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사진=우리금융지주

국내 금융지주를 이끄는 수장들은 정해진 임기 동안 성과를 평가받는 입장이다. 경영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갈릴 정도라 평가에 민감하다. 하지만 사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스타일은 제각각이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를 마주하기 마련이다. 파이낸셜투데이는 현 금융지주 회장들의 경영 리더십을 ▲실적 ▲조직 ▲내부통제 ▲디지털 ▲글로벌 5개 부문으로 나눠 분석했다. (편집자 주)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원년부터 내부통제와 글로벌 수익 및 비(非)이자이익 확대라는 명확한 경영 방향을 제시했다.

해외선 런던, 미국 외에도 중동, 유럽 등 새로운 진출지와 협약 확대 등에 적극 나서며 활동반경을 넓혀가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하면서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을 강조했다. 이를 토대로 지난해 내부통제 체제의 조직개편 임직원 인식 제고 역량 강화 등 혁신방안을 추진했다. 나아가 올해도 정기인사 업무협약(MOU) 등으로 ‘전열 가다듬기’에 돌입했다. 

내부통제 관련 구체적인 움직임으로 우리금융은 앞서 4월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과 MOU를 맺고 ‘내부통제 전문가 과정’을 신설했다. 내부통제 전문가 과정을 통해 실무 담당자는 금융 법제에 대한 3개월 교육을, 임원 및 부서장은 지배구조법 개정에 대한 특강을 수료해 내부통제 현안에 대비한다. 

이에 앞서 3월엔 우리금융 내 내부통제 혁신 기업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그룹 내부통제 현장자문단’을 도입하기도 했다.

현장자문단은 개별 그룹사가 보유한 준법감시 역량과 노하우를 전 그룹사에 공유하고 계열사 별 내부통제 운영 현황 점검 및 운용 강화 역할을 수행한다. 

◆ ‘IT‧디지털 강화’ 경영과제…AI 뱅커 출시 이어 연내 슈퍼앱 예고 

임 회장의 또 다른 경영 과제는 ‘디지털화’에 있다. 그간 우리금융은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디지털 선진 면모가 뒤쳐진다는 평가가 있었다.

이를 위해 임 회장은 변화한 디지털 환경과 기존 자회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키는 방안을 현실적으로 고려하고, 정보기술(IT) 기술력 발전을 위한 체계 변화를 이끌었다.

우리금융은 올 연초부터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금융 IT거버넌스 개편’을 단행했다고 공표, 이를 기반으로 IT 개발을 핵심 경영 과제 중 하나로 삼았다. 

이에 발맞춰 지주 산하에 디지털혁신부문 내 ‘금융테크부’를 두고 AI‧신기술 선도체계 확립에 나섰다. 또 AI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담당하는 ‘AI플랫폼부’를 두고 관련 사업의 개발과 운용을 전담시켰다.

가장 큰 변화는 우리은행·카드를 대신해 IT 업무를 수행해 온 자회사 우리FIS를 우리은행과 우리카드의 실무부서로 재배치시킨 것이다. 

이후 우리금융은 디지털 역량 제고를 통해 지난 4월 7일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AI 뱅커’를 공개했다. 여기에 모바일 뱅킹 앱인 ‘우리원(WON)뱅킹’을 연내 그룹사의 주요 기능을 종합한 슈퍼앱(애플리케이션)으로 개편하는 등 모바일 경쟁력을 갖춰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 두바이‧폴란드‧프랑스 등 글로벌 新시장 개척‧확장에 ‘고삐’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글로벌 영토를 넓히며 관련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에선 비은행 강화로 은행에 치중된 수익구조를 재편하는 동시에, 은행은 글로벌 시장에서 비(非)이자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특히, 우리은행을 중심으로 ▲아랍에미리트(UAE) ▲폴란드 ▲프랑스 등 중동‧유럽권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양상이다.

우리금융은 자회사 우리은행과 우리PE자산운용이 전날(27일)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NATIXIS CIB)와 ‘글로벌 사모대출 펀드(Global Private Debt Fund) 조성과 상호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나틱시스는 프랑스 2위 금융그룹인 Groupe BPCE 산하 글로벌 톱티어 투자은행으로, 이번 협약은 나틱시스가 이례적으로 한국 은행과 맺은 첫 번째 파트너십 계약으로 주목받았다. 협업으로 2억5000만달러(3477억7500만원) 규모의 펀드가 조성되며 우리PE자산운용은 펀드 운용을, 우리은행은 2억달러(약 2759억원), 나틱시스는 5000만달러(약 689억7500만원)를 각각 투자한다. 

또한, 2014년 국내 은행 최초로 진출한 UAE 두바이에서 현지 금융기관과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중동 지역의 SOC(사회간접자본) 관련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 사우디아라비아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사업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런던, 뉴욕 외에 우리은행의 잠재적인 수익 창출지로 거론된다.

국내 시중은행 최초로 폴란드 지점 신설 계획도 있다. K방산과 원전사업 협업을 둘러싼 한국과 폴란드 정부의 우호적인 반응에 따라 급물살을 탄 결과다.

일각에선 해외 진출한 국내 은행의 역할이 기업의 수익 활동을 보조하는 것에 국한된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반면, 폴란드 현지에 진출했거나 진출이 예정된 국내 방산 및 배터리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에서 우리은행의 우위가 점쳐진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함께 뛰따른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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