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뗀 롯데건설, 자체신용도로 공모채 시장 진입…1500억원 모집 목표
오는 19일 수요예측, 흥행 시 2000억원까지 증액…투심 악화‧신용부담 이겨내나

롯데건설 사옥.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 사옥.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공모채 시장에서 홀로서기에 나선다. 최근 2년간 모회사인 롯데케미칼을 등에 업고 발행에 나서왔지만, 롯데케미칼의 실적 악화 등으로 이번엔 자체신용도만을 내세워 공모채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돼 있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투자심리 악화와 신용부담을 이겨내고 자력 흥행을 이룰지 귀추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이날 1500억원 모집을 목표로 회사채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트랜치(tranche)는 1년 6개월물 1200억원, 2년물 3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예측에서 흥행할 경우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 공동으로 주관업무를 맡는다. 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도 채권 인수 증권사로 참여한다. 희망금리밴드는 1년 6개월물은 5.0~5.6%, 2년물의 경우 5.1~5.8%로 제시했다.

롯데건설이 자력으로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불거진 2022년 이후 최초다. 앞서 롯데건설은 PF 부실 우려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됨에 따라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에 힘입어 공모채 시장에 도전해 왔다.

앞서 롯데건설은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 신청 직후인 2022년부터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을 활용했다. 당시에는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에도 건설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악화되며 2500억원 모집 대비 1600억원에 불과한 투자수요를 거뒀다.

올해 2월에도 롯데건설은 롯데케미칼의 보증으로 4%대에 보증채를 발행했다.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 지원으로 롯데건설은 2000억원 모집 대비 3440억원의 투자수요를 모으는 등 성공적인 결과를 냈다.

현재 롯데건설의 회사채 신용등급은 A+(부정적). 여전히 ‘부정적’ 아웃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발행에서는 롯데케미칼의 지급보증 없이 자체신용도만으로 모집을 진행한다.

든든한 조력자였던 롯데케미칼이 본업인 석유화학 사업 부진으로 인해 지난달 신용등급 정기평가에서 ‘부정적’ 아웃룩을 받게 된 영향이다. 신용등급 강등 리스크가 있는 회사채는 기관투자자들이 평가손실을 우려해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다.

롯데건설이 자체 신용등급으로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조달 금리는 연 5%대로 오르게 된다. 직전 발행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 높은 수치다.

그간 롯데건설은 자체 신용등급인 A+보다 더 나은 조건에서 채권을 찍었다. 롯데케미칼이 원리금 지급보증을 하면서 AA급을 인정받은 결과다. 지난 2월에도 롯데케미칼의 신용 보강 덕에 AA급인 연 4%대 금리에서 회사채를 발행했다.

파이낸셜투데이 박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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