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명예회장 매매 내역, KB증권에 제공 요청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거래소 건물 전경 사진=파이낸셜투데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있는 한국거래소 건물 전경 사진=파이낸셜투데이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한국앤컴퍼니의 공개매수 과정 관련 시세 조종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 특별 심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이달 들어 한국앤컴퍼니 지분 288만3718주(3.04%)를 취득하며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우호 지분으로 등장한 아버지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에 대한 거래내역을 KB증권 측에 요청했다.

KB증권 삼성동금융센터와 압구정지점에서 조 명예회장의 주식 매매를 대행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거래소는 해당 지점에 매매내역을 요청하고 시세조종 의도가 있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특별 심리는 시세조종 혐의를 들여다보기 위한 시장감시 행위다. 일반심리는 시장감시위원회 시장감시부에서 자체적 심리가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진행하는 한편 특별심리는 사건이 중대할 경우 검찰,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착수한다.

앞서 6일 금융감독원 역시 "한국앤컴퍼니 공개매수 전 거래량이 평소보다 많이 늘어났다"며 "어떤 계좌가 매수했는지, 문제가 있는지 등을 살펴보는 중"이라고 선행매매에 대한 조사 여부를 밝힌 바 있다.

선행매매는 특정 종목을 미리 매수해 보유한 사실을 숨기고 우량 종목을 매수 추천해 주가가 오르면 매도해 시세차익을 얻는 사기적 부정거래 행위다.

한국거래소 측은 이와 관련해 말을 아꼈다. 시장감시위원회 시장감시본부의 한 관계자는 “특별심리 건과 관련해 대외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전했다.

앞서 사모펀드(PEF)MBK파트너스는 오는 25일까지 진행되는 공개매수를 통해 그룹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를 사들여 경영권을 확보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적극적인 공개매수를 위해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까지 공개매수가를 끌어올리는 등 시장의 관심을 끌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공개매수를 통한 경영권 확보는 실질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 매수 심리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1일 2만2500원까지 종가를 형성했던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20일 종가 기준 1만7700원까지 하락했다.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고문, 차녀 조희원 씨에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까지 MBK파트너스 연합을 형성하며 30.35%를 확보한 상태로, 46%대인 조현범 측과의 지분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이다. 지난 9월 기준 약 3.8%(360만주)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지분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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