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

5월 미국 소비자물가가 금융시장 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크게 자극하고 있다. 이제 물가가 잡히고 있다는 심리가 형성되며 6월 FOMC에 대한 영향도 희석하는 모습이다.

5월 소비자물가는 미국 경제가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에 있음을 계속해서 확인해 주고 있다. 헤드라인 물가 상승률은 조금 더디게 하락하고 있지만 핵심물가지표나 주거비를 제외한 핵심 물가 지표 등 수요 측면의 물가 압력을 반영하는 지표들의 둔화는 더 뚜렷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주거비 반등에 대해서도 뉴욕 등의 예외적인 상승 때문이라는 해석도 대두되고 있어 원자재 가격을 제외하면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되돌려질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관건은 추세가 투자자들의 반응처럼 크게 변했는가에 대한 판단이다.

지난해 이후 물가지표 흐름을 보면 추세가 크게 변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투자자들의 변한 기대로 인한 반응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4분기 이후 흐름을 보면, 연준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게 반영되며 계속해서 기대치가 실제 물가 상승률을 밑도는 이례적인 모습이 나타났는데 지나치게 낮았던 물가 상승률 기대치가 금리 인하 기대 축소와 함께 상향 조정된 반면, 실제 물가 상승률은 기존의 하향 추세가 지속돼 이번에 기대치와 실제치 역전이 만들어졌다는 판단이다.

물가 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향후 통화정책 안정에 대한 기대로 이어지지만, 흥미로운 것은 연준의 시각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변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변화가 보이지 않았던 물가 전망치가 변한 것이다. 이번 6월 FOMC에서 연준은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물가 전망치를 2022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상향 조정했다.

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는 것은 실제 물가 흐름이 본인들이 전망했던 것보다 높게 형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즉, 디스인플레이션 속도가 조금 더디다는 생각을 드러낸 것이다. 우리 생각에는 연준의 전망치 변화가 조금 늦은 감이 있다. 이미 지난 3월 FOMC에서 수정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3월에 연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4%에서 2.1%로 크게 상향 수정했는데 중요한 것은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전망에서 웃도는 전망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즉 올해 경제 환경에 대해 디플레 갭 환경에서 인플레 갭 환경으로 시각이 바뀌었기 때문에 물가 전망 역시 상향이 불가피했다고 보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문제는 연준의 물가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고 상방 편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연준 참여자들의 확산지수(Diffusion index of participants)를 통해 알 수 있는데 이는 향후 추가 상향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를 고려하면, 올해 미국 통화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은 지금 시장에서 기대하는 것처럼 크게 낮아졌거나 해소되었다고 볼 수 없다. 여전히 지속 중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지금 물가 지표에 대한 시장과 연준의 기대가 조금 다르기 때문이고 변화된 물가 전망치와 이번에 수정해서 발표된 연준 점도표를 뜯어 보면 6월 FOMC는 지금 시장의 반응보다는 훨씬 매파적이라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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