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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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6월까지 공매도를 금지하고, 금융투자소득세를 폐지하기로 하는 등 국내 증시를 살리기 위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Fed) 역시 세 차례 금리 인하 계획을 발표하는 등 투자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실제로 공매도 금지 직전인 11월 3일 당시 2368선에 그친 코스피 지수는 2개월 만인 3일 장중 2600선을 웃돌며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양상이다.

이에 3일 오전 12시 30분 장중 기준 시가총액 약 463조원으로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인 ‘대장주’ 삼성전자에 대한 증권가의 새해 전망에 이목이 쏠린다.

삼성전자의 최근 10년간 역사적 전고점은 2021년 1월 15일 기록한 종가 9만6800원이다. 이를 경신하고 올 한해엔 이른바 ‘10만 전자’에 이를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우선 2021년 전고점까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어디까지나 예측일 뿐 전반적인 투자 환경은 예년보다 확연히 개선된 분위기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삼성전자에 대해 올 하반기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탑재될 메모리가 증가한다는 점, 고대역폭 메모리(HBM),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메모리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제품의 출시가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점 등을 들어 목표주가를 일제히 9만5000원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각각 261조~267조원, 7조5970억원~8조1000억원 사이로 전망하고 이보다 내년, 내후년으로 갈수록 점차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김선우 메리츠증권 반도체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 319조2000억원, 영업이익 41조3000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4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반도체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기준으로 추산해 올해 매출 301조7900억원, 영업이익 34조356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4년 디램 업황 추이.
2024년 디램 업황 추이.

◆올 한해 ROE 최대 11%, EV/EBITDA 최소 4배 전망

특히, 삼성전자의 올 한해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6~11%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ROE는 투자 대가인 워런 버핏의 가치평가 투자 기준이자 기업의 이익창출력을 나타내기에 중요한 지표다.

증권가에서 전망한 삼성전자의 올해 ROE 수준은 버핏의 투자 대상 기준인 ROE 수준(15% 이상)에는 못 미치지만,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ROE가 3%대에 그쳤던 것을 고려하면 괄목할 만한 재무 지표 개선으로 보인다.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세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으로, 적정 주가 판단에 사용되는 EV/EBITDA는 올해 4~5.3배, 내년에는 3.4~4.5배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V/EBITDA가 중요한 이유는 기존의 수익성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 현금흐름을 나타내는 주가현금흐름비율(PCR) 등을 보완하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EV/EBITDA는 기업의 적정 가치를 판단하는 데 쓰이기에 인수합병(M&A)을 위한 기업가치평가에 쓰이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EV/EBITDA는 지난해 7~9배 수준으로 추정되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점진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여 투자 고려 시 긍정적인 요소로 해석된다.

◆지난해 4분기부터 디램 흑자 전환, 온디바이스 AI 서비스 호재

애널리스트들은 긍정적인 재무 지표를 제시한 배경으로 DS부문(반도체) 실적 개선 요인을 꼽았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 2분기부터 원가 효율화가 실적에 드러날 전망”이라며 “최근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디램(DRAM) 감산 폭을 줄여나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올 2분기 감산 폭 축소에서 오는 고정비 분배 및 수익성 회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민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4분기 디램 부문이 1조2000억원 가량 흑자 전환하는 등 공격적인 메모리 가격 인상 전략이 유효했다”며 “올해엔 다양한 ‘온디바이스 AI(클라우드 연결 없이 디바이스 자체에서 AI를 활용하는 것)’ 출시가 예정돼 있고 이에 따라 1분기부터 스마트폰 메모리 탑재량 증가 추세가 시작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

파이낸셜투데이 한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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