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임‧대체투자 등 자산운용업 ‘출사표’
현대차, 지난해 5대 그룹 중 토지자산 25조 넘어 ‘최대’

현대커머셜 사옥. 사진=현대커머셜 홈페이지 캡처
현대커머셜 사옥. 사진=현대커머셜 홈페이지 캡처

현대커머셜이 현대자동차그룹(현대차그룹) 계열사의 고유자금 운용과 투자일임을 목적으로 자산운용사를 설립한다.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사옥‧공장과 부지 등 고정관리비를 줄임은 물론, 절세 효과도 노린 게 아니냔 해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커머셜은 자산운용사 ‘현대에셋투자운용(가칭)’ 출범을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원회 인허가를 받지 않았지만, 자산운용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자산운용사는 크게 ▲집합투자 ▲투자일임 ▲신탁 ▲자산관리로 분류된다. 현대커머셜은 이중 자본시장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따르는 투자일임업자 성격으로 인허가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 유일한 산업·기업금융 기업인 현대커머셜은 현대에셋투자운용 모회사이자 사실상 그룹의 중간 금융지주사 역할을 맡는다.

금산분리(금융·산업 분리) 원칙 따라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삼성‧한화그룹 대신에 자산운용사를 대신 관리하는 삼성생명(삼성자산운용),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업계에선 현대에셋투자운용이 현대커머셜보다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기아 등 계열사의 고유자금을 일임 받아 운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나아가 부동산, 인프라, 사모투자 등을 취급하는 대체투자 전문 하우스 ‘현대리얼에셋투자운용(가칭)’를 추가로 출범한다거나 리츠(REITs, 부동산투자회사)까지 영역을 넓힐 것이란 시각도 있다. 

투자부동산 중 리츠는 주식시장에 발을 걸치고 있어 상장(IPO)을 통해 분리과세가 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또한, 회사의 우량 부동산을 유동화하는 데 용이하고 거래 대부분이 만기가 정해지지 않아 소유권도 장기간 유지할 수 있다. 이에 주로 대기업군에서 부동산 자산관리 창구로 활용된다.

현대커머셜은 기존에 부동산개발업, 부실채권(NPL)투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기업 대출, 인수금융 등 사업을 영위해 이 같은 해석에 더 무게가 실린다.

한 부동산투자업계 관계자는 “현대커머셜이 투자를 일임한다면, 금융 포트폴리오를 갖추려는 목적이 아니라 현대차그룹과 계열사로부터 자금을 받고 월세 등 고정비용 관리와 투자수익을 남기려는 목적으로 생각된다”고 귀띔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규모기업집단 자산총액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재벌그룹 중 현대차의 보유 토지자산이 25조579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17조4283억원) ▲삼성(13조8520억원) ▲SK(8조607억원) ▲LG(6조7955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1분기 토지와 건축‧구축물 등을 아우른 투자부동산 임대수익으로만 110억5800만원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커머셜 관계자는 자산운용사 설립과 관련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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