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아이엠(iM) 증권 본사 모습. 사진=조송원 기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아이엠(iM) 증권 본사 모습. 사진=조송원 기자

한국신용평가가 올해 상반기 증권사의 실적을 점검한 결과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실적 양극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아이엠증권(전 하이투자증권), SK증권, 상상인증권 등이 상반기 순손실을 나타냈으며, 여기에 한화투자증권과 BNK투자증권도 2분기 순손실을 냈다.

30일 한국신용평가 금융1실은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하나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아이엠증권, 신영증권, 현대차증권, BNK투자증권, IBK투자증권, 유진증권, DB금융투자, 부국증권, SK증권, 한양증권, 상상인증권 등 신용등급을 부여한 24개 증권사의 상반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대형사 9개사 중 7개사가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중소형사는 15개사 중 아이엠, SK, 상상인증권 등 3개사가 올해 상반기 순손실을, 5개사(한화, 아이엠, BNK, SK, 상상인증권)가 2분기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아이엠증권이 연결 기준 약 814억원으로 상반기 가장 큰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어 SK증권은 535억원, 상상인증권도 약 21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대형사와 중소형사간의 실적 양극화가 심화된 주요 원인으로 ▲부동산금융 관련 상이한 대손부담 수준 ▲포트폴리오 다각화 수준에 따른 투자중개, 기업금융(IB), 운용 부문 이익창출력 차이 등이 언급됐다.

특히, 부동산금융 관련 대손부담에서 증권사 규모에 따른 차이가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증권사에선 지난해 4분기부터 선제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대손충당금을 강화된 기준으로 인식했다. 이에 따른 대형사의 지난해 4분기 IB(기업금융) 수익 대비 충당금 순 적립액 비중은 대형사 합산 기준 154%다.

반면, 중소형사의 수익 대비 충당금 순 적립액 비중은 합산 기준 119%에 그쳐, 대형사의 IB 수익 대비 충당금 순 적립액 비중이 중소형사 대비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PF 익스포져(위험노출액)의 경우, 중후순위 비중이 높아 질적 구성이 열위하고, 비교적 충당금 기적립 수준이 낮은 중소형사(합산 기준)의 경우 대형 증권사는 2022년 대비 지난해 충당금의 순 적립액이 대형 376% 늘어날 동안 중소형 증권사는 153%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올해 중소형 증권사의 대손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 중소형사(합산 기준)의 올해 상반기 충당금 순 적립액은 5108억원으로 전년 동기(2665억원) 대비 92% 증가했다.

이익창출력에서도 차이가 극명했다. 올해 상반기 대형사 합산 기준 영업순수익은 8조300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영업순수익 6조9000억원 대비 증가했으며, 투자중개, 자산관리, IB, 운용부문 등 전 사업에 걸쳐 영업순수익이 증가했다.

반면 중소형사의 경우 IB 부문의 대부분이 부동산금융으로 이루어져 있고, IB 또는 운용부문으로 사업포트폴리오 쏠림이 있는 편이었다.

한신평은 “투자 중개 시장 성장의 수혜와 전통적 IB(ECM, DCM 등)시장 회복을 통한 실적 개선은 대형사 중심으로 한정되어 나타났다”며 “중소형사의 투자중개 부문 및 IB 부문 영업순수익은 증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운용 부문 또한 금리 하락으로 채권 평가손익 개선 영향이 존재한 것으로 파악되나, 중소형사는 운용부문 또한 이익이 감소해 전반적인 이익창출력 약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 규모별 분기별 대손 부담. 차트=한국신용평가
증권사 규모별 분기별 대손 부담. 차트=한국신용평가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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