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최근 NYCB(뉴욕커뮤니티뱅코프)주가가 급락하며 미국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다시 주목받는 등 불안을 자극하는 뉴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뉴스와 별개로 올 들어 미국경제에 대한 일반적인 평가는 기대보다 양호하다. 고용 지표를 필두로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기대치를 웃돌고 있고 미국경제의 가장 큰 부분인 소비 경기가 여전히 뜨거운 흐름이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해 미국경제에 대한 성장 기대는 빠르게 상승하는 모습이다.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에 대한 시장 컨센서스도 지난해12월 1.3%에서 1.6%까지 높아진 상황이다.

그런데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국제기구들이 내놓고 있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에 대한 수정 전망치들은 약속이나 한 듯1%대 중반을 전망하던 견해에서 2.1%로 크게 상향 조정하고 있다. 지난해 2.5%보다 둔화한 수치지만 미국 잠재성장률(1~2% 수준)보다는 낮은 전망에서 잠재성장률을 넘어서는 전망으로 바뀐 것이다.

미국경제 성장률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에 따른 실질임금 상승과 금리 인하로 인한 부담 완화 등이 배경으로 작용하지만, 다시 증가 폭이 확대된 취업자 수나 임금상승률 등 고용 여건과 경제심리지표 개선 등 최근 발표되고 있는 경제지표들도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미국 경기선행지수 추이를 보면, 지수가 바닥을 다지며 반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구성지표 중 침체로 연결되는 신용위험지표는 낮아진 반면, 다른 지표는 고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 침체보다는 견고한 성장과 건강한 고용을 유지하면서도 물가를 잡는 이른바 ‘골든패스(Golden Pass)’쪽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관건은 미 연준의 시각이다. 투자자들이 관심이 높은 통화정책의 방향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매년 3월과 6월 그리고 9월과 12월 FOMC에서 경제 전망치를 수정하고 점도표를 공개하는데 3월FOMC(19~20일)에서 가장 주목하는 것은 파월의 입이 아니라 바로 이 부분이다.

1.5%인 올해 미국경제성장률에 대한 연준 전망치가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2.0% 이상으로 상향 조정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최근 미국경제지표 흐름으로 보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같은 국제 기구에서 보는 경제지표나 추정 모델은 연준이 보고 사용하는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

따라서 최근 국제기구들이 약속한 듯이 미국 성장률을 2.1%로 추정하는 것은 향후 연준 조정 방향도 이 부근일 것임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만약, 연준이 미국경제 성장률을 2%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 3월FOMC에서 발표하는 점도표는 어떻게 발표될까?

연말까지 3회 인하 정도를 생각하는 지난해 12월 연준 점도표는 횟수를 줄여서 발표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똑같은 경기 둔화 국면이지만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아 인플레이션 갭(차이)이 발생하는 국면은 그렇지 않은 국면과 경제적으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만약, 2% 이상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이 상향조정되고 연준 점도표가 연말까지 금리 인하를3회 미만으로 후퇴한다면 투자자들은 성장 전망 상향과 줄어드는 금리 인하 폭 중 어디에 무게를 둘까?

최근 주식시장의 관심이 정부에서 발표 예정인 ‘밸류업 프로그램’에 쏠려 있지만 이 발표가 나온 후 투자자들의 시선은 곧바로 내달 미국 FOMC로 쏠릴 가능성이 높고 앞서 이야기한 고민으로 초점이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성장 전망이 높아졌다는 호재보다는 연준의 매파적 강도에 대한 우려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으며, 이는 가파른 증시 상승세에 조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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