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거래일 연속 상한가
새 최대주주의 최대주주 ‘완전자본잠식’...“약탈 주의해야”

제넨바이오 주가.
제넨바이오 주가.

코스닥 상장사 제넨바이오가 경영권 분쟁 국면에 돌입하면서 2거래일 연속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과열 양상을 보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분쟁 세력의 정략적 판단으로 인해 주가가 언제든 급등락할 수 있는 만큼, 기업가치를 고려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9일 오후 3시 27분 장중 기준 제넨바이오 주가는 전일 대비 29.90% 오른 682원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5일 종가 404원에서 2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주가 급등의 시발점은 제넨바이오의 최대주주 변경 소식이다. 변경전 최대주주는 제이와이씨(1116만9024주, 15.06%)이며, 변경후 최대주주는 '엠씨제2호그로우쓰사모투자합자회사 외 1인(1859만3625주, 25.07%)'으로 나타났다.

변경 사유는 보유 전환사채(CB)의 주식전환이다. 엠씨제2호그로우쓰사모투자합자회사가 보유한 1700만주는 메리츠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18회차 CB의 권면총액 85억원 규모 물량을 사들인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주가 변동의 핵심 요인이 단순히 최대주주 변경 사실이라기보다는 경영권 분쟁 격화에 따른 지분매집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통상 최대주주 변경 사실을 시장이 호재로 인식하려면 새 최대주주가 제넨바이오와 특별한 사업 시너지가 있거나, 재무 상태 또는 실적 등이 양호한 우량기업이어야 한다.

제넨바이오의 최대주주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를 표방하고 있지만, 특정한 사업 시너지가 목표라기보단 단순히 상장사의 경영권을 확보함으로써 얻는 이익에 관심이 크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한, 새 최대주주의 최대주주인 다대코퍼레이션(지분율 24.97%)은 재무상태 및 실적이 양호한 기업도 아니다. 자본금은 1000만원에 불과한데, 자본총계는 마이너스(-) 8억원대로 완전자본잠식이다. 공시된 최근 사업연도(2022년도) 기준 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껍데기뿐인 적자 기업이 새 주인이 되는 경우 사실상 약탈 목적의 M&A를 시도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새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측은 지난해 11월 20일 기존 이사진의 해임을 안건으로 임시주총을 소집하고 나섰다. 당장은 새 최대주주 측 지분율이 앞서는 상황이다.

다만 제이와이씨 측은 이달 11일 1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납입을 앞두고 있어 추가 지분확보가 가능하다. 유상증자는 150억원 규모이며 이달 11일 납입예정이다. 주당 발행가액 560원을 기준으로 총 2858만주를 배정받는다. 기존 보유지분 1116만9024주와 합해 총 3974만9024주를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새 최대주주 측 보유지분(1859만3625주)을 앞선다.

제넨바이오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과열 양상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시장에선 새 최대주주 측이 메리츠증권으로부터 전환사채 1700만주를 웃돈을 주고 떠온 만큼 경영권 도전을 쉽게 포기하진 않을 거란 분석이 나온다.

양 측은 결국 임시주총이 예정된 이달 31일까지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하게 됐다. 메리츠증권이 아직 보유하고 있는 19회차 CB 잔여물량 66억1565만4000원어치도 변수가 될 수 있다. 장내매수를 통한 지분매집도 고려해야할 변수다. 당장 시장에 반영된 높은 주가 상승률은 양측의 경쟁적 지분매집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에 따른 정략적 판단에 의해 한 기업의 주가가 일시적으로 크게 요동칠 수는 있다”며 “투자자들은 경영권 분쟁 이후 기업의 본질적 가치를 고려하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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