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270억 CB 투자...65억원 주식전환후 장내매도에 기업 주가↓
85억원 물량 사모펀드에 매각해 최대주주 변동...경영권 분쟁 돌입

사진=메리츠증권
사진=메리츠증권

코스닥 상장사 제넨바이오가 메리츠증권의 전환사채(CB) 장사로 주가 하락에 더해 경영권 분쟁까지 겪게 됐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제넨바이오 대상 전체 CB 투자금 270억원 중 권면총액 65억원 상당의 물량을 장내매도했으며, 85억원 규모의 물량을 사모펀드(PEF)에 매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물량을 사들인 사모펀드가 최근 기존 이사진의 해임을 안건으로 임시주총을 소집하고 나서면서 제넨바이오는 경영권 분쟁에 돌입했다.

제넨바이오는 앞서 5일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공시했다. 변경전 최대주주는 제이와이씨(1116만9024주, 15.06%)이며, 변경후 최대주주는 '엠씨제2호그로우쓰사모투자합자회사 외 1인'이 됐다.

최대주주 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전환사채를 보통주 전환한다고 지분 인수 목적을 밝혔다. 전환주식수는 1859만3625주(25.07%)다. 엠씨제2호그로우쓰사모투자합자회사가 1700만주를, 특수관계인인 엠씨바이오사모투자합자회사가 159만3625주를 보유한다.

엠씨제2호그로우쓰사모투자합자회사가 보유한 1700만주는 메리츠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18회차 CB의 권면총액 85억원 규모 물량이다. 주당 전환가액 500원을 기준으로 매각됐다.

당초 메리츠증권은 2021년 6월 150억원을 투자해 제넨바이오 18회차 CB를 인수했다. 전환권행사가 가능해진 2022년 하반기부터 2023년 3월경까지 권면총액 65억원 물량을 주식 전환해 전량 장내매도했고, 최근 잔여 물량을 새 최대주주에 팔았다.

메리츠증권의 차익실현 기간 제넨바이오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메리츠증권이 최초로 전환권청구를 공시한 2022년 7월 15일 종가 기준 제넨바이오 주가는 2940원이었으나, 마지막으로 장내매도 물량을 처분한 2023년 3월 23일 처분단가는 1587원이다.

메리츠증권은 2022년 9월말 제넨바이오 19회차 CB도 단독 인수자로 120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다음해 4월 제넨바이오가 외부감사 결과 한정의견을 받으면서 전환사채 인수계약서에 따라 풋옵션(조기상환청구) 사유가 조기에 발생했다.

결국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11월 1일 권면 53억8434만6000원에 대해 66억2902만548원을 상환받았다. 약 1년새 무려 23.11%의 이자수익을 본 셈이다.

반면, 제넨바이오는 재무적으로 한계에 몰렸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이 1억원이 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채무상환금을 마련하기 위해 자기자금(임차보증금)을 투입하게 됐다.

동시에 경영권 분쟁 국면에 돌입했다. 당장 사모펀드 측 지분율이 10%포인트 앞서는 상황이다. 새 최대주주 측은 앞서는 지분율을 바탕으로 임시주총을 소집해 기존 최대주주인 제이와이씨 측 사내이사 신한진, 임성균의 해임 안건을 발의했다. 임시주총일은 이달 31일이다.

제이와이씨는 현재 제넨바이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신한진 씨가 과거 지분 100%를 보유했으나, 임성욱 씨와 자산양수도 계약을 체결해 모든 지분을 넘겼다. 다만 이후에도 제넨바이오의 대표이사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제이와이씨 측은 이달 11일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을 앞두고 있어 추가지분확보가 가능하다. 유상증자는 150억원 규모이며 이달 11일 납입예정이다. 주당 발행가액 560원을 기준으로 총 2858만주를 배정받는다. 기존 보유지분 1116만9024주와 합해 총 3974만9024주를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새 최대주주 측 보유지분(1859만3625주)을 크게 앞선다.

결국 유증납입 성사여부와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따라 제넨바이오의 경영권 분쟁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메리츠증권이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19회차 CB 권면 66억1565만4000원 역시 변수가 될 수 있다. 사모펀드 측이 경영권 도전을 공식화한 상황이어서 추가 지분 매집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투자업계에서 사채장사로 유명한 메리츠증권의 행보가 한 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양상"이라며 "경영참여형 전략적투자자(SI)와 달리 메리츠증권처럼 명확히 차익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재무적투자자(FI)의 경우 장내매도 등 엑시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적극적인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 등으로 매도 물량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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