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 사진=BNK금융지주

국내 금융지주를 이끄는 수장들은 정해진 임기 동안 성과를 평가받는 입장이다. 경영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갈릴 정도라 평가에 민감하다. 하지만 사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스타일은 제각각이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를 마주하기 마련이다. 파이낸셜투데이는 현 금융지주 회장들의 경영 리더십을 ▲실적 ▲조직 ▲내부통제 ▲디지털 ▲글로벌 5개 부문으로 나눠 분석했다. (편집자 주)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3월 선임돼 올해로 2년째 BNK금융을 이끌고 있다. 그는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이후, 2013년 경영진으로 선임돼 북부영업본부장, 경남지역본부장(부행장보), 신금융사업본부장(부행장) 및 미래채널본부장을 역임했으며, 2017년 4월 은행장 경영 공백에 따라 직무대행에 선임된 후, 그해 9월 은행장으로 선임돼 2021년 3월까지 은행장 임기를 지냈다. 

빈 회장은  미래채널본부장을 역임한 경력을 바탕으로 부산은행장 시절 지역은행 최초의 모바일 뱅크 애플리케이션(앱) ‘썸뱅크’를 출시, 디지털 금융으로의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역량을 입증했다. 디지털 금융에 대한 체계적인 경영전략과 함께 온·오프라인을 연결하는 옴니채널 구축과 창구업무 페이퍼리스 추진 등의 성과를 주도했다. 

또한, 부산상고-부산대-동아대 출신의 역대 회장들과 달리 학연‧지연이 없어 취임 때부터 내부 지지가 탄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경영혁신부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은행장실 개방 행사, CEO와 함께하는 호프데이 및 문화행사 개최, 혁신조직인 알파리더 등을 운영했던 경험으로 회장 임기 이후에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온화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 ‘충당금 적립’ 여파 상반기 실적 타격, ‘밸류업’으로 극복 나서

BNK금융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2495억원을 거둬들여 직전 분기인 지난해 4분기 당기순손실 247억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1분기 비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은행의 자영업자‧개인신용대출 부실에 대비하기 위해 충당금을 반영하며 손실이 반영됐음에도 실적은 전년보다 2.8% 감소에 그쳐 선방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금융정보 분석 기업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BNK금융의 올해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9% 늘어 2198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부동산 PF 여파가 지속되면서 추가 충당금 적립과 함께 계열사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의 연체율 상승으로 BNK금융의 충당금 전입액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 1분기 충당금 전입액은 전년보다 32.7% 증가한 1658억원이다. 시장에서는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약 5400억원의 추가 충당금 적립을 예상하고 있다. 합산하면 올해 쌓은 충당금만 총 7000억원을 상회한다는 것이다. 

권재중 BNK금융 부사장(CFO)은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충당금과 관련 “1분기에 1658억원이 적립됐기 때문에 남은 기간 5400억원 정도를 감안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보수적으로 잡은 숫자인 만큼 이보다 아래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BNK금융은 부동산PF발(發) 실적 부진이 예견되는 상황에서도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환원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빈 회장은 이달 1일 자사주 1만주(8190만원)를 장내 매수했다. 이로써 빈 회장의 보유주식 수는 5만1885주다. 앞서 빈 회장은 지난 2월 6일에도 자사주 1만주(7562만원)을 매수한 바 있다. 

BNK금융이 자사주 매입에 적극 나서면서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의 기대감이 더해진 가운데, 밸류업 수혜주로 주목받은 BNK금융지주의 주가도 상승했다. BNK금융 주가는 최근 빈 회장의 자사주 매입 소식 이후인 지난 5일 장중 9000원에 도달했으며, 16일 종가 기준으로는 85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은 2조 7635억원 수준이다.

◆ ‘3000억원 횡령사고’ 빈대인 체제 발목…내부통제 ‘무관용 법칙’ 대응

빈 회장은 평소 수평적인 태도로 임직원 간의 소통을 중시하는 온화하면서도 합리적인 리더십의 표본이다. 은행장 시절엔 직원들에게 여러 차례 ‘CEO(최고경영자)편지’를 쓰며 성세환 전 회장의 170억원대 주가조작 사태로 흔들렸던 조직 분위기를 직접 추스렸다는 점은 그의 부드러운 리더십을 알려주는 대표적 사례다. 

하지만 지난해 경남은행 3000억원대 횡령으로 내부통제가 도마에 오르내리며 빈 회장 체제를 발목 잡는 상황에 직면했다. 이에 빈 회장은 BNK의 내부통제 강화와 개선을 골자로 ‘무관용의 원칙’까지 언급하며 엄정한 조직관리 모드로 돌입했다.

BNK금융은 지난해 8월 ‘그룹 내부통제 부분 강화 전담팀(TF)’을 구성하고, 그룹 집중형 내부통제 관리체계 구축을 위한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 첫 조직개편에서는 성장동력 외에도 투명성에 크게 방점을 뒀다. 당시 BNK금융은 금융사고 예방 등 내부통제 기능 혁신을 위해 금융권 중 최초로 전 그룹사 내 윤리경영부를 신설했다. 

또 빈 회장은 지난 10일 상반기 실적과 내부통제 점검결과를 반영한 그룹 하반기 정기 인사를 전격 단행하면서 사내 공문으로 “금융사고는 조직의 근간을 흔드는 중차대한 사안으로 재발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예외 없이 엄정 조치할 것”이라며 ‘무관용의 원칙’을 밝혔다. 

앞서 BNK금융은 지난 1일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대 횡령사고와 관련해 2021년부터 2023년 임직원에 지급한 일부 성과급을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의무’에 따라 다시 환수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BNK금융은 하반기 전략방향 핵심 키워드로 ▲내부통제 강화 ▲신뢰기반 바른경영 ▲리스크 관리로 정하고, 그룹 내부통제와 관련해 자체적으로 전면 재점검에 나선다. 

빈 회장은 ‘2024년 하반기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금융사고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하고 내부통제가 모든 업무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영업과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며 ‘금융사고 예방’과 ‘바른경영’을 강조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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