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 유연탄 가격 큰 폭 하락
시멘트 가격 인상…업체 수익 UP
시멘트 가격 협의에 정부 역할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솟은 공사비로 건설현장 곳곳에서 파열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늘어난 공사비를 감당하지 못한 건설업체의 도산이 늘어나고 있고 공사비 증액 문제로 전국의 재건축 사업장이 갈등을 빚고 있다. 또 건설사들은 공사비 부담으로 수주를 꺼리면서 주택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공사비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부풀려진 원자재 가격을 되돌려야 하고 그 가운데서도 시멘트 가격의 안정이 급선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시멘트의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1년 이후 4차례나 가격을 올린 시멘트 업계가 요지부동이어서 정부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 유연탄 가격 2년 새 60% 하락

유연탄은 시멘트 제조 원가에서 비중이 30%로 가장 큰 몫을 차지한다.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지난 2021년 이후 4차례 시멘트 가격을 올렸다. 2021년 6월에 5% 올린 것을 시작으로 2022년 2월에 18%, 9월에 14% 인상했고 작년에 7월도 14% 올렸다. 이렇게 해서 2021년 6월 톤당 평균 7만5000원대였던 시멘트 가격은 현재 11만2000원으로 50% 정도 폭등했다.

그런데 정작 유연탄 가격은 2022년 정점을 찍은 이후 큰 폭의 내림세를 돌아섰다. 유연탄 가격의 기준이 되는 호주 뉴캐슬산 유연탄 가격은 2022년 상반기 톤당 450달러를 넘어서면서 연평균 348달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내림세로 돌아서 올해 6월 4주 차 가격은 132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2년 새 유연탄 가격이 60%가 넘게 떨어지면서 3분의 1수준으로 내린 것이다.

◆ 시멘트 가격 인상 이후 시멘트 업계 수익 크게 호전

시멘트 업계는 유연탄 가격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상승이나 환율 상승으로 원가 압박요인은 여전하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시멘트 업체의 영업 실적을 보면 이러한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시멘트 가격 인상 이후 수익이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삼표시멘트 본사 전경. 사진=삼표시멘트
삼표시멘트 본사 전경. 사진=삼표시멘트

성신양회의 영업 이익은 2021년 300억원, 2022년 18억원에서 작년에는 733억원으로 급증했다. 올 1분기에도 164억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해 작년 1분기 49억원의 적자에서 흑자전환 했다. 삼표시멘트도 2021년 527억원이던 영업 이익이 2022년 711억원, 작년에는 847억원으로 늘었다. 올 1분기에도 영업 이익이 177억원에 달해 1년 전 대비 120%나 증가했다. 쌍용씨앤이 역시 올 1분기에 102억원의 영업 이익을 기록해 1년 전 24억원 적자에서 큰 폭 흑자로 돌아섰고 아세아시멘트도 1분기 영업 이익이 작년 159억원에서 올해는 326억원으로 105%나 증가했다.

종합해보면 시멘트 업체들은 가격을 올리기 시작한 2021년 상반기 이후 수익이 호전되고 있고 분기별로 이익 증가폭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격 인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 중심으로 시멘트 가격 인하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는 건설 경기 불황으로 시멘트 출하량이 줄어들어 가격을 낮출 여력이 없다며 맞서고 있다.

◆ 정부 나서서 시멘트 가격 인하를 통한 공사비 안정 이끌어야

주택 건설에서 자재비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레미콘이다. 금액 기준으로 60%에 달한다. 그런데 레미콘의 주요 재료는 시멘트라는 점에서 시멘트 가격→레미콘 가격→여타 원자재 가격으로 이어진다. 즉 시멘트 가격이 전체 건설비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크다는 얘기다. 따라서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건설자재 수급관리 협의체를 통해 시멘트 가격을 포함한 공사비 인하 방안을 다룰 예정이다.

물론 2분기 이후 건설 경기가 악화하면서 시멘트 업체의 출하량이 줄어들고 있고,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시멘트 업체의 시설 투자도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유연탄 가격 하락에 따른 시멘트 가격의 조정은 필요한 시점이다. 공사비가 안정돼야 주택 공급도 늘어나고 건설업, 더 나아가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기성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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