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18개 은행, 올 상반기 이자수익 131조원 육박
5대銀, 지방·특수·인터넷銀 이자수익보다 ‘2배’ ↑
“금리 인하되지 않으면 이자수익 증대 당연한 수순”

한 시민이 은행 앞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광고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시민이 은행 앞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광고 현수막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은행업권이 가계대출로 막대한 이자수익을 올린 가운데, 최근 가계대출의 단기간 급등세가 나타나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은행업권을 주도하는 5대 시중은행이 지난해 거둬들인 이자수익만 1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은행권 가계대출은 20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배(400%)나 급등했다. 1분기만 해도 평균 1조1600억원이던 가계대출은 2분기 들어서 평균 5조6000억원대로 증가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주담대)는 26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5.6% 증가했다.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대출), 상업용부동산(상가·오피스텔 등) 담보대출, 기타대출(예·적금담보대출, 주식담보대출 등) 등으로 구성되는 '기타대출' 항목이 전년 대비 5조 9000억원 줄었음에도 총 대출액은 증가한 것이다.

2022년 연중 주담대 20조원을 넘어서는 수치를 절반의 기간인 반기(6개월) 만에 기록했다. 특히 가계대출의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담대는 5월부터 지난달까지 달마다 1조원 이상 늘어나,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은행업권 전반에 걸친 금융당국 감시도 삼엄해졌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은행권 가계대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첫 현장점검 대상은 주요 시중은행 중 가계부채 증가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이다. 금감원은 KB국민은행을 비롯해 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시중은행과 카카오뱅크를 대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이행 여부와 우회 대출 사례를 집중 점검하겠단 방침이다. 

실제 은행권은 금리 상승기에 가계대출로 130조원이 넘는 이자수익을 거뒀다.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각 은행별 경영현황 공개 보고서(5월 말 기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주요 18개 은행은 51조6000억원의 가계대출을 포함해 131조원의 이자수익을 달성했다. 이중 5대 시중은행 이자수익만 91조2078억원으로 약 100조원에 이르렀다. 이는 지방은행과 특수은행, 인터넷은행의 이자수익을 합친 40조998억원의 2배에 달한다.

은행별 연간 이자수익은 ▲KB국민은행 21조294억원 ▲신한은행 18조591억원 ▲하나은행 18조6619억원 ▲우리은행 16조9818억원 ▲NH농협은행 16조4756억원 ▲IBK기업은행 16조8272억원 ▲부산은행 3조4588억원 ▲SC제일은행 3조1569억원 ▲iM뱅크 3조857억원 ▲Sh수협은행 2조5758억원 ▲경남은행 2조3287억원 ▲카카오뱅크 2조689억원 ▲씨티은행 1조5455억원 ▲광주은행 1조4824억원 ▲전북은행 1조1996억원 ▲토스뱅크 1조1436억원 ▲케이뱅크 8741억원 ▲제주은행 3526억원 순으로 많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의 신호에 따라 주담대가 크게 늘어나면 은행의 막대한 이자수익으로 귀결된다”며 “금리가 인하되지 않는 한 이자수익이 늘어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시중은행은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금융당국 주문에 주담대 금리를 인상 조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가계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기 위해 금리를 인상한 게 오히려 어려운 시기 은행들 배만 더욱 불리게 될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하나은행은 이달 1일부터 주담대 감면금리 폭을 최대 0.20%p(포인트) 축소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 가계 부동산담보대출(혼합형‧변동형) 가산금리를 0.13%p 인상한 지 일주일 만에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최대 0.2%p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12일부터 5년 변동 주기형 아파트 담보 주담대와 2년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의 금리를 0.1%p씩 올렸으며, 신한은행은 이날부터 5년 변동 주기형 주담대 상품 금리를 0.05%포인트 인상한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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