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치 제고 본 계획 공시 ‘1호’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CEO). 사진=키움증권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CEO). 사진=키움증권

엄주성 키움증권 대표이사(CEO)가 증권사 중 처음으로 밸류업의 본 계획을 발표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앞서 28일 오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3개년 중기 목표로 별도 기준 주주환원율 30%,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 자기자본수익률(ROE) 15% 이상 등을 달성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키움증권은 주주환원율의 목표 지표 선정과 관련 “과거엔 자기자본 축적 필요에 따라 주주환원정책에 소극적이었다”며 “지난해 주주환원정책 발표를 통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의지를 명시했으며 목표 주주환원율 제시를 통해 기대수익에 대한 가시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PBR도 1배 이상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강조했다. 키움증권 측은 “국내 증권업은 증시 환경에 따른 실적 변동성, 내수 중심 낮은 성장성, 자금운용한도(북) 비즈니스 확대에 따른 자본 효율성 저하, 저조한 주주환원율 등의 영향으로 미래 가치 창출액에 대한 시장의 평가액이 주주자본을 밑도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ROE 목표를 선정한 것과 관련해선 “성장성에 대한 우려가 주가 저평가에 영향을 준다고 판단한다”는 견해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주주환원과 적절한 균형을 맞춘 목표 ROE를 제시함으로써 성장성에 대한 우려 불식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추후 사업 부문별 총자산이익률(ROA)과 자산회전율 등을 기반으로 구체적인 계획·기준을 마련할 예정이다.

◆WM·IB·S&T 부문별 사업 전략 밝혀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 키움증권은 ▲자산관리(WM) ▲투자은행(IB) ▲세일즈앤트레이딩(S&T) 부문에 대해 구체적인 사업·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WM 부문에선 ▲중개형 종합자산관리계좌(ISA) 등 리테일(소매) 이용자 특화 금융상품 잔액 확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반 초개인화 자산관리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경쟁력 강화 ▲이용자 수(MAU) 증대를 통한 이용자 저변 확대 등을 강조했다.

더불어 IB와 S&T부문에선 ▲북(Book) 대비 수익률과 리스크 대비 수익률을 고려한 자산 배분 ▲타겟 ROA 6% 우량 딜 선택과 집중 ▲기업공(IPO) 빅딜 확대를 통한 리테일 이용자 증대를 목표로 한다.

이외에도 키움증권은 단기금융업(초대형 IB) 인가를 통한 발행 어음 비즈니스 진출과 특화 연금 서비스 제공, 세계 비즈니스 확대 등 신규 사업에 진출을 검토할 예정이다.

정민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설정한 목표는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키움증권의 직전 5년 평균 ROE는 16.9%로 지난해 영풍제지 미수금 손실에 따른 하락을 제외하면 10% 이상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자기 자본은 4조 4000억원으로 초대형 IB 인가 요건을 충분히 뛰어넘어 추가적인 자본 확충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중기 주주 환원 정책 가시성도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자체 개발한 로보어드바이저 자산 배분 알고리즘 ‘키움 고’는 현재 종합자산관리계좌(랩어카운트)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연금저축·중개형 ISA·퇴직연금(IRP)와 같은 절세상품 가입 이용자에 대한 자문과 일임 서비스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IB부문에선 IPO 사업을 확대하고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난해 LS머트리얼즈 상장 주관 경험을 토대로 그룹사 IPO와 같은 빅딜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즈니스의 경우 서울 지역과 아파트 중심의 우량 딜에 집중하고 있으며 리스크를 줄일 수 있도록 시공사를 따지거나 선순위채권 위주로 접근한다”며 “S&T부문에선 리스크 관리를 바탕으로 세계 비즈니스 다각화를 위해 해외 자산 운용 비중 확대, 세계 채권·외환·상품(FICC) 차익거래 확대, 비 고난도 금융투자 상품 개발 가속 등 3가지 목표를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29일 한국거래소에 의하면, 오후 1시 32분 기준 키움증권은 전 거래일 대비 3.5% 상승한 13만200원에 거래되면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상장사 첫 밸류업 공시를 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시가총액은 약 3조3000억원 규모로, 유가증권시장(코스피) 114위 수준이다.

파이낸셜투데이 조송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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