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야당 집중 질타…“정부 외교·국방 정책 미리 알고 활용했나” 의심 정황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22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를 듣고 있다. 사진=신수정 기자

김병환 금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해당 인사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 (금융위 조사 명령이 필요한지) 판단하기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선 민병덕·김용만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 등 범야당 의원들은 김 후보자에게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을 집중 질의했다. 

의원들은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株)로 꼽혀 지난해 주가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주가조작 세력의 개입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하루평균 100만주 정도의 거래량을 보이던 삼부토건 주가는 지난해 5월 19일 4073만주로 40배나 급등했다. 이후 사흘 뒤인 22일 우크라이나 글로벌 재건 포럼에 임원진이 참석했다는 기사가 보도됐다. 당시 연이틀 상한가(일일 가격 제한 폭 최상단)를 찍었다. 지난해 5월 19일 주당 1000원대이던 삼부토건 주가는 당해 7월 17일 장중 5500원까지 5배나 오르기도 했다. 

또한, 정부 외교‧국방 정책 집행, 정부 인사의 활동이 삼부토건 주가 폭등 시점과 겹치면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부터 김건희 여사 일가와 삼부토건의 친분이 다시 주목을 받았다. 

민 의원은 “(2023년 5월) 22일 언론 보도가 났는데 어떻게 (발표 전인) 19일에 거래량이 40배 늘어날 수 있냐”면서 “(2023년 5월) 14일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핵심관련자인) 이종호 전 블랙펄 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포함된 ‘멋쟁해병’이라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는 말이 나오고, 김건희 여사가 16일 우크라이나 대통령 부인을 만났는데 이 시기 집중적으로 누가 사고팔았는지 조사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김 의원 역시 “삼부토건 주가가 지난해 5월 19일 1000원대에서 같은 해 7월 21일 5배가 오르는 과정에서 공시 내용을 보면 삼부토건은 우크라이나 재건에 있어 실질적 활동을 하는게 없어 보인다”며 “카카오톡 대화방 ‘멋쟁해병’ 관련 의혹이 나온 상태에서 합리적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신 의원은 “주가조작 세력에 의해 기획된 주가조작은 4가지 전제조건이 있는데 ▲선행매매가 가능하도록 주가 변동폭이 크지 않아야 하고 ▲주가 폭등을 시킬 호재가 단시간에 집중되어 거래량이 폭증 ▲개미투자자가 따라붙을 수 있도록 분명하고 강력한 신호가 존재해야 하며 ▲이렇게 진행되는 동안 기존 대주주는 반대공시를 하거나 호재공시를 하지 않고 ‘입·꾹·닫’하고 있어야 한다”며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 이러한 전제조건에 부합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 의원은 “정부의 외교정책을 미리 알고 활용한 게 아닌지 매우 의심이 되는 상황”이라며 “주가조작 범죄 주범이 ‘삼부토건’을 언급하고 준비시킨 정황을 고려하면,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서 자본시장조사단과 금융감독원의 즉각적인 조사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개별 사안에 대해 제가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지금 언급된 정보만으로 이상하다 아니다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고, (현재 이상거래 감지) 시스템으로 정말 그런 문제가 있다면 시스템으로 적발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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