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인수에 3159억원 투입...ETC 매각으로 2099억원 회수
“매각가가 ETC 초기평가액 1380억 상회” vs “OTC 매각 지켜봐야”
母 올해 3Q ‘지분법손실’ 69억원 적자 전환

셀트리온CI.
셀트리온CI.

셀트리온이 2년 연속 적자를 낸 자회사 셀트리온아시아퍼시픽PTE의 사업권 분할 매각에 나선 가운데, 초기 투자금을 온전히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에 주목된다.

당초 전체 자산을 인수하는 데 3159억원을 투입했지만, 자회사 분할 매각에 나서면서 당장 투자 수익률을 논하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도협상이 늦어지는 나머지 사업권 매각에 따라 3년간의 투자평가가 마무리 될 전망이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100% 자회사 셀트리온아시아퍼시픽PTE의 아시아태평양지역(APAC) 사업 중 한국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전문의약품(ETC) 사업을 양도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금은 2099억원이며 양수자는 싱가포르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 사모펀드인 CBC그룹이다.

셀트리온은 앞서 2020년 11월 30일 셀트리온아시아퍼시픽PTE 지분 전량을 취득했다. 인수대금은 당시 한화로 2억7830만달러(당시 환율 기준 3159억원)에 이른다.

이후 셀트리온아시아퍼시픽PTE 는 2년에 걸쳐 적자를 냈다. 인수 다음해인 2021년에는 10억7034만원, 2022년에는 11억145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아직 지난해 기준 실적은 공시되지 않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사실상 셀트리온이 비효율 사업에서 철수하는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실제로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아시아퍼시픽PTE의 적자 누적과 함께 올해 지분법 손실 규모가 더 커졌다.

지분법손익은 지분투자한 회사의 손익을 자사의 손익으로 반영하는 회계지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3분기 누적기준 지분법손실 69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2022년 96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문제는 셀트리온이 최소한 초기투자금(3159억원)을 회수할 수 있을지 여부다. 3년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만큼 최소한의 수익률을 기대해야겠지만, 인수 이후 보인 실적세를 감안하면 쉽지 않아 보인다.

결국 ETC 매각대금 2099억원을 차감한다고 볼 때, 잔여 사업권의 가치가 1000억원 이상 수준이 돼야 본전이라도 회수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아태지역 일반의약품(OTC) 매각 절차를 남겨두고 있으며, 프라이머리케어 사업권 중 일부인 네시나, 액토스, 이달비의 국내 사업권은 매각대상에서 제외했다.

셀트리온 측은 이와 관련 “매각 대금은 신규 제품 포트폴리오 강화 등 셀트리온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이낸셜투데이 김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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