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이사회, 금융당국과 한배”
금감원장, "CEO 참호구축 문제 없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지주에 폐쇄적인 경영문화를 감시하고 강력한 내부통제 노력을 당부했다.

12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지주의 이사회 의장들과 정례 간담회를 개최했다.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에는 금감원 은행담당 부원장보, 금감원 은행검사1국장, 김경호 KB 의장, 이윤재 신한 의장, 김홍진 하나 의장, 정찬형 우리 의장, 이종백 NH 의장, 최경수 BNK 의장, 최용호 DGB 의장, 유관우 JB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금감원이 올해부터 실시중인 ‘은행지주·은행 이사회와의 소통 정례화’ 방안의 일환이다.

즉, 이사회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8개 은행지주, 18개 국내은행 이사회와 연 1회 간담회를 실시하고 이와 함께 상반기(은행), 하반기(은행지주) 중 이사회 의장과 고위급 간담회를 실시하는 것이다.

이복현 원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내부통제 및 소비자 강화, 잠재리스크 대응 등 은행지주그룹이 당면한 주요 현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금일 발표된 ‘은행 지배구조에 관한 베스트 프랙티스(best practice)’와 관련해서도 내용을 논의했다.

이 원장은 ‘베스트 프랙티스’를 바탕으로 이사회가 과제별 개선 로드맵을 마련해 적극 추진해주기를 당부했다.

‘베스트 프랙티스’ 최종안의 주요 내용은 ▲사외이사 지원체계 구축 ▲CEO 선임 및 경영승계절차 개선 ▲이사회의 집합적 정합성 및 독립성 확보 ▲사외이사 평가체계 강화 등이다.

이 원장은 “은행지주 이사회는 지주 그룹의 경영전략과 리스크관리 정책을 결정하고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지주 내 그 어떤 기구보다 중요한 곳”이라며 “대표적 ‘소유-지배 분산기업’으로 불리는 은행지주에서 CEO나 사외이사 선임시 경영진의 참호구축(CEO가 자신이 통제 가능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 문제가 발생하거나 폐쇄적 경영문화가 나타나지 않도록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을 강화하는데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이 원장은 홍콩H지수 주가연계상품(ELS)의 불완전판매와 관련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등 소비자 피해는 금융회사가 고객보다 단기 이익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영업 관행을 가질 때 주로 발생한다”며 “내부통제의 최종 책임을 가지는 이사회가 주도적으로 나서 단기 실적 위주의 경영문화와 성과보다 강력한 내부통제 체계가 실효성 있게 작동되도록 노력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준법 경영에는 최고경영자도 예외가 될 수 없다”며 “CEO 권한의 과도한 집중으로 인한 준법의식 결여로 경영진의 위법·부당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사회가 감시기능을 충실히 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에 따라 실물경제 회복이 지연되고,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다.

이 원장은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응할 수 있도록 자본·충당금 등 손실 흡수 능력의 확충과 잠재리스크 요인에 대한 세심한 리스크관리가 필요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는 금융회사가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데 있어 필수적”이라며 “이를 집행하는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하는 이사회와 감독 당국은 한 배를 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이라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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