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우리은행

2년 전 700억원대 횡령 사고로 홍역을 치뤘던 우리은행에서 또다시 100억원대 대출금 횡령 사고가 발생했다. 수년간 반복된 금융사고로 골머리를 앓던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강화를 주무하고 신경 쓰던 중에 발생한 금융사고라, 당국의 현장검사와 그에 따른 제재조치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경상남도 김해 지점에서 100억원 상당의 고객 대출금이 횡령된 사고가 발생했다. 우리은행은 자체 모니터링 중 내부통제 시스템에 이상 징후가 포착되면서 이번 금융사고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직급이 대리인 우리은행 직원 A씨는 올해 연초부터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대출금을 빼돌려 해외 선물 등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투자 손실은 60억원가량이다. 

A씨는 지난 10일 경찰서를 찾아 범죄 사실을 털어놓으면서 경찰 조사에 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진술을 토대로 자료를 확보하는 대로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횡령금 회수를 위해 특별검사팀을 해당 지점에 급파했다. 강도 높은 감사와 함께 구상권 청구, 내부통제 절차 점검 등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철저한 조사로 대출 실행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며 “관련 직원에 대한 엄중 문책과 전 직원 교육으로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2022년 4월 우리은행 기업개선부 소속 차장급 직원이 약 712억원을 횡령한 사고가 적발돼 대규모 금융권 횡령의 대표 사례로 언급돼왔다. 이를 계기로 내부통제 강화를 약속했지만 불과 2년 만에 금융사고가 재발된 것. 이에 우리은행의 ‘내부통제 실패’에 대한 문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전날(10일) 밤 우리은행 100억원 횡령 사고를 보고받고 이르면 11~12일 중으로 현장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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