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빌리티·밥캣 업고 실적 안정화…누적 영업익 1兆 돌파
박정원 회장 및 경영진, CES2024 총출동해 미래 방향성 모색

박정원 ㈜두산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파이낸셜투데이가 주관하고 에프앤가이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2023 올해의 CEO’ 상사/자본재 부문에 박정원 ㈜두산 회장이 선정됐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두산에너빌리티 경영악화로 인해 심각한 유동성 위기에 처했던 두산그룹은 그해 3월 산업은행에 긴급 자금을 요청하고 23개월간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골프장 클럽모우CC, 동대문 두산타워,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솔루스 등 핵심 자산을 차례로 매각했다. 사세는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2019년 18조원대였던 매출은 2021년 12조원대로, 영업이익은 12조원대에서 9000억원대로 내려앉았다. ‘껍때기’만 남았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두산그룹은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2월 말 채권단 관리체제에서 조기 졸업하더니, 2022년 영업이익 1조원대를 회복한데 이어,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조1699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누적 매출은 13조8582억원, 당기순익은 3933억원이다. 매출의 경우 전년 동기보다 14.6% 늘어났다.

부활의 핵심은 발전설비와 담수설비를 취급하는 계열사 두산에너빌리티와, 건설기계 계열사인 두산밥캣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탈원전 정책 폐기와 신규 원전 수주 등에 힘입어 일감을 크게 늘렸다. 올해 3분기까지 올린 수주고는 5조9000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 4조7901억원에 비해 23.2%(1조1099억원)이 증가한 수치다. 특히 2조9000억원 규모의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공급계약 체결 등으로, 1분기에만 4조4300억원어치를 수주하며, 연간 수주 목표(8조6000억원)의 절반을 채웠다. 올 9월 말 누적 신규 수주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5조2551억원이다.

내년에는 해외 원전 시장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가 한국수력원자력 등과 ‘팀코리아’를 구성해 수주를 추진해 온 체코 원전이 내년 3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며, 튀르키예와 폴란드, 아랍에미리트(UAE), 영국,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도 수주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클럽’에 가입한 두산밥캣은 올 하반기 또 한번 최대 실적 경신이 예상된다. 주력 시장인 북미의 건설경기 호황으로 주택 건설 산업이 활황을 보이면서 건설장비 수요가 급증한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두산밥캣의 농업·조경용 소형장비(GME)를 포함한 소형 건설기계와 포터블파워, 지게차 등 산업차량 전 제품군에서 판매량이 고루 증가했다.

두산밥캣은 이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8번째 생산거점으로 멕시코를 선택하고,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 지역에 약 3억달러(4000억원)을 투자해 신규 공장을 짓기로 했다.

약 6만5000㎡ 규모의 몬테레이 신공장은 두산밥캣의 대표 제품 ‘M-시리즈’ 로더를 생산해 북미 지역에 공급하게 된다. 현재 해당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미국 노스다코타주의 그위너 공장은 프리미엄 라인 ‘R-시리즈’ 로더 생산에 집중할 계획이다.

두산밥캣은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총 7억9585만달러(약 1조446억원)을 투자해 ▲제관·조립 품질 향상용 설비 개선 ▲양산시설 구축 ▲연구개발(R&D) 설비 구입 등에 쓰기로 했다.

박 회장은 박지원 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함께 다음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4’를 찾아 글로벌 기업 부스를 방문하고, 미래 사업 방향을 모색한다. 박 회장의 CES 방문은 2020년에 이어 4년 만이다. 김도원 ㈜두산 CSO(최고전략부문) 사장과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 등 경영진도 힘을 보탠다. 이들은 CES 개막 하루 전 개최하는 프레스 콘퍼런스에 연사로 나서 무탄소 에너지솔루션과 AI 및 무인자동화를 적용한 최신 기술을 선보인다.

두산은 이번 CES에서 780㎡ 규모로 전시장을 운영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SMR 주기기 제작 경쟁력과 무탄소 발전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터빈을 선보이고, 사용후 배터리 재활용, 풍력블레이드 재활용, 바이오가스수소화 등 친환경 기술들을 함께 소개할 예정이다.

두산밥캣은 인공지능(AI) 기반으로 주행하는 무인·전기 콘셉트 장비를 이번 전시회에서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AI 기술을 활용한 소프트웨어와 로봇 솔루션을, ㈜두산의 미국 자회사인 하이엑시엄은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양성자 교환막(PEM) 수전해 시스템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필

▲1962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보스턴대학교 경영학 석사(MBA)

▲1985년 두산산업(현 ㈜두산 글로넷BU) 입사

▲1997년 오비맥주㈜ 상무

▲1999년 ㈜두산 대표이사 부사장

▲2001년 ㈜두산 대표이사 사장

▲2007년 ㈜두산 부회장

▲2009년 두산 베어스 구단주

▲2012년 ㈜두산 회장

▲2016년 두산그룹 회장

파이낸셜투데이 한종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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