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 세번째)와 임원 5명이 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신수정 기자
남기천 우리투자증권 대표이사(왼쪽 세번째)와 임원 5명이 5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TP타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사진=신수정 기자

우리투자증권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홍콩H지수) 편입 주가연계증권(ELS) 손실사태와 같은 금융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우리은행에 브로커리지(위탁매매)되는 파생상품을 직접 선별해 넘기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리은행이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ELS 판매를 지속하고 있어 ‘홍콩 ELS 사태’가 재현될까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우리투자증권이 파생상품 관리 책임을 우선적으로 짊어지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이다.

그간 증권사 부재로 어쩔 수 없이 은행을 통해 파생상품을 판매하던 구조적 한계를 벗어날 거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우리투자증권은 여의도 TP타워에서 지난 1일 공식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현장에서 심기우 리테일부문 부사장은 “증권사가 없어 우리은행 창구를 통해서만 홍콩 ELS 같은 금융상품이 판매됐는데, 우리투자증권 출범에 따른 보완 계획이 있나”라는 파이낸셜투데이의 질문에 아래와 같이 답했다.

심 부사장은 “(ELS와 같은)자산들은 금융시장 폭이 하락하면 손실을 가져갈 수밖에 없다”며 “운용사가 이를 정상적으로 인지하고 잘 설명해 판매했는가 혹은 은행이 단독적으로 판매 역할만 했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전달이 잘 안된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며 “증권과 은행이 잘 결합 된다면, 증권 쪽에서 (상품을) 선별해 고객에게 전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이 우리은행에 ELS·DLF(파생결합펀드) 등 파생상품의 위탁매매를 넘기기 전에,해당 금융상품의 위험도를 분석하고 상품 판매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이와 관련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ELS라는 상품 자체가 증권사에서 개발해 공급하는 영역이다 보니까 저희 쪽에서 스크리닝(개별 사업에 대해 사업 내용 및 지역 특성 등 정보를 수집해 그 사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추정하고 그 사업이 세부적인 환경 영향 평가를 받을 대상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을 강화해 선별하고, 은행 고객에게 맞는 수준의 상품으로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봐달라”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외에도 우리은행을 통한 ELS 판매를 지속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파생상품 판매 채널의 구조적 한계를 벗어났지만, 당분간 이 같은 기조는 계속될 것이란 게 업계 지배적인 관측이다. 

우리은행은 최근까지도 일본 니케이225 지수를 추종하는 ELS 상품을 판매 중이다. 은행권이 지난해 연말 일제히 홍콩 ELS 손실 급증을 기점으로 전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것과 대비되는 행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출범 극초기라 세분화된 조직과 실무 배치가 선행과제인 시기”라며 “올해까지 은행에서 ELS 판매를 완전 분리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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