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작품 전시회 키아프·프리즈, 코엑스서 개최
지난해 15만명 관람객 몰려…유통가도 큰 관심
백화점·패션·뷰티·식음료 등 아트슈머 마케팅 인기

글로벌 2대 아트페어 브랜드인 프리즈(Frieze)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사진=연합뉴스
글로벌 2대 아트페어 브랜드인 프리즈(Frieze)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사진=연합뉴스

전세계 미술품을 전시하고 사고파는 ‘미술품 장터(아트페어)’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가 서울에서 개최됐다. 지난해 열린 키아프리즈에는 총 15만명이 몰렸고 추정 거래액만 수천억원에 달할 정도다. 중국과 미국을 비롯한 ‘큰 손’ 아트슈머(미학·문화 경험 중시 소비자)가 몰리는 만큼 유통업계도 이에 맞춘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2대 아트페어 브랜드인 프리즈(Frieze)와 국내 최대 아트페어인 키아프(Kiaf)가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날 열린 행사는 프리즈 서울은 오는 7일까지 키아프 서울은 오는 8일까지 열린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에는 7만명, 키아프 서울에는 8만명이 방문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올해에도 지난해못지 않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게다가 전세계적으로 명성 높은 프리즈에서 해외 유명 화랑들은 지난해 100억대 이상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전해질 정도로 기대 매출도 높다.

올해 프리즈 서울에는 32개국에서 112개(국내 31개) 갤러리가 참가한다. 가고시안과 하우저앤워스, 데이비드 즈워너 등 글로벌 정상급 갤러리가 유명작가의 작품을 전시한다. 또 올해에는 112개 갤러리 중 63%를 아시아 갤러리로 배치하고 그중 31개는 한국 갤러리로 마련할 정도로 아시아 부문을 넓혔다.

키아프 서울에는 22개국에서 206개(해외 74개) 갤러리가 출사표를 냈다. 메인 섹션인 ‘갤러리 섹션’에는 165개 갤러리가 참가해 회화와 조각, 설치미술, 디지털 미디어 등 다양한 미술 작품을 선보였다.

키아프리즈에 대거 몰린 참관객. 사진=신용수 기자
키아프리즈에 대거 몰린 참관객. 사진=신용수 기자

이날 오전 키아프리즈의 개막식이 열린 후 본격적인 행사가 펼쳐졌다. 키아프 서울이 이날에 VIP 프리뷰로 이뤄지고 다음날부터 일반 관람객의 방문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다만 키아프 서울은 이날부터 전시회가 시작돼 많은 참관객들이 몰려 다소 복잡한 양상이 나타났다.

키아프리즈에 다양한 국적의 관람객들이 몰리는 양상도 나타났다. 중국, 싱가포르 등 동남아, 유럽, 미국 등에서 방문한 관람객들은 갤러리에서 모여 작품을 관람하고 거래 계약을 맺었다.

이렇듯 갤러리에 모여든 관람객들이 통 큰 거래를 진행하는 만큼 키아프리즈 내 거래액도 상상을 초월한다. 2022년 열린 키아프리즈 매출 규모는 6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열린 키아프리즈의 매출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2022년도에 비해서는 줄어든 것으로 전망된다.

한 장소에 수많은 해외 방문객들이 단기간에 몰리면서 경제적 파급 효과도 막대하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간한 ‘프리즈 서울 개최의 경제·사회적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프리즈 서울이 개최된 2022년 9월 2~5일 숙박업 매출은 약 1억5300만원으로, 2021년 7400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이 키아프 서울 전시관에 마련한 VIP 라운지. 사진=신용수 기자
현대백화점이 키아프 서울 전시관에 마련한 VIP 라운지. 사진=신용수 기자

국내외 기업들도 키아프리즈에 직·간접적으로 참가하면서 홍보와 마케팅을 적극 펼치고 있다. 전시회를 찾는 관객은 백화점과 명품, 호텔 업계 VIP고객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어 수익창출도 기대된다.

3년 연속 키아프 서울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현대백화점은 오는 8일까지 압구정본점 등 전 점에서 다양한 장르의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아트페어 ‘더현대 아트 스테이지’를 운영한다.

