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그룹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그룹

국내 금융지주를 이끄는 수장들은 정해진 임기 동안 성과를 평가받는 입장이다. 경영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갈릴 정도라 평가에 민감하다. 하지만 사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스타일은 제각각이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를 마주하기 마련이다. 파이낸셜투데이는 현 금융지주 회장들의 경영 리더십을 ▲실적 ▲조직 ▲내부통제 ▲디지털 ▲글로벌 5개 부문으로 나눠 분석했다. (편집자 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경영철학 뿌리는 ‘바른 금융’이다. 내부통제 강화와 금융사고 예방, 임직원 윤리의식 제고 등을 주춧돌 삼아 BNK금융의 ‘디지털’과 ‘글로벌’ 부문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서 발생하는 배임‧횡령 및 불완전판매 등 금융사고에 대한 감시망을 날로 강화하고 있다. 이 가운데, 최고경영자(CEO)와 임‧직원의 내부통제 책임을 강화한 책무구조도까지 시범도입됐다. 

갈수록 금융사와 CEO에 한 책임이 무거워지는 가운데, 빈 회장의 ‘바른 금융’은 금융당국의 감시망은 물론, 고객 신뢰와 수익성 방어까지 챙길 수 있는 경영가도가 될 것으로 주목받는다.

◆ 하반기 집중과제로 내부통제 정립, 전 계열사에 공통 기준안 적용 검토

BNK금융은 지난해 경남은행에서 발생한 3000억원대 대규모 횡령사고로 내부통제가 발목 잡히자, 올해 하반기 내부통제 시스템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빈 회장은 최근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내부통제 부실에 대해 엄정 조치 등 무관용 법칙을 따르겠다고 예고하며, ‘바른 경영’을 재차 강조했다. 하반기 주요 경영전략 키워드로 내부통제와 리스크관리를 꼽기도 했다. 

따라서 BNK금융은 지난해 8월 출범시킨 그룹 내부통제부문 강화 TF를 지속 운영키로 하고, 여기에 내부통제 제도 개선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마련한 내부통제 기준안을 지주를 비롯해 부산은행, 경남은행, BNK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에 공통 적용시키겠단 계획이다. 

외부 컨설팅을 통해 준법감시와 자금세탁방지, 금융소비자보호 등 내부통제 공동영역에 대한 전사적 수준의 진단도 거쳤고, 취약점과 혁신 과제를 도출한 단계다.

◆ 빈회장 체제 1년 ‘디지털혁신위’ 가동…자회사 디지털금융 진두지휘

BNK금융은 지난해 3월 빈 회장 취임 직후 자회사의 디지털 역량을 결집하고 통합 관리하기 위해 회장 직속조직으로 디지털혁신위원회를 신설했다.

디지털혁신위원회는 그룹의 디지털 비전, 디지털 경영 기반의 업무 효율화, BNK금융의 디지털 전략 차별화, 디지털 관련 미래사업 발굴 및 외부 협업 등을 논의한다. 빈 회장은 직접 위원장을 맡아 BNK금융의 디지털 금융 전환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빈 회장은 5월 18일 진행된 1차 회의에서 “4대 회장에 취임하면서 고민을 거듭한 결과 조직 슬림화를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하자는 게 (경영 방향성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조직문화 혁신의 키(Key) 포인트로 ‘디지털’을 강조한 빈 회장 경영철학이 지금까지 지속되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빈 회장은 취임 당시 ‘디지털 금융’을 바라보고 선제적으로 조직 슬림화에 나섰다. 그는 “지주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강화하고 자회사는 자율 경영 아래 의사결정 권한과 책임을 가지는 구조를 갖췄다”며 “디지털혁신위원회는 시스템 혁신을 위한 효율화와 혁신 사업 모델 창출을 아젠다로 삼아 계열사를 원팀으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디지털혁신위원회를 통해 그룹의 디지털 경영에 속도를 붙이겠단 심산이다. 주요 계열사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디지털 혁신과 금융보안에 집중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BNK부산은행은 이달 정보보호의 달을 맞아 국가정보원과 사이버보안 합동 캠페인을 실시했다.

BNK경남은행은 업무 수행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이 결합한 지능형 프로세스 자동화(IPA) 구축에 나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AI OCR(문자 광학 인식) 기반의 RPA(로봇 프로세스 자동화)시스템이며, 이를 통해 ▲기업신용평가 ▲담보평가 ▲금융투자상품 불완전판매 모니터링 등 실무를 강화한다. 

◆ ‘M&A’에 ‘MOU’까지 현지화 전략 ‘중첩’…선봉장 BNK캐피탈 주목

“BNK금융에게는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보다 1등 ‘글로컬(글로벌+로컬)’ 금융 도약이 더욱 중요하다.”

빈 회장이 취임 넉 달째에 접어들 즈음 글로벌 전략에 대해 한 발언이다. 다져둔 디지털 역량을 기반으로 철저한 현지화로 지역에 깊이 뿌리내려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반적으로 은행권 해외 진출은 현지 금융회사 인수‧합병(M&A)을 통한 지분투자, 협력 관계를 통한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방식을 따르고 있다.

반면, BNK금융은 M&A, 지분투자를 통해 해외법인을 확보하고, 현지 금융사와 소매금융 및 디지털뱅킹 분야 협업으로 현지에 녹아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BNK금융은 먼저 BNK캐피탈의 해외법인을 은행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그룹의 해외 진출 선봉장 역할을 맡은 BNK캐피탈은 캄보디아, 미얀마, 라오스,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등에 현지 법인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다년간 현지 전문성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선제적으로 은행업 라이선스 취득을 도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다만, 아직까지 실적에 반영된 모습은 아니다. BNK금융의 올 1분기(1~3월) 해외법인 실적을 보면, 총 40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냈다. 각 법인별로 ▲캄보디아 24억2008억원 ▲카자흐스탄 9203만원 ▲미얀마 10억5207만원 ▲라오스 법인 3억4144만원 ▲키르기스스탄 법인 3047만원 등 분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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