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파 IP의 ‘서구권 공략 첨병’ 역할 도맡아
대기 줄 최장 4시간...‘던파 알리기’는 성공
원작 연상되는 하드코어한 액션성은 일품
관건은 스토리...서양 게이머 마음 울릴까

21일 게임스컴 2024 카잔 부스에서 참관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21일 게임스컴 2024 카잔 부스에서 참관객들이 줄을 서서 대기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게임스컴’이 열리고 있는 독일 쾰른 인근에선 넥슨 ‘퍼스트 버서커: 카잔(The First Berserker: Khazan, 이하 카잔)’ 그림이 그려진 종이 가방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 많은 사람들이 모두 ‘카잔’을 시연해 보고 즐겼다는 의미다.

굉장히 큰 종이 가방을 들고 다니다 보니 ‘걸어 다니는 홍보물’이 된듯한 느낌도 들었다. 실제로 ‘카잔’의 강렬한 아트를 본 여러 관람객들이 기자에게 “이 게임 어디서 하냐”고 물어봤다. 쾰른 인근 편의점에서도 “내일 게임스컴 가는데 이 게임 할만하냐”는 질문을 받아 “꼭 해보라”고 권했다.

‘카잔’을 출품한 넥슨의 최우선 목표가 대단한 상업적 성공보다 ‘던전앤파이터 IP 알리기’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케팅 차원에서 분명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실제로 ‘카잔’ 부스에는 최장 4시간에 육박하는 긴 대기열이 형성돼있었다. 지난 20일 게임스컴 전야제 ‘오프닝 나이트 라이브(ONL)’에서 공개한 신규 트레일러 영상도 현장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그 무엇보다 중요한 건 알맹이, 즉 게임이다. ‘카잔’은 과연 어떠한 게임일까.

직접 플레이해 본 ‘카잔’은 ‘하드코어 액션 RPG’라는 장르명에 완벽히 부합하는 게임이었다. 보스 몬스터뿐만 아니라 일반 몬스터와 겨룰 때도 회피·막기를 한 후 공격을 가하는 ‘액션 공방’을 치열하게 이어가야만 한다. 극한의 긴장감을 유지해야만 한 발자국씩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소울라이크’의 문법에 충실했지만 분명 ‘카잔’만의 특색도 있었다. 초반부 전투는 일합을 신중하게 겨루는 전통적인 소울라이크의 모습이었으나, 화려한 스킬들을 다양하게 조합하는 후반부 전투는 마치 원작 ‘던전앤파이터’의 그것과 비슷했다.

3D 셀 애니메이션풍의 독특한 비주얼도 매력적이었다. ‘던전앤파이터’만의 2D 도트 그래픽을 어떻게 높은 해상도로 재해석하나 궁금했는데, 카툰 렌더링 기반의 정교한 아트 스타일과 실사화 스타일의 배경이 어우러진 ‘카잔’에선 그 어떤 이질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카잔’이라는 원작 세계관 속 주요 인물과 이렇게 재회할 수 있었다는 건 ‘던전앤파이터’의 오랜 팬으로서 즐거운 경험이었다.

23일(현지시간) 게임스컴 2024 카잔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트레일러를 시청하고 있다. 사진=채승혁 기자

관건은 서양 유저들이 ‘카잔’의 내러티브(서사)에 얼마만큼의 흥미를 느낄지다.

부스에 줄지어 있는 외국인 관람객들 중 ‘카잔’이 원작 세계관 내 최초의 버서커라는 점, 그리고 ‘광룡 히스마’와 ‘오즈마’가 어떠한 캐릭터인지를 아는 자가 얼마나 될까. 애당초 이러한 ‘던전앤파이터’ 유니버스를 알릴 첨병 역할을 맡게 된 게 ‘카잔’이기도 하다.

즉, 카잔은 많은 서양 게이머들이 만나는 첫 번째 ‘던전앤파이터’ IP가 될 터. 비록 짧은 시연 시간으로 인해 거의 확인하지 못했지만, 게임 속 ‘카잔’의 복수극이 높은 짜임새와 호소력을 갖춰야만 하는 이유다.

파이낸셜투데이 채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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