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사진=미래에셋증권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2세경영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겠다는 약속에 대해 변함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박 회장은 국가 인재 육성을 위해 미래에셋컨설팅 지분 25%를 미래에셋희망재단에 기부한다고 지난 2일 밝혔다.

이는 박 회장이 ‘한국 최고의 부자’가 아닌 ‘최고의 기부자’가 되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킨 것이라고 미래에셋 측은 설명했다. 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회사의 지분을 사회에 환원해 최대주주 지위를 포기하겠다는 뜻을 공고히 한 것이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은 앞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다. 2세, 3세로 물려주는 오너의 세습 경영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많은 인재들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미래에셋의 최고경영자(CEO)가 되는 길을 활짝 열어놓겠다” 고 전했다.

그는 이와 함께 “두 딸과 아들은 회사 지분을 가진 대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는 선에서 머물 것”이라며 “세 자녀에게도 이런 얘기를 했으며, 경영에는 개입하지 않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박 회장의 장녀 박하민은 스탠퍼드대 졸업후 미국계 벤처캐피탈사의 창립 멤버로 합류해 활동 중이다. 

둘째 박은민 씨는 아직 학생으로 미국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석사(MBA) 과정에 모두 합격해 학업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남 박준범 씨는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졸업한 뒤 미래에셋벤처투자에서 일반 직원인 심사역으로 근무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경영권 승계와 거리가 먼 행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의 미래에셋컨설팅 보유 지분은 48.6%로 25%를 기부하게 되면 미래에셋컨설팅의 최대주주는 미래에셋희망재단으로 변경된다.

미래에셋컨설팅은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핵심 회사다. 미래에셋그룹은 ‘박현주 회장 → 미래에셋컨설팅 → 미래에셋자산운용 → 미래에셋캐피탈 → 미래에셋증권 → 미래에셋생명 ’ 으로 이어진다.

기부는 현행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와 관련한 규제 등이 완화되는 시점에 이뤄질 전망이다.

약정서는 현행 공익법인의 주식 보유와 관련한 법적 규제(보유한도 및 의결권 제한)가 완화되기를 희망하고, 법적 규제가 개선되는 시점에 미래에셋컨설팅 주식을 25%까지 기부할 것을 약속했다.

현행 상속세 및 증여 세법은 공익법인이 의결권 있는 국내법인 주식의 5% 이상 보유를 금지하고, 5% 초과 보유분에 대해서는 증여세를 부과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은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공익법인의 계열사 주식 의결권을 제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기업인들이 그룹 내 자선단체와 공익법인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적극 이행하고 있다. 빌게이츠는 2000년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재단을 설립한 이후 현재까지 마이크로소프트 주식과 수익금을 수십조원을 기부하며 다양한 자선사업을 펼치고 있다.

스웨덴 발렌베리그룹에는 사회공헌활동을 수행하는 재단이 지주사(인베스터AB)의 최대 주주로 기업을 지배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수익금은 재단 운영금이 되어 과학·기술·의학 분야 연구 등 공익적 목적에 다양하게 사용된다.

박 회장도 이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강조한 것이다. 

미래에셋희망재단은 박 회장이 부모의 유지를 받들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1998년 설립 후 국내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학업과 자기 계발을 위한 장학금 지원 등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을 벌이고 있다.

박 회장은 “미래에셋희망재단이 기부 받은 주식을 통해 한국 경제의 근간인 과학기술 발전과 청년 인재 육성에 힘쓸 것을 희망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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