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반발에 노사 간 갈등 심화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SK증권 본사에서 노동조합원이 폭우 속에서도 점포 통폐합에 대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조송원 기자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SK증권 본사에서 노동조합원이 폭우 속에서도 점포 통폐합에 대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조송원 기자

SK증권이 최근 추진 중인 점포 통·폐합에 대해 SK증권 노동조합(노조)이 구조조정으로 인식해 반발을 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다수 신용평가사에서 SK증권에 대해 자본금 대비 지점 수가 많다는 판단을 내렸고 이와 관련한 사측의 움직임이 구체화되고 있어 주목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증권은 경영 효율화 전략 목적으로 10개의 점포를 통폐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SK증권 노조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이규동 노조위원장이 단식농성에 나서면서 반발 강도가 높아지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 3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가 SK증권에 대해 신용등급을 내리면서 SK증권은 자본금 대비 지점 수가 너무 많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이에 추가로 신용등급을 하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고 사측은 이후 점포 통·폐합 방안을 추진했다.

이에 노조는 “SK증권이 합의 없이 추진해 인력 감축을 위한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불과하다”며 반발했다.

SK증권은 연결 기준 올 1분기 59억 순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나이스신용평가(나신평)는 SK증권의 장기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단기 신용등급은 ‘A2+’에서 ‘A2’로 내렸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도 상반기 SK증권의 신용등급을 ‘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한신평) 역시도 SK증권의 파생 결합 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A-(안정적)'으로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A-(부정적)→BBB+(안정적)'으로 변경했다. 기업어음·단기사채 신용등급도 ‘A2+→A2’로 내렸다.

한신평에 의하면, SK증권의 3월 말 기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는 2962억원(우발채무·대출채권)으로 이는 자기자본의 46.6%다. 여기에 브릿지론(연계자금) 비중은 47%, 변제 순위상 중·후순위 비중은 76%를 나타내며 경영 실적에 부담 요인이다.

이규동 SK증권 노조지부장은 이와 관련 “신용평가사가 지점 수가 많다고 해당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내렸다고 볼 수 없으며 이는 증권사 내부 구조 중 극히 일부일 뿐”이라고 전했다.

SK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까지 연속으로 분기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1분기 SK증권의 매출은 472억6114만원에서 21.91% 감소한 369억712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118억2292만원에서 129억7728만원의 당기순손실로 적자 전환됐다.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SK증권 본사에서 노동조합원이 속에서도 점포 통폐합에 대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조송원 기자
18일 서울시 영등포구 SK증권 본사에서 노동조합원이 폭우 속에서도 점포 통폐합에 대해 반발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조송원 기자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SK증권지부 관계자는 “노사는 구조조정 저지 투쟁 건으로 SK증권 본사 앞에서 지속해서 피켓으로 선전 중”이라며 “앞으로 구체적인 일정을 잡아 집회도 추진할 예정”라고 전했다.

이에 SK증권 관계자는 “당사는 현재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발맞춰 경쟁력을 갖추고 이용자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 지점 네트워크를 대형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며 “노조와의 대화를 통해 현재의 갈등 상황에 대해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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