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 회장. 사진=JB금융지주
김기홍 JB금융 회장. 사진=JB금융지주

국내 금융지주를 이끄는 수장들은 정해진 임기 동안 성과를 평가받는 입장이다. 경영 성과에 따라 연임 여부가 갈릴 정도라 평가에 민감하다. 하지만 사실 최고경영자(CEO)의 경영 스타일은 제각각이라 같은 상황에서도 다른 결과를 마주하기 마련이다. 파이낸셜투데이는 현 금융지주 회장들의 경영 리더십을 ▲실적 ▲조직 ▲내부통제 ▲디지털 ▲글로벌 5개 부문으로 나눠 분석했다. (편집자 주)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은 2019년 처음 회장으로 취임해 2022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2025년 3월 30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3연임' 기로에 섰다.

김 회장은 1999년부터 2001년까지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를 지낸 관료 출신이며, 2001~2005년 충북대학교 국제경영학과 교수, 2005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2007년 KB금융지주사 설립기획단장, 2014년 팬아시아리컨설팅 대표이사 등을 거쳐 2014년 JB자산운용의 대표이사를 맡으며 JB금융그룹에 발을 들였다. 

취임 때부터 '작지만 젊고 강한 강소금융그룹'을 선언하며 내실 강화에 주력했다. 동시에 금융권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디지털'도 JB금융 내부에서는 기존 JB금융과 180도 다른 경영전략을 구사한다는 평가와 더불어 김 회장의 경영철학을 보여주는 행보로 주목받았다. 

◆ 임기 5년간 순이익 2배 성장…김 회장 '3연임' 무게 실려

김 회장은 취임 후 '작지만 강한 강소금융그룹'의 정체성을 재차 강조하며 비용 효율성을 높이고,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이러한 변화는 실적에 반영됐는데,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과 총자산순이익률(ROA)에 잘 드러난다. 

김 회장의 취임 직전인 2018년 말 9.1%에 불과하던 ROE는 2019년 1분기만에 10%를 넘겨 13.8%까지 높아졌다. 같은 기간 ROA는 0.68%에서 1.10%로 상승했다. 국내 대표 금융지주의 ROE가 10%, ROA가 0.7% 안팎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의미있는 지표로 해석할 수 있었다는 게 당시 업계 내 주된 시각이었다. 

취임 첫해 JB금융 실적은 전년보다 1000억원 이상 늘어난 3419억원을 기록했다. 이어 2020년 3635억원 2021년 3066억원 2022년 6010억원을 기록해 연임 전까지 매년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코로나19로 세계적으로 경영 하방 압력을 받는 가운데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이면서 연임으로 이어졌다. 이후 지난해 말에는 연간 당기순이익 5860억원을 거뒀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JB금융은 34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취임 첫해 기록한 연간 실적을 반기 만에 안정적으로 거둬들이도록 체급을 키웠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경영 성과면에서 김 회장의 3연임에 더욱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 경영 효율성 제고後 신사업 역량 강화…단계적 조직관리 

JB금융은 김 회장 의도에 따라 '작지만 강한' 강소금융 기조를 유지 중이라고 잘 알려졌다. 이를 위해 취임 초기에는 경영 효율성을 제고시켜 수익구조를 안정화시키고, 이후엔 안정적인 재무관리를 기반으로 신사업 역량을 강화해 미래 성장 동력을 구축하는 방향으로 조직을 움직이고 있다. 

김 회장은 2019년 4월 조직을 슬림화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지주회사 임직원을 파격적으로 줄인 것에 더불어 지주사 조직을 4본부 15부에서 4본부 10개부로 슬림화하고, 인원 30%를 영업점으로 발령시킨 것이다. 당시 JB금융 관계자는 "조직개편 이후 지주사 예산이 30% 이상 절감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경영 효율성을 제고시킨 이후엔 지속적인 재무 관리·디지털·핀테크 등 신사업 육성에 방점을 둔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JB금융은 지난해 경영기획본부 산하에 재무분석팀을 신설하고 DT본부를 미래성장본부로 재편해 디지털, 글로벌 신사업 업무를 한 곳으로 집결시켰다.

다만, 올해는 별도의 조직개편이 없었다. 지난해 취임한 송종근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을 필두로 재무라인의 안정성과 역량을 강화시키고, 신사업 부문의 성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재편된 미래성장본부에서는 지난해 7월 핀테크 기업 '핀다' 지분을 인수하고 지분을 취득하는 등 성과를 가시화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경쟁력 있는 비대면 디지털 상품을 개발하고, 대안신용평가(CSS) 모델을 개발해 제휴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해엔 디지털 금융의 대표격인 인터넷전문은행 토스뱅크와 제휴를 맺어 광주은행의 취약 고객층인 20~30대 젊은층 고객 유입 경로를 확보했다. 그해 연말엔 외국인 해외송금 플랫폼인 ‘한패스’와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을 취득해 2대 주주에 오르는 행보도 보였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