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0월 15일부터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 시행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사진=파이낸셜투데이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 사진=파이낸셜투데이

정부가 10월 15일부터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를 시행함에 따라 최근 증권사들이 퇴직연금 서비스 상품 개발에 힘을 쏟는 중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0월 15일부터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가 시행되면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퇴직연금 현물 이전은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때 기존 포트폴리오 그대로 옮길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엔 퇴직연금·연금저축을 증권사·금융사로 옮길 때 모두 현금화해서 옮겼지만, 현재는 상장지수펀드(ETF) 거래 기반이 갖춰진 데다 증권사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운용 수익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이 제도의 최대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예를 들어, 기존엔 퇴직연금 이용자가 원하는 금융 회사로 계좌를 옮길 시 운용 중인 투자 상품의 손실 여부와 상관없이 현금화해야만 했다. 이에 금융사마다 취급하는 상품이 다르고 현금만 옮길 수 있다는 제한 사항 때문에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아닌 상품이나 저렴하게 잘 산 상품도 중도 해지한 자금으로 현금화해야 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를 보완해 정부가 만든 퇴직연금 현물 이전 제도가 시행되면 증권사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증권사들도 퇴직연금과 관련된 상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DC·IRP 적립금 26조원↑…업계 ‘1위’

앞서 지난달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의하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의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개인형퇴직연금(IRP) 적립금은 업계 처음으로 26조 6127억원을 돌파했다.

DC형 퇴직연금의 경우 기업의 퇴직연금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되고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이 운용 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것을 말한다. IRP는 재직 중 근로자가 여유 자금으로 추가로 낸 가입자 부담금·중간 정산금이며, DB형 퇴직연금은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이 현행 퇴직금제도와 같은 금액으로 사전에 정해져 있는 것을 말한다.

미래에셋증권의 경우 확정급여형(DB)을 제외한 DC·IRP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액이 약 1조 1528억원을 넘어서 전체 적립금 규모·증가액이 업계 1위를 나타냈다. 미래에셋증권의 DC·IRP 퇴직연금 적립금은 증권사 중에서 39.1%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미래에셋증권은 로보어드바이저(RA)와 미래에셋 포트폴리오(MP) 구독, 개인연금 랩 등 타 증권사와 차별화된 다양한 연금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세계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 자산운용 추세를 신속하게 파악해 연금 자산 관리에도 적용함으로써 실적 배당 상품 중심의 적극적인 투자·운용을 이어가고 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하반기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퇴직연금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며 이를 개인연금으로 확대할 예정”이라며 “퇴직연금 RA 서비스는 앞서 2022년에 회사에서 출시한 이용자 맞춤형 자산 관리 서비스”라고 밝혔다.

이어 “이 서비스는 성장형·성장 추구형·위험 중립형·안정 추구형·안정형 등의 5가지 투자 유형의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며 “동일 유형이라도 이용자별 가입 시점·매매 명세·계좌 잔고 현황에 따라 이용자에게 다른 포트폴리오가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KB증권은 2분기 들어 퇴직연금 원리금보장 상품인 DB·DC·IRP 등 3개 부문에서 증권 업계 1위를 차지했다. 12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퇴직연금 비교공시 기준 ▲DB는 4.7% ▲DC는 5.25% ▲IRP는 5.8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밖에도 ▲교보증권 ▲대신증권 ▲신한투자증권 ▲삼성증권 ▲현대차증권 ▲하나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등도 퇴직연금 서비스 상품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키움증권은 5월 퇴직연금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조성해 내년을 목표로 퇴직연금 사업성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부터 개인형 퇴직연금(IRP)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며, NH투자증권도 퇴직연금 현물이전 시행에 맞춰 로보어드바이저 도입과 고객 관리 체계 정비 등을 준비하고 있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