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희 “뇌 구조 문제”…이진숙 “명예훼손, 모욕 말라”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왼쪽)의 말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최민희 위원장(왼쪽)의 말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야당 주도로 사흘째 진행된 가운데, 27일 현장검증까지 나서자 여당이 “의회사에 길이 남은 갑질 만행이자, 검증을 가장한 폭력”이라고 비판했다. 

국회 과방위는 지난 24일부터 사흘간 이 후보자의 청문회를 진행하고, 오늘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내역 확인을 위해 대전 MBC에 현증검증을 나섰다.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거론되면서 이를 확인하기 위함이다. 

이 후보자는 2018년 1월 8일 대전 MBC 사장 사직서를 제출한 뒤에도 법인카드를 사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야당은 사직서를 내고 해임처리가 완료되는 다음날(9일) 직전까지 보리밥과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이용한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결제 내역은 이렇다. 8일 오후 8시 15분께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한 보리밥집에서 3만6500원을, 30분 뒤인 오후 8시 41분에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 2만8600원을 결제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현장검증을 빙자한 ‘청문 4일차’이자, 공영방송 겁박을 위한 거대 야당의 위력과시용 행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원내대변인은 “비정상 청문회'의 중심에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있다”며 “위원장 직권을 남용해 사과를 강요하고, 청문회 기간을 멋대로 연장하고, (이 후보자를 향해)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막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도 논평에서 최 위원장의 ‘뇌 구조’ 발언을 두고 “조롱 섞인 저급한 말이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인사청문회에서 어찌 나올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청문회가 진행되던 26일,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최민희 과방위원장은 2012년 10월 안철수 당시 대선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을 보도한 MBC 기자가 정권이 바뀐 5년 반 이후 해고 징계를 받은 것을 질의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자를 향해 “뇌 구조가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모욕당했다며 즉시 사과를 요구했지만, 최 위원장은 이를 거부했다. 

최 위원장은 “살다 살다 저런 궤변은 처음 들어본다”며 “사내에서 일어난 일에 정치 보복이란 단어를 쓰는 것은 후보자의 뇌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과 요구를 받은 최 위원장은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며 일축했다. 

이후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이 '뇌 구조' 발언을 다시 꺼내자 이 후보자는 “이렇게까지 모욕적인 언사를 들은 것은 처음”이라며 “명예훼손과 모독, 모욕의 의미가 있다고 판단한다. 위원회 쪽에서 조처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청문회는 이 후보자의 법인카드 사용 내역 검증 필요성을 두고 공방을 벌이다가 26일 오후 10시께 산회했다. 야당은 내달 2일 과방위 현안질의를 열기로 하고 이 후보자와 방통위 조성은 사무처장, 김영관 기획조정관, 이헌 방송정책국장 등 증인 4명 출석을 요구하했다. 사실상 이 후보자는 일주일 뒤 다시 소환되는 것이다. 

다만 현안 질의가 열릴 시점에는 이 후보자가 방통위원장으로 임명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을 위한 과방위 전체회의는 오는 29일 열린다. 

파이낸셜투데이 신수정 기자

저작권자 © 파이낸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