 즉 냉동김밥 흥행에 힘입어 주가가 올랐으나 그 상승폭이 커 투자자들의 주의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K-푸드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삼양식품의 주가가 눈부시게 급등하면서 사조대림도 ‘제2의 삼양식품’으로 평가됐다”면서도 “앞으로 추가적인 호재를 통한 주가 상승을 이끌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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