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선회하는 민주당?...금투세 폐지 입장 접나
여론 업고 압박 나선 국민의힘

지난 6월 국회 국민동의청원 '금투세 폐지' 청원.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지난 6월 국회 국민동의청원 '금투세 폐지' 청원. 사진=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 캡처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에 ‘금융투자소득세(이하 금투세)’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그동안 ‘금투세 폐지’를 줄기차게 주장했던 민주당은 미국·중동발 쇼크‘로 국내 주식시장이 급락하면서, ’일부 동력을 상실한 것 아니냐‘는 비판에 놓였다.

실제로 지난 6일 ’주식시장 급락‘을 경험한 개미투자자들은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의 SNS를 찾아서 항의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앞서 진 정책위의장은 금투페 폐지에 반대한 바 있다.

이날 진 의원의 SNS에는 “금투세를 시행한다고 국장 체력을 쓰레기로 만들어놓더니 국장이 폭락했다”며 “왜 대통령 탓을 하냐”라는 글이 있었다. 또 “금투세로 주식이 폭락하면 책임진다고 했으니 책임져라”라는 글과 “그렇게 자신만만하더니 토론회를 왜 미루냐”는 등의 비판성 글이 가득했다.

이와 관련, 진 정책위의장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시장은 비상상황인데 필요하면 대응하겠다니 인식이 참으로 안일하기 짝이 없다”면서 “1400만 개미투자자들이 이렇게 위급할 때 대통령은 대체 어디있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입장 선회하는 민주당?...금투세 폐지 입장 접나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20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김두관·김지수 대표 후보(왼쪽부터)가 나란히 앉아 손뼉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20일 제주시 한라체육관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김두관·김지수 대표 후보(왼쪽부터)가 나란히 앉아 손뼉을 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주식시장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금투세 폐지‘에 대한 여론이 비등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은 ’금투세 유예‘ 아닌 ’금투세 완화‘로 방향을 잡은 모습이다.

그간 ’금투세 폐지‘를 반대했던 이재명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토론회에서 “5년 동안 연간 5000만원, 2억5000만원을 벌어야 세금 대상인데, 이걸 연간 1억원 정도로 올려서 5년 동안 5억원 번 것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주자는 것”이라면서 “(금투세) 전체를 폐지하면 고소득자들의 세금이 빠져나가니까 그건 그대로 과세하되 이런 조정을 하자는 거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민주당 내에서는 소관 상임위인 기획재정위원회를 통해 ’금투세 완화 패키지 법안‘을 준비 중이다.

개정안은 현행 5000만원인 기본공제액을 1억원으로 상향하고 건강보험료 산정 시 금융투자소득 제외, 부양가족에 대한 인적공제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여론 업고 압박 나선 국민의힘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신임 지도부 초청 만찬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투세‘에 대한 여론이 형성되면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야당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한동훈 대표는 “이번에야말로 금투세 폐지에 대해 초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증시는 심리적 요인이 많이 반영되는데 금투세 폐지 같은 이벤트는 대개 6개월 전부터 반영된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폭락 때문이라도 금투세 폐지에 대한 초당적 입장을 정해야 한다”며 “세계 증시가 불안한 상황으로 가는데 대한민국만 이렇게 큰 주가 하락의 모멘텀을 만들 수 있는 금투세를 유지한다면 ’퍼펙트스톰‘이 만들어지고 그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주식 시장 변동이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금투세 폐지 논의를 더 지체할 수 없다”며 “여야가 지금 당장 협상에 착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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