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DA ‘간암 1차 치료제’ 미승인 영향

17일 진양곤 HLB 회장이 회사 유튜브 방송에서 ‘간암 1차 치료제’ FDA 본심사 결과와 관련해 공지하고 있다. 사진=HLB
17일 진양곤 HLB 회장이 회사 유튜브 방송에서 ‘간암 1차 치료제’ FDA 본심사 결과와 관련해 공지하고 있다. 사진=HLB

제약·바이오 기업 에이치엘비(HLB)그룹에 속한 8개의 코스피·코스닥 상장사가 내림세를 나타내며 하루 만에 약 5조원이 증발했다. 이는 HLB가 개발한 ‘간암 1차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지 못한 영향이다. 증권업계에선 앞으로도 HLB 그룹 관련 주식의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HLB는 전 거래일 대비 2만100원(-29.96%) 내린 4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시총)은 6조1497억원으로 코스닥에서 4위 수준이다.

17일 HLB그룹 내 상장사인▲HLB이노베이션(-30%)▲HLB생명과학(-29.98%)▲HLB테라퓨틱스(-29.97%)▲HLB글로벌(-29.97%)▲HLB(-29.96%)▲HLB파나진(-29.95%)▲HLB바이오스텝(-29.94%)▲HLB제약(-29.87%)이 일제히 하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이로 인해 휘발된 시가총액 규모만 약 5조원에 달한다.

더불어 매도 잔량은 ▲HLB가 2116만주 ▲HLB 이노베이션이 213만주 ▲HLB 글로벌이 176만주 ▲HLB 파나진이 1만주 ▲HLB 제약이 535만주 ▲HLB 생명과학이 839만주 ▲HLB 테라퓨틱스가 622만주 ▲HLB 바이오스텝이 21만주로 나타났다.

하한가에 매도 잔량이 쌓여 있는 것은 팔 매물은 많지만, 매수 주체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HLB는지난해 5월 16일(현지 시각) FDA에 신약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지만, FDA로부터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진양곤 HLB 회장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어 “자사의 리보세라닙 관련 문제는 없었지만, 중국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관련 문제가 있었는데 답변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며 “FDA는 캄렐리주맙 제조품질관리(CMC) 실사에 대한 문제와 임상 주요 사이트 실사를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을 지적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HLB는 항서 측과 빠르고 긴밀하게 협의해 빠르게 수정·보완할 것”이라며 “신약 출시에 전념하느라 다소 미뤘던 다음 적응증에 관한 글로벌 3상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사측에 따르면, FDA는 6개월 이내에 다시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FDA가 지적한 부분을 신속하게 수정·보완해 NDA를 다시 제출할 계획이다.

HLB의 주가의 흐름에 대해 증권가에선 앞으로도 변동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장민환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HLB 그룹의 주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예상한다”며 “FDA 미승인 사유에 대해 명확한 부분을 알 수 없어 정확히 추측하기엔 어렵다”고 말했다.

장 연구원은 이어 “보통 FDA의 CRL에 대한 회사의 대안·해결책에 따라 해당 회사의 주가의 흐름이 많이 갈리는 부분이 있다”며 “제약·바이오주는 각각 개별 문제로 주가가 움직이기에 HLB의 주가의 흐름과 관련 바이오 섹터의 큰 관련성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HLB그룹에 소속된 8개 회사의 주가가 조금 더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20일 장중 HLB 그룹 중에서도 HLB 이노베이션(11.57%)과 HLB 파나진(2.93%) 등의 주가는 상승했는데 이 부분은 HLB의 미승인 건과 직접 관련성이 없는 회사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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