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 조 회장 경영권 방어 성공에 힘 실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왼쪽)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 사진=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왼쪽)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 사진=한국앤컴퍼니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이 조양래 명예회장의 연이은 우호 지분 취득 행렬에 사실상 46%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여기에 사모펀드가 나선 M&A에 동참한 바 없는 국민연금의 지분 3%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명예회장은 11일부터 18일까지 6거래일간 꾸준히 보유 지분 3.04% 늘리며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하고 나선 양상이다.

조 명예회장은 11일 150만주를 취득한 데 이어 12일 50만3523주, 13일 24만8195주, 14일 4만9000주, 15일 6만주, 18일 22만3000주 등 총 288만3718(3.04%)를 취득하며,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와 조 명예회장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이사장, 차녀 조희원 씨 연합과의 지분 경쟁에 참전했다.

MBK파트너스는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를 통해 공개매수에 나선 가운데 2804만3859주(29.5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조현식 고문 지분 1797만4870주(18.93%)와 조희원 씨 지분 1006만8989주(10.61%)을 합친 물량으로, 18일 벤튜라 측은 주식 공동 보유에 대해 공시했다.

우선 기존 42.03%의 지분을 지녔던 조현범 회장의 우호 지분이 점차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며 경영권 방어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기존 42.03%의 본인 지분에 조 명예회장의 지분 3.04%, 효성첨단소재 역시 한국앤컴퍼니 주식 14만6460주(0.15%) 취득 사실을 공시하며 의결권 공동 행사를 목적으로 한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조 명예회장은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여기에 조 회장의 백기사로 알려진 에치와이(hy) 지분 약 1%(추정치)를 더하면 약 46.22%에 달한다. 여기에 특별관계자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신양관광개발(0.02%)을 포함하면 우호 지분 포함 조 회장 측 지분은 46.24%다.

조 이사장(0.81%)이 MBK파트너스 측의 우호지분으로 더해졌지만, 조현식 고문 등 MBK 측 물량을 다 합쳐도 30.35%에 불과해 공개매수로 얼만큼의 지분을 시장에서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지난 15일 장 마감 뒤 MBK파트너스는 공개매수가를 기존 2만원에서 2만4000원으로 올려 시장의 관심을 또 한번 이끌어냈다. 공개매수 마감일도 기존 24일에서 25일로 연장하는 강수를 뒀다.

이에 공개매수에 참여하고자 하는 개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당시 종가 1만5850원이었던 주가는 전일 대비 11.67% 올라 1만7700원에 형성됐다.

MBK가 초강수를 뒀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선 여전히 조현범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조 회장 측은 우호 지분 포함시 약 46% 이상을 확보한 상황이라 여기서 약 4% 가량만 확보해도 경영권 방어에 필요한 지분 50%를 충족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의 지분 3%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여태까지 국내 기업에 대한 사모펀드의 적대적 M&A에 국민연금이 참여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보유한 3% 지분에 대한 의결권마저 한국앤컴퍼니로 향한다면 MBK파트너스가 공개 매수에 온갖 수단을 들고 나선다고 해도 공개매수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미온적일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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