이는 키아프 서울 개최를 기념해 열리는 행사로 점포별로 다양한 전시를 선보인다. 압구정본점에서는 8일까지 5층 살롱드H에서 박서보 등 4명의 현대 미술 작가 작품을 선보이는 ‘아트 인 라이프’ 전시를 연다.

코엑스 인근 무역센터점에서는 지난달부터 ‘슈퍼컬렉터전’이 열리고 있다. 국내외 유망 작가 작품을 전시한다. 천호점 갤러리H에서는 일본 팝아트 창시자 무라카미 다카시의 ‘무라카미 플라워 스마일’ 전시를 한다.

키아프 서울이 열리는 코엑스 전시관 내에서는 VIP 라운지를 마련해 참관객들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롯데백화점은 잠실점 에비뉴엘 6층 아트홀에서 프리즈 서울 개막을 맞아 아티스트 갈리나 먼로의 개인전을 오는 11월 3일까지 연다. 오는 6일에는 ‘차세대 앤디 워홀’로 불리는 팝 아티스트 필립 콜버트의 ‘랍스터’가 석촌호수에 뜬다.

지난해 프리즈 서울을 후원했던 신세계는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오는 5일부터 11월까지 동시대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미국 작가 스털링 루비의 개인전을 연다. 전시 기간 스털링 루비의 패션 레이블인 S.R. STUDIO. LA. CA. 쿠튀르와 액세서리 컬렉션도 선보인다.

향수 브랜드 ‘조 말론’은 이광호 작가와 협업해 아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커피 브랜드 ‘일리’는 이우환 작가와 협업해 공간을 연출했다. 노루 페인트로 유명한 노루그룹도 프리즈 서울 공식 후원사로 나서 미디어월과 도료를 선보였다.

오설록의 프리즈 F&B 팝업 스토어. 사진=신용수 기자
오설록의 프리즈 F&B 팝업 스토어. 사진=신용수 기자

아모레퍼시픽 산하 오설록은 지난해에 이어 오설록 F&B 팝업 스토어를 운영하며 프리즈 전용 메뉴를 출시했다.

자동차 브랜드 BMW는 미국 작가 줄리 머레투와 협업한 20번째 아트카와 정희민이 제작한 BMW i7 미니어처 모델을 공개했다. 또 KB금융은 작년부터 키아프 서울의 파트너로 참가한 데 이어 올해에는 리드 파트너로 참가해 자사의 서비스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홍보부스를 운영한다. KB금융 고객만을 위한 프라이빗 도슨트 프로그램 운영, KB국민카드로 미술품 구매 시 최대 24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 등도 제공한다. 

LG전자는 서도호, 서을호 작가가 아버지 고(故) 서세옥에게 헌정하는 작품을을 투명 올레드 TV를 통해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신용수 기자
LG전자는 서도호, 서을호 작가가 아버지 고(故) 서세옥에게 헌정하는 작품을을 투명 올레드 TV를 통해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신용수 기자

프리즈 서울의 공식 헤드 파트너인 LG전자는 투명 올레드 TV를 국내 첫 공개했다. 서도호, 서을호 작가가 아버지 고(故) 서세옥에게 헌정하는 작품을을 투명 올레드 TV를 통해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CJ그룹은 프리즈 서울에 맞춰 전 세계 문화·예술계 인사 400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를 연다. ‘CJ 나잇 셀레브레이션 오브 프리즈 서울’(CJ Night in Celebration of Frieze Seoul)이란 이름의 행사는 이날 저녁 리움미술관에서 열린다.

이미경 CJ그룹 부회장도 이번 행사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다. CJ는 이번 행사를 국내외 문화계 리더들에게 K-푸드, K-콘텐츠, K-뷰티를 소개하는 자리로 활용할 계획이다.

유통가를 비롯한 기업들의 키아프리즈 지원은 참관객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이날 키아프리즈를 방문한 30대 개인 컬렉터 A씨는 “갤러리를 방문해 바로 거래를 체결하는 경우도 있지만 장소를 이동하는 경우도 많다. 참관객의 편의를 줄 수 있는 휴식공간, F&B 매장이 필요했다”며 “대형 전시회가 아닌 경우에는 백화점 갤러리를 주요 거래 장소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다. 올해 키아프리즈를 백화점 업계가 잘 활용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용수